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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미래인 청소년 걸작선 82
신현수 지음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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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

21세기 영포자가 일제강점기에 산다면?


조선가인살롱을 여중생 마인드로 돌아가 두근대며 매우 재미있게 읽었다. 일제강점기로 타임 슬립한 여중생 이야기가 신간으로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어찌나 설레던지.

신현수 작가님의 신간 소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의 주인공 오로라는 일제강점기로 타임 슬립한 15세 여중생이다. 영포자 여중생 오로라는 하필 일제강점기 중에서도 가장 참혹했던 기간 민족 말살 통치기에 타임 슬립하게 된다.

오로라는 21세기에서는 영어를 썩 잘하지 못했지만, 일본식 영어 발음이 난무했던 일제 치하 중고생들 사이에서 영어 실력은 단연 탑이었다. 배움에 열망이 높았던 그들 사이에서 오로라는 영어 과외를 하게 되고, 영어와 관련한 역사적 사건에 휘말리게 된다.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는 다양한 생각거리를 던져 준다. 시대적 벽을 초월한 청소년들의 우정과 사랑, 그리고 공감의 결이 읽는 내내 가슴 곳곳에 콕콕 박혔다.

또한 독립에 관한 내용은 생각해서도 안 되는 암흑기에 오로라와 그의 친구들은 배움을 통해서 조선 광복을 위해 진보하는 모습을 보여 준다.

스마트폰 경성챗봇에 등장하는 고어와 오로라의 신조어 사용 설정이 매우 유쾌하여 역시 신현수 작가구나 싶었다.

지금을 사는 청소년들은 배움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채 배우고 있다. 꾸역꾸역 지식을 집어 넣고 어디에서 어떻게 아웃풋될지는 크게 염두해 두지 않는다. 그저 대입에만 매진하는 우리 청소년들이 조선 판타스틱 잉글리시를 읽고 삶을 대하는 태도가 조금 바뀌었으면 한다.

어린이, 청소년과 함께 읽고 일제강점기에 타임 슬립한다면 어떤 모습으로 살아갈지, 그리고 어떤 스토리로 역사를 쓸지 이야기 나누고 싶다. 그리고 배움을 대하는 마음에 대해서도 탐구하도록 독려해야지.

한국식 영어 발음, 일본식 영어 발음을 그대로 옮겨 놓은 점이 꽤 흥미로웠다. , 영어를 못하는 사람에게는 가독성이 조금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참신한 소재에 배움과 역사를 끌어오는 신현수 작가의 상상력과 역사 고증을 유쾌하게 풀어준 작가님께 고마운 마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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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행복수업
김지수 지음, 나태주 인터뷰이 / 열림원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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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태주의 행복수업>

 

늙는 것도 성장이다.”

죽음이 가장 큰 성장의 기회라고 말하는 노시인과 젊음과 늙음의 경계에 서있는 도시 여자 김지수 작가와 만남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책.

<나태주의 행복수업>

 

풀꽃 시인 나태주는 위로받고 싶은 이들의 워너비다.

어린이부터 청소년, 그만 아프고 싶은 청춘과 그의 부모 세대의 마음마저 홀리는

대한민국의 보배 같은 시인이다.

 

어렵지 않고

생생하게 살아있는 일상 어휘로 우리를 예쁘다고 어루만져 준다.

 

그럭저럭 괜찮아도 된다고,

너무 괴로우면 돈도 시도 쓰면 안 된다고

말하는 상상 속 따뜻한 대학 선배 같은 말도 해준다.

 

인터뷰어 김지수의 상처가 배어나는 문장에 이어 상처 연고 같은 나태주 시인의 따뜻한 문장이 샌드위치처럼 겹겹이 쌓여있다. 예쁘고, 따뜻하고, 너무 솔직해서 원초적이기까지 한 그들의 대화와 감상이 내 마음 틈에도 사랑스럽고 예쁜 풀꽃이 자라는 느낌이 들었다.

 

'아깝다고 생각하면 너무 아프다. 아깝다고 생각하지 말고, 충분하다고 생각해'라는 그의 말이 내 마음을 180도 돌려놓았다.

아이가 자라면서 시간이 아깝다, 보는 것이 아까울 정도로 소중하다 싶을 때가 있었다. 사랑하는 친구가 먼 타지에서 와서 함께 시간을 보낼 때, 여행지에서 평안하고 설레는 시간을 보낼 때 그 찰나도 아까운 순간이 있었다. 그때마다 충분하다고 생각하면 되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만족하며 행복해하면 되었던 것을 아쉬워서 놓지 못하고 있던 순간순간이 떠올랐다.

 


《이어령의 마지막 수업》을 쓴 작가 김지수에게 만남이 거의 끝날 무렵 스승 이어령을 이제 놓는 게 어떻겠냐고 말하는 나태주 시인의 모습에서 사람을 진심으로 대하는 시인의 마음을 엿볼 수 있었다.

