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존 러스킨의 드로잉 존 러스킨의 책은 이번지 두번째인데 그 성격이 너무 달랐다. 처음으로 보았던 책은 '나중에 온 이 사람에게도' 라는 책이었는데 그 책이 사회에 관한 책이었다면 이 책은 그림에 관한 책이다. 대부분의 드로잉책은 당연하게도 글과 그림 중 그림이 더 많이 수록되어있는 반면.. 이 책은 글이 책의 90%는 차지한다. 목록은 기본연습, 자연물 스케치, 색과 구성 총 3장으로 나누어져 있다. 그림의 기본은 처음부터 그럴듯하게 사물을 그려내는 것이 아니라 선을 그리는 것이다. 미술학원을 가던 학교를 가던 아마 제일 먼저 시키는 것은 선긋이 일것이다. 선을 하얀 도화지가 까맣게 되도록 긋고 또 긋다보면 이제 자신만의 선 맛이 생긴다. 그림을 그리고 싶어하는 사람이 정말 많다. 그리고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지도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림을 잘그리고 싶은 이유는 아마 잘그려진 그림을 보고서 일것이다. 심심해서 본 만화책에서 내용도 내용이지만 그림이 너무나 좋아서 그냥 막무가내로 그림을 따라그리기도 한다. 그 그림을 똑같이 따라그린다고해서 그 그림체를 가져올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리는 순간만큼은 뭔가 기분이 좋다. 그렇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그 사람의 그림일 뿐이다. -연필을 능숙하게 다루고 필요한 지식을 아무런 고통 없이 짧은 시간 내에 얻을 수 있다는 생각은 버려라.- 나 역시도 기본이 안되어 있는 상태에서 입시미술을 시작하고 원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을때마다 -기본-의 중요성을 정말 실감한다. 이 책은 읽으면서 그리는 방법에 관한 것들이 상상은 되지만 구체적으로 잡히지는 않는 느낌이다. 하지만 그림을 그릴때 가져야 하는 자세나 기본적인 방법에 관해서는 아주 훌륭한 지침서가 되는 기분이었다. 어두운 물감을 하얀 종이에 어떻게 하면 균일하게 발라지는지 그림자의 그라데이션은 어떻게 표현해야하는지...등등 말이다. 또한 재료에 구애받지 말라는 말을 하는데 얇은 펜으로 맥 빠져 보이는 그림을 그려서는 안된다고 충고한다. 확실히 나는 두꺼운 재료로 그림을 그리면 형태가 잘 잡힌것 같은 착각이든다. 그러다가 얇은 샤프나 볼펜으로 드로잉을 하면 선이 끊어지거나 힘이 없어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그래서 그리다보면 뭔가 자신감이 없어지는 경우도 있다. 그림은 눈 앞에서 결과가 실시간으로 보이니까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크로키나 드로잉의 중요성은 정말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존 러스킨도 드로잉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무엇을 그려야 할지..그리지 말아야 할것은 무엇인지를 나누는것은 시대적인 생각같다. 재현하기 힘들다고 해서 재현하지 못할것은 없으니까 말이다. 존러스킨에게 포토샵이나 페인터같은 프로그램을 보여준다면 그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그는 자연을 관찰하고 훌륭한 스승에게 그림을 배워야 하며 그림의 구성과 조화 그리고 물감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에 관한 기술적인 면도 독자에게 전달한다. 사실 한번 읽어서 되는 책은 절대 아니라는 생각이든다. 디지털 작업이 없던 시절엔 종이 한장 물감 하나가 모두 귀한 재료였을 것이고 그 재료들을 잘 사용할 줄 알아야 재료의 낭비도 적고 결과도 좋을 것이다. 나는 수채화를 하지 않아서 물감에 관한 내용을 말해줄때는 그저 상상할 뿐이 었다는게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