책 표지는 책의 내용을 그림 또는 사진으로 (종종 제목만 달랑 있는 경우도 있지만) 독자에게 전달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판매 부수를 늘리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책의 기능인 글이 충실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따라야 한다. 표지는 좋은데 글이 엉망인 것보다는 표지가 좀 엉망이라도 글이 좋으면 팔린다. 하지만 같은 값이면 다홍치마라고 같은 내용에 표지까지 좋으면 더할 나위 없는 것이다. 판매 부수를 늘리거나 독자의 선택권을 위해 서문이나 다양한 부록이나 책을 읽는데 참고가 될 만한 도표, 연대기등을 책의 뒤쪽에 삽입하는 것도 있으나 여기서 이런 것은 논외로 하겠다.
(이 글은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일 뿐이며 현재까지 본인이 찾아보거나 알고 있는 표지에 국한된 이야기다. 더 멋있고 예쁜 표지를 있을 것이다.)
처음으로 골라 본 표지는 허먼 멜빌(Herman Melville)의 <모비 딕(Moby Dick)>이다. (The Whale이란 제목을 쓰기도 한다) 옛날에는 <백경>이란 이름으로도 알려진 고전이다. 표지는 고래와 인간의 대결을 얼마만큼 잘 묘사하느냐가 관건이다. 여기에 이 장면과 더불어 표지로서의 모든 연령계층의 관심을 끌 수 있는 표지가 좋겠다.
(이 책을 직접 보진 못했지만 양 옆에 있는 그림은 표지의 날개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펭귄 클래식에 서너 가지의 표지가 현재 있는데 그 중에서 토니 밀리어네어(Tony Millionaire)가 디자인 한 디럭스판(Deluxe Edition)의 표지가 돋보인다. 마치 에칭(Etching)기법을 이용한 듯한 표지는 고전의 표지로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붉은 하늘색을 넣어 단조로움을 피하고 흰고래와의 대비 효과를 준 것 같다. 다만 작은 배에 타고 있는 고래잡이 선원들의 표정이 사투하고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그래서 그런지 어린이용 그래픽 노블(Graphic Novel)같은 분위기가 든다. 롹웰 캔트(Rockwell Kent)가 디자인한 일반판 토니 밀리어네어 것과 비슷하고 나쁘진 역시 않다.
토니 밀리어네어가 디자인 한 영국의 음악가 엘비스 코스텔로(Elvis Costello)의
National Ransom 앨범 표지.
국내에 <모비 딕>은 현재 여러 출판사에서 나와있다. 그 중에서 작가정신의 책이 돋보인다. 고전에 걸맞은 표지 레이아웃은 좋으나 아쉽게도 제목을 지우고 보면 그냥 ‘고래 도감’ 같은 느낌이 든다고 할까? 하지만 고전의 중후함은 확실히 있다.
여기의 책들 중 하나를 선택하라면 어떤 책을 선택할까? 고민이 되는 표지들이다.
그리고, 몇 가지 다른 표지들도 모아봤다.
맨 왼쪽에 있는 책은 펭귄 클래식 디럭스판 <모비 딕>150주년 기념판이다.
국내 출간된 책들을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