 

웃고, 울고, 미소 짓고 고개를 수도 없이 주억거리며 한 권을 읽었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 읽고, 내 생각을 주석처럼 달았다. 마음이 허전할 때, 나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질 때, 아이가 나를 분노하게 할 때, 그리고 글이 쓰고 싶을 때 다시 <나태주의 행복수업>을 읽을 것이다.

 

저녁 때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

 

힘들 때

마음속으로 생각할 사람이 있다는 것

 

외로울 때

혼자서 부를 노래 있다는 것.

 

-나태주,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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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보건실 4 큰곰자리 78
소메야 가코 지음, 히쓰기 그림, 김소연 옮김 / 책읽는곰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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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실을 찾는 아이들이 많다. 그리고 학교마다 단골 학생이 꼭 존재한다. 우리 집 아들도 그중 하나이다. 몸과 마음이 아프거나, 지칠 때, 쉬고 싶을 때 보건실을 찾는다. 그리고 섬세하고 환경 변화에 민감한 아이들도 보건실을 찾는다. 아이들뿐 아니라 보건실을 찾는 교사도 꽤 많다. 나 또한 임신하고 학교에서 근무할 때, 쉬는 시간 짬짬이 보건실 침대에 누워 입덧과 피곤을 달랬다. 교실과 교무실, 도서관을 뛰다시피 가볍게 활보하며 힘든 티를 최대한 감췄지만, 보건실에서는 봉인 해제 되어 깊은 잠과 휴식을 취할 수 있었다.그러한 경험이 있기에 수상한 보건실 속 아이들 마음이 더 와닿았다.

 

<수상한 보건실 4 >1부의 마지막 이야기이다. 일본 동화 특유의 기묘하고 특별한 캐릭터, 모든 사물과 생명체가 인격을 갖고 살아 움직이는 판타지적 요소가 강한 시리즈다.

명성을 크게 얻고 있는 <전천당>의 순한 맛 같은 느낌도 든다.

 

수상한 보건 선생님 '아야노'1년만 신임 교사로 학교에서 근무하면서 아이들의 상처와 고민, 아픔을 희귀한 아이템으로 처방해준다.

이번 학교는 과거 조상 때부터 이어진 악연의 후손인 교장 선생님과의 갈등도 꽤 흥미진진하다.

1부에서 아야노의 도움을 받은 가나의 이야기가 서프라이즈로 등장한다. 가나로 인해 아야노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벅찬 감동과 기쁨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시종일관 수상한 그녀의 비밀이 4권에서 밝혀진다. 또한 이야기 마지막 부분에서 2만 번의 기회를 도전으로 삼고 미소 짓는 아야노를 만날 수 있다. 2만 번의 기회는 무엇이고, 그것을 도전으로 삼겠다고 다짐하는 아야노는 어떤 마음인 걸까?


아이들은 어른이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그리고 매 순간 답을 자기 자신을 통해 찾아내는 아이들의 모습을 뻔한 스토리로 표현하지 않아서 색다르다. 아이들 스스로 회복하는 능력을 온전히 믿고 기다리는 마음가짐이 기본값으로 장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성 강한 인물들과 흥미로운 스토리 전개로 마지막 장을 덮을 때까지 쉼 없이 읽게 된다.

이런 책일수록 어린이 독자는 훨씬 강하게 몰입하며 독서에 빠지게 될 확률이 높다. 자녀 또는 가르치는 학생에게 몰입 독서의 경험을 선물하고 싶다면 이 시리즈를 권해주기를!

, 1권부터 보지 않아도 4권을 읽는 데 큰 어려움은 없으니 그것 또한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4권을 읽으면 자연스레 앞의 내용도 궁금해지니 연속, 확장 독서는 덤으로 따라오겠지.

시즌 2부도 매우 기대되는 책! 빨리 나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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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지고 작아져서 나무자람새 그림책 23
다비드 칼리 지음, 마르코 파스케타 그림, 엄혜숙 옮김 / 나무말미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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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아지고 작아져서>


다비드 칼리의 신작 <작아지고 작아져서>가 나왔어요.

다비드 칼리는 어린아이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유쾌한 이야기부터 삶의 깊은 내막을 주제까지 넘나드는 작가입니다. <작아지고 작아져서>는 어떠한 이야기를 담고 있을지 책이 손에 오기 전부터 무척 기대했는데요. 역시 명불허전! 책을 읽는 내내, 주인공 자코모의 마음이 내 안으로 저절로 들어오는 느낌이었어요.


자코모는 어느 날, 느닷없이 작아졌어요. 지금까지 보았던, 사용했던 모든 물건이 자기보다 거대해지는 기묘한 세상에 놓이게 되지요. 사람들의 시선도 달라지고 결국 잘 다니던 회사에서 해고당합니다. 자코모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더욱더 작아져요. 더 거대한 세상에 놓이게 된 자코모는 결국 길을 잃고 맙니다.


