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토
조정래 지음 / 해냄 / 201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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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인적은 없었던 어머니..점례

 

 

귀신도 벌레도 사람보다 무섭지는 않다. 사람은 변하기도 잘하고 사람다운 짓을 하지 않을때도 많다.

점례는 참 예쁜 처녀였나보다. 그래서 그렇게 매서운 '매'가 점례의 아름다운 청춘을 훅-하고 낚아채버렸다.

읽는 내내 심기가 불편하고 점례가 차라리 죽는게 낳을지도 모르는 상황들의 연속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점례는 가족을 위해 끝까지 살아간다.

그 살아간다..라는 것이 별일이 없어도 살아가기 힘든것인데 오히려 그녀는 별일이 많아서 살았는지도 모른다.

왜놈 앞에서 벌벌기며 제 아비어미를 살려달라고 했던 그녀지만 애를 셋 낳더니 죄가 없으면 죽지 않는다며 당당해진다.

20대의 그녀의 인생앞에 더 모욕적인 일이 없을 것이라 예상했나보다.

그런데 그녀의 앞에 나타나는 남자들은 하나같이 동물적이다.

그저 여자가 있으면 범하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본능을 내재하고 있는지 그녀가 그렇게 그녀보다 무거운 남자들을

받아내고 또 그보다 더 무거운 아이가 생기는 과정들이 정말 불편했다.

무엇보다 그 시대에 태어난 여성들이 다른 나라 남자들과 살을 섞으며 무슨 생각을 했을지..끔찍했다.

그들은 하나같이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버렸다. 아니 진작에 우리나라에 들어오질 말았어야 했다.

나라에 들어와 사람을 죽이고 흉흉하게 만들어 놓은 것도 모자라 자신들의 씨앗까지 보란듯이 심어놓고 가버린 그들..

그들은 자기네 나라에서 떵떵 거리며 살 수 있을까?

아니 잘 살수 있을까? 애초에 한국에 버리고 떠날 아이에게 자기 나라 이름을 지어주고 점례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들이 원망스럽기도 하고 지극히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책속에서 점례는 늙어서도 그리고 젊어서도 남자에게 상처를 많이 받는다.

야마다는 말할것도 없고 파란눈을 가진 프랜더스도 그리고 야마다의 아들 태순이까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3명의 아비가 다른 아이들을 키우며 그녀는 그녀만의 살아갈 방식을 찾아내었다.

이제 그녀가 꾹 눌러쓴 그녀의 글들이 그녀를 치유해줄것이다. 누가 그녀를 감히 치유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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