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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우마 치유, 아직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
윤인모 지음 / 판미동 / 2017년 6월
평점 :
트라우마의 치유, 아직도 만나지 못한 나를 만나다
상처, 그 상처가 왜 생겼는지 알지 못한 채 어린 시절을 보내고 났는데, 어른이 되어서 어느 생활 한구석에 잘못된 조우를 하게 되는 경우, 그 상처를 치유하지 못했던 이유를 그때서야 비로소 생각하게 된다.
극복하지 못한 트라우마로 인해 굴곡된 인생을 살아가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 특히 가족이란 울타리 안에서 가정이란 따뜻한 이미지와는 달리, 그 울타리 안에서만 있으면 폭력으로 변하는 아버지들, 그 아버지들에게 자라난 자녀들 역시 폭력이란 언어 앞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것을 종종 본다. 우리들 부모는 6.25를 겪으면서 가난한 살림 먹고 살기 바쁜, 살아남기 위한 투쟁으로 삶을 살아왔다. 그들 밑에서 태어난 자녀들 행복한 삶을 살았을 가능성이 희박하다. 먹고사느라 가정교육을 제대로 할 수 없었고, 의식주 해결에 고단한 부모는 자녀들에게 곰살 맞기보다 화풀이 대상이었을 가능성이 크다. 술주정에 찌든 아버지, 매일 같은 아내와 자녀는 그 술주사를 피해야 했던 어린 시절은 아이가 성장한 후에도 오랫동안 무의식속에 상처로 남아 있다가 어느 날 그 자신도 자녀들에게 폭력을 쓰고 있게 된다. 보고 듣고 배운 것이다. 자신이 부모에게서 받은 것들을 그대로 자녀에게 행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질만능주의 시대에 젖어서, 흥청망청 살던 버릇을 버리지 못하고, 남의 돈까지 끌어다 쓰면서 황금주의에 찌들은 정신, 그는 결국 타락한 사회의 일부분으로 결국 사회를 타락시키는 한 사람이 된다. 성실하고 근면한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여주지 못하는 사람처럼 불행한 일도 없을 것이다. 그 누구도 신뢰를 해주지 않는 인간성, 얼마나 불행한가?
엄청난 빚을 지고, 빚쟁이들에게 쫒기면서 공황장애가 생긴 사회인들은 대한민국에 수도 없이 많다. 이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끝없이 안간힘을 쓰는 모든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세상을 포기하고 자살을 택하는 사람도 수도 없이 많다. 노력을 해도 안 되는 것이 있다는 것,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무력해진 사회 속에 사람들, 그들이 하루하루 무기력하게 살아가는 동안, 우리들은 더 이상 할 수 있는 노력이 없다. 어찌해야할지 영 미래를 꿈꾸지 못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들여다보면, 상처투성이다. 부모에게 칭찬과 격려를 많이 받고 자란 사람은 웬만한 실패에 잘 좌절하지 않는 반면, 부모의 애정이 결핍으로 남은 사람들은 어딘가 자신이 없는 삶을 산다. 무기력한 이유 중 하나가 맨탈이 붕괴되는 상황을 접할 때, 어린 시절 극복하지 못한 그 애정 결핍과 그늘로 드리워져, 그것을 걷어내야하는 것을 깨닫지 못했기 때문이다.
초스피드 시대에, 경제적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고 그에 따른 사회적 변화, 과학적 변화에 대응하지 못한 채, 맨붕 상태로 살아간다면, 그들은 이 세상이 두려움의 대상을 될 것이다, 그들 역시 세상이 두려워하는 대상이 되는 경우가 종종 생길 것이다. 릴랙스 해서 느긋하게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들은 기다려야 한다.
다가올 미래를 단단히 준비하기 이전에 살아온 나날들을 들여다보면서 자신들이 살아가야할 이 세계를 자신감으로 당당하게 치유하고 가꾸어가려면, 우선 내면 깊숙이 숨겨져있는 어린 아이의 상처를 솔직하게 꺼내어 보듬고 치유해야한다. 스스로 자신을 인정하고 내면에 깊숙이 감춰 있는 상처를 꺼내 인정하고 정면으로 봐라보며 치유하는 과정을 밟아야 한다. 자신을 사랑하고 스스로 격려하며 인정해주는 지지자 내지 친구가 되는 것, 이 과정이 반드시 살아가는데 선행 되어야 우리들의 남은 삶이 행복해진다. 행복을 느낄 때 비로소 감사한 마음이 생긴다. 무방비 상태로 세계에 던지진 자아를 스스로 정면으로 대결하는 용기로 스스로를 수련하지 않으면, 과학의 발달로 초스피드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에게 자칫 그 폭력적인 세계에 지배당할 수 있다.
어렸을 때 가족으로부터 받았던 상처가 결국 사회로 확대되어, 피해망상증이 생길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에게서 발견하는 내면의 아이, 아버지의 그림자, 또 다른 폭력의 대상들이 어른이 되어서 확대되어 나타날 수 있다. 살아가면서 이를 발견할 기회가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를 애써 감추고 치료하지 않는다면, 커다란 위험 앞에 놓일 수 있음을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종종 느낀다. 가족이란 울타리가 우리들을 보호해줄 것 같지만, 가장 상처를 많이 주는 사람들이란다. 양면성을 가지고 있는 이 가족이란 단어, 부정적으로 말하면 상처를 주는 가장 큰 주범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가족들로 인해 소규모 사회를 배우면 우리들은 사회화가 되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가족의 구성원에게서 알게 모르게 단련을 받으며 사회에 나왔을 때, 삶의 근육이 생기는 것 아닌가 생각한다. 가족의 구성원으로서 책임을 다해 주어진 상황을 잘 극복해낸 사람이 사회에 나와서도 잘 적응해나가는 것은 아닌가 생각한다.
저자는 트라우마를 가진 사람들이 어떻게 상처를 극복하고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는지 임상을 통한 사례를 들어 우리들에게 삶의 단면들을 보여준다. 행복하게 살아가야 할 사람들이 트라우마를 극복하지 못하고 살아간다면 그처럼 불행한 일이 어디 있을까?
자신의 내면 아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그 아이의 상처를 보듬어주면서, 내면의 성장을 시켜서 성숙해지는 어른으로 거듭나는 과정, 그 과정을 책임지며, 자신 스스로 상처를 치유하여 성숙한 인간으로 거듭나는 사례들을 보면서, 사실 마음의 위안을 삼았다.
우리가 알아야 하는 것은 세상의 모든 인간들은 다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것을 들여다보며 보듬고 따스하게 안아주는 넉넉한 마음이 우리들에겐 필요하다. 또한 어린 내면의 아이가 있음을 인정하고 그 아이가 성장하도록 옆에서 용기를 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때서야 우리는 스스로 행복해질 수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