책을 읽다가 다시 앞으로 돌아갔어요. 자코모처럼 저도 길을 잃은 기분이 들었거든요. ‘길을 잃었다는데 어디를 목적지로 잡고 길을 간다는 걸까? 본래 살던 집으로 돌아가면 이전처럼 살 수 있다고 여기는 걸까?’  삶의 방향을 잃어버린 자코모의 막막한 마음이 저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는 느낌이었습니다. 


길을 잃은 자코모가 맞닥뜨린 세상은 기하학적 무늬의 숲속이었습니다. 폭포가 굽이치고, 난생처음 보는듯한 붉은 꽃과 청록색의 세상은 환상적이면서 기이한 느낌이 들었죠. 길을 찾으면 또 길을 잃는 자코모는 자기처럼 길을 잃은 플로라를 만나게 됩니다. 둘은 바위를 기어오르고 웅덩이에 뛰어들며 길을 찾는 여정을 함께 해요. 배를 만들어 노를 저어갔지만, 가도 가도 같은 풍경만 반복되고 결국 절망 속에 빠집니다. 이때, 플로라가 결심하며 입을 엽니다.


“우리, 여기서 멈추면 어때요?”


자코모는 플로라에게 자기가 가려던 길은, 집은, 삶은 어떻게 하냐고 질문을 던져요. 플로라는 자코모에게 어떤 대답을 하게 될까요? 그리고 이 둘의 여정은 어떻게 될까요? 


우리는 남들과 다르면 쉽게 외면되고 괴로움에 빠지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비슷한 목적지, 비슷한 모양새를 갖추고 평탄한 길을 가길 원합니다.


하지만 삶은 그렇게 녹록지 않습니다. 자코모처럼 느닷없이 커다란 변화와 문제가 생기는 게 인생입니다. 신체, 심리, 환경 등 여러 가지 변인이 우리에게 예고 없이 닥치지요. 그때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삶을 이어가야 할까요? 자코모와 플로라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저마다의 해답이 마음속에 그려지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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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낙서 사건 아이스토리빌 54
박그루 지음, 김이주 그림 / 밝은미래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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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낙서 사건

 

편의점 도난 사건미술관 추격 사건에 이어 도서관을 배경으로 세 번째 사건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이전 작품처럼 흥미로운 사건이 전개되는데요. 이번엔 조금 더 특별합니다.

 

세 친구 기억하시나요? 은수, 우재, 진주 세 친구가 한층 더 성장한 모습으로 등장합니다. 특히 책과는 담쌓고 사는 우재가 게임을 제치고 책에 빠지는 일이 생깁니다. 세 친구에게 어떤 일이 생긴 걸까요?

 

은수는 엄마 심부름으로 우재와 도서관에 가게 됩니다. 엄마가 부탁한 책을 찾은 후, 지난달 희망 도서 바로 대출 서비스로 신청한 밝은 무리의 모험시리즈 마지막 책을 다시 한번 펼쳐보게 돼요. 그런데, 삽화에 대놓고 낙서를 한 걸 발견합니다. 희미하게 줄을 긋거나 책을 접은 수준이 아니었어요. 그림에 형광펜이 칠해져 있고, 맥락 없는 숫자가 쓰여 있었지요. 은수는 불쾌한 기분이 들었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친구들과 함께 다시 찾은 도서관에서 시리즈 1권 머리말 뒷장에 낱말 퀴즈로 가득 찬 낙서를 발견합니다. 작정하고 만든 낙서였어요. 암호로 이루어진 낙서는 세 친구의 정신을 쏙 빼앗기 충분했지요. 가까스로 암호를 풀었는데, 그 암호는 바로 다음과 같았어요.

 

......,,,.’

 

 

사서 선생님, 중학생 언니, 도깨비, 청원 경찰 아저씨, 잘난 척 대왕 '천하랑' 등 용의자로 지목된 사람들은 모두 단서가 부족했어요.

 

세 친구는 낙서범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낙서범의 정체는 도대체 누구일까요?

 

스릴 넘치는 낙서 사건 추적으로 책이라면 치를 떨던 우재가 암호, 비밀문서 책을 탐독하게 됩니다. 그리고 책을 읽고 대출하는 곳으로 인지하던 도서관에 대한 선입견이 무너지게 되지요. 낙서 사건을 읽다 보면 자연스럽게 도서관에 대해 깊이 알 수 있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되는 도서관의 모든 것.

 

어린이에게 도서관 교육이 하고 싶은 선생님이나 학부모님이 집중하셔야 할 도서입니다. 추리 동화에 푹 빠졌거나, 도서관을 좋아하는 어린이, 또는 도서관에 관심이 적은 어린이에게 앞부분만 살짝 읽어준다며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도서관이든 서점이든 뛰어가게 될 거예요.

 

사건의 실마리를 책에서 찾았던 세 친구처럼 성장하는 과정에서 책을 쉼, 도움을 주는 친구로 삼는 어린이가 많아지길 바랍니다.

 

숨겨진 보물이 가득 찬 도서관으로 모험을 떠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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