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이성비판 동서문화사 세계사상전집 24
임마누엘 칸트 지음, 정명오 옮김 / 동서문화동판(동서문화사)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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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대부분 칸트의 책은 청춘시절부터 어찌 한두번 도전을 시도했다가 몇장도 넘기지 못하고 자신을 한탄하면서 포기해버린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학창시절부터 그랬고 지금도 그저 바라만 볼 뿐 책을 펼쳤다가 접는데 걸리는 시간은 채 1분도 걸리지 않고 이제는 다시 쳐다볼 생각이 별로 없다.

 

이런저런 책을 읽다가 마침 <아틀라스>라는 책을 쓴 "아인 랜드"라는 소설가겸 철학가가 특히 칸트 철학을 강력 비판하는 것을 읽었는데 부디 칸트의 책을 읽는 사람들이 그 난해함 때문에 자괴감에 빠지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생각에 여기에 그녀의 저서중에서 몇 줄을 인용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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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트는 이성의 기본도 이해하지 못한 채 형식적으로 신비주의를 거부해온 회의적이고 냉소적인 시대의 인간들에게 비이성적인 생각들을 팔기 위해 요구되는 테크닉들을 맨처음 맨들어낸 사람이다.

그 테크닉들은 다음과 같다.당신이 전통적으로 인정되어 온 원칙에 입각한 지독하게 악한 생각을 널리 유포하고자 한다면, 그 생각의 증거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것이어야 하는 반면, 당신의 결론은 뻔뻔스럽게 분명하여야 한다.

그 증거는 회피적이며, 모호하고, 혼미하며, 우회적이고, 이치에 닿지 않으며, 아무 귀결도 없이 끝없이 계속되는 문장들에, 아무 상관도 없는 곁가지 문제들, 주절, 종속절에 다시 종속절의 종속절이 나오는 식의 논의에다가, 명명백백한 사실을 놓고 미주알 고주알 길게 증명을 하며, 독단적인 이론 덩어리는 마치 자명한 것인 양 툭 던져주고, 과학, 유사과학, 결코 과학이 될 수 없는 것, 뒤를 추적조차 할 수 없는 것, 그리고 증명할 수 없는 것에 대한 박식한 참조로 이루어져 있다. 그러한 증거(이 모든 것은 無, 즉 정의의 부재에 의거해 있다)가 너무나도 얽히고설킨 엉망진창의 것이기 때문에, 그것은 독자들의 비판적 능력을 마비시켜 버린다. 나는 그 증거로 <순수이성비판>을 제시한다........

---철학, 누가 그 것을 필요로 하는가----p.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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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아인 랜드"는 칸트의 '정언 명령'이라는 것을 강력 비판했다.

서양철학책의 문장이 그토록 난해한 이유 중의 하나로서 설명될 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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