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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든 책방 - 제일 시끄러운 애가 하는 제일 조용한, 만만한 책방
노홍철 지음 / 벤치워머스 / 2016년 10월
평점 :
_하고 싶은거 하기
무한도전에서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노홍철이였다. 과하다~싶지만 그의 에너지와 자신감이
나와 상반되는 이미지여서 좋아했나보다. 마음속 어딘가에는 '노홍철은 참 재미있게 사네.'
라는 부러움이 있었다. 그러다 어느 날 방송에서 그를 볼 수 없었고, 시청자로서는 아쉬웠지만
그의 빈자리는 또 금새 채워졌다. 그리고 어느날 블로그에서 노홍철이 '철든책방'을 열었다는
소식을 접하게되었다. 노홍철과 책? 어울리지 않았지만 그는 정말 책방을 하고 있었다.
'하고 싶은거 하고 사세요!'
그가 늘 하는 말이었다. 지금 그는 책이 좋고 그래서 책방을 열었다.
_보고 또 보기
그는 자기애가 강하고 주관이 뚜렷한 사람이다. 환하게 웃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걸 할땐
꽤나 까다롭고 예민한 사람이 되어 완벽하게 일을 하는 듯하다. (무한 도전에서 노홍철 집이 공개
되었을때 다들 놀랐을 거다. 그의 산만한 성격과 다르게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방의 모습을 보고!)
철든책방은 해방촌에서도 꽤나 낡은 건물이었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위한 공간으로 변해가는
인테리어 과정은 이 책에서 큰 볼거리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건축가겸 가구 디자이너가
기증한 의자부터 서서 책을 볼 수 있는 독서대 (이건 정말 탐난다. 나도 서서 책을 읽고 싶을 때가
종종 있어서..) 북트럭, 창틀에 거울을 끼워 만든 빈티지한 거울, 하늘이 보이는 침대 등등
공간 하나 하나가 그의 아이디어와 재미있는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내가 철든책방을 방문한다면 '거울의 방'에 꼭 가보고 싶다. 그리고 2층도 꼭!
실내 인테리어에 관심이 많은 사람은 철든책방에서 배울 것이 많아보인다.
_해방촌 사람들
하고 싶은거 하면서 사는 사람이라서 일까? 철든책방에 도움을 준 이웃들을 소개하는 페이지에
나오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밝고 따뜻한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문학 서점부터 그래픽 디자이너까지 각자의 위치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은 철든책방에 크고 작은
도움을 주었다. 노홍철과 해방촌 사람들은 통할 수밖에 없다. 그들은 하고 싶은것을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계속 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우리는 내가 원하는 것보다 남이 원하는것에 훨씬 익숙해져있다.
그리고 그 익숙함은 이제 깊숙하게 베어들어서 내가 원하는 것을 하는 것이 더 힘들어지게되었다.
따지고 보면 내 인생은 내가 한 '선택'의 순간들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
이 사실을 꼭 기억해야 한다. 찾아가기 힘든 곳이지만 꼭 한번 철든책방을 방문해보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