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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문화
야나기 무네요시 / 신구문화사 / 1993년 6월
평점 :
유명한 일본인이 쓴 이 책 또한 유명한 책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또한 일부 한국학자가 야나기 무네요시를 비판한 사실도 알고 있다.
나는 <야나기 무네요시와 한국>(가토 라에 외, 소명출판), <야나기 무네요시의 두 얼굴>(정일성, 지식산업사)도 훑어 보았으며 인터넷도 검색해보았다.
나는 일본식민지 시대에 들어서서 촌산지순(무라야마 지쥰)이나 조선총독부에서 (비록 그것이 식민통치를 위한 목적이라도)조선의 모든 문화와 풍습 심지어 속담까지 수집하여 이를 방대한 기록으로 남긴 것에 대해서 충격을 받은 바 있다. 왜냐하면 이런 저작물들 이전에 조선의 그 누구에 의해서도 이런 자료가 체계적으로나 단편적으로라도 수집, 편찬, 발행, 보급된 것을 거의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해방후 출판된 조선의 풍습 등등에 대한 서적들은 사실상 모두 이들 기록의 해적판에 불과한 실정이 아니던가?.
우리가 그토록 자랑해마지 않는 훈민정음이라는 것도 외국인(호머 헐버트)이 교과서를 최초로 제작하여 보급하기 전까지는 일반 백성을 위한 이렇다할 책이나 교육기관이 전무했다는 것도 알고 있다. 심지어 양반들도 자유로이 책을 구입할 수 없었고 허가없이 책을 판매한 자는 사형에 처해진 것도 조선임을 것도 알고 있다. 하물며 10%정도의 양반을 제외한 전국민이 글을 쓰거나 읽을 필요조차 없는 노비이거나 상놈, 평민이었음에야......
지배층의 왕조실록이나 양반들의 문집은 문화유산으로 전해져 내려오지만 백성들의 삶과 문화, 실학에 대한 기록은(뒤늦은 일부 실학자들의 변변찮은 기록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문득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갔던 도공 등 기술자들이 조선으로의 송환을 거부하고 일본 잔류를 선택한 이유와 그 일본의 기술자 우대문화가 다시 생각난다.
조선인이 남긴 자료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한 상태에서 일본인이 남긴 자료, 특히 예술공예품에 대한 기록은 그 저자 자신의 시각이 어떻든간에 참고할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보며, 일부 허접한 학자의 폄훼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