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나태주의 행복수업>

 

늙는 것도 성장이다.”

죽음이 가장 큰 성장의 기회라고 말하는 노시인과 젊음과 늙음의 경계에 서있는 도시 여자 김지수 작가와 만남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나태주의 행복수업>

 

풀꽃 시인 나태주는 위로받고 싶은 이들의 워너비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그만 아프고 싶은 청춘과 그의 부모 세대의 마음마저 홀리는

대한민국의 보배 같은 시인이다.

 

어렵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일상 어휘로 우리를 예쁘다고 어루만져 준다.

 

그럭저럭 괜찮아도 된다고,

너무 괴로우면 돈도 시도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상상 속 따뜻한 대학 선배 같은 말도 해준다.

 

인터뷰어 김지수의 상처가 배어나는 문장에 이어 상처 연고 같은 나태주 시인의 따뜻한 문장이 샌드위치처럼 겹겹이 쌓여있다. 예쁘고, 따뜻하고, 너무 솔직해서 원초적이기까지 한 그들의 대화와 감상이 내 마음 틈에도 사랑스럽고 예쁜 풀꽃이 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깝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프다.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충분하다고 생각해'라는 그의 말이 내 마음을 180도 돌려놓았다.

아이가 자라면서 시간이 아깝다, 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소중하다 싶을 때가 있었다. 사랑하는 친구가 먼 타지에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여행지에서 평안하고 설레는 시간을 보낼 때 그 찰나도 아까운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되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만족하며 행복해하면 되었던 것을 아쉬워서 놓지 못하고 있던 순간순간이 떠올랐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쓴 작가 김지수에게 만남이 거의 끝날 무렵 스승 이어령을 이제 놓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모습에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웃고, 울고, 미소 짓고 고개를 수도 없이 주억거리며 한 권을 읽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읽고, 내 생각을 주석처럼 달았다. 마음이 허전할 때,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아이가 나를 분노하게 할 때, 그리고 글이 쓰고 싶을 때 다시 <나태주의 행복수업>을 읽을 것이다.

 

저녁 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행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