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를 그리다 - 화가들이 사랑한 '나의 어머니'
줄리엣 헤슬우드 지음, 최애리 옮김 / 아트북스 / 2010년 5월
평점 :
절판


누구나 어머니라는 단어를 떠올리고 가슴이 따뜻해질 수는 없겠지만 다행히 나에게는 떠오르면

가슴이 따뜻해지는 어머니라는 존재가 아직 내 옆에 계신다.

(모든 어머니는 아니지만) 나는 엄마를 떠오르면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동시에 밀려온다.

어느 날 문득 카메라로 찍은 엄마의 모습은 깊은 주름과 고생의 흔적이 얼굴에 그늘처럼 드리워져

있었기 때문에 마음이 더욱 무거워 졌음은 물론이다.

그림을 잘그리진 않지만 그래도 몇 개월 그림을 끄적거렸다고 내 손으로 엄마를 그리고 싶은 소망이 아닌 소망은 지금도 가슴 속 한켠에 자리잡고 있다.

 

이 책은 화가들의 어머니들이 나온다. 책 속에는 그 동안 알고있었던 익숙한 이름들의 화가들도 있었으며 처음들어보는 화가들의 이름도 나온다.

그리고 아무래도 익숙한 이름의 화가의 어머니들에게 더 눈길이 갔다.

아마 그 화가의 그림들과 스타일을 익히 알고있던터라 어머니는 어떤 분이셨을까 와 동시에 어떤 환경에서 자랐을까 라는 의문점이 꼬리를 물었기 때문일 것이다.

책 속에는 수많은 화가들의 어머니가 나온다. 사진을 보고 그린 것도 있고 오로지 느낌으로 그린 것 그리고 눈앞에 어머니를 보고 그린 그림 등 다양한 방법으로 어머니를 그리고 묘사했다.

처음 나오는 어머니의 그림은 보기만 해도 강직해보이고 건조해보이기까지 했다.

물론 책에서는 부드럽게 보인다고 했지만 개인적인 느낌은 그렇다.

 

지금이야 사진기가 있고 언제든지 엄마의 얼굴을 볼 수 있지만 당시로써는 어머니를 볼 수 있는 방법이 굉장히 한정되어 있었을 테니까 '어머니'들이 화폭에 담겨진 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은 제각기 다른 모습으로 담겨져 있는데 화려한 옷을 입은 어머니부터 죽음을 맞이하는 어머니의 모습, 잠든 어머니의 모습, 가족들과 화목하게 어우러져 있는 모습 등 여러가지 모습을 가지고있다.

이 다양한 모습들은 당연한 것이겠지만 이 당연한 것이 바로 이 책이 흥미로울 수 있는 점이 아닐까

싶다. 책을 읽기 전 우선 각 화가에 대한 기법이나 대표작을 떠올리면서 이 작품이 기존에 내가

가지고있던 화가의 그림 스타일과 어떤 것이 다른지 비교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특히 피카소의 어머니 그림은 기존에 내가 가지고있던 피카소의 입체파적인 이미지만 떠올려서

그런지 무척이나 새로운 그림으로 보였다.

반면 고흐나 고갱 샤걀 에곤쉴레 등 내가 가지고있던 이미지와 같게 그린 그림도 많았다.

 

특히 가장 좋아하는 화가 중 한명인 에곤쉴레의 어머니 그림은 지극히 쉴레의 그림같은 분위기를

풍겼으며 쉴레가 어렸을때부터 얼마나 그림을 그렸는지 또 세상 사람들에게 얼마나 특이한 남자로

비춰 졌을지 아주 잘 보여주는 부분이었다.

그 밖에도 제임스 앙소르의 작품에서 입을 벌린채 평온하게 잠들어 있는 어머니 그림은 그 당시

상황을 상상하게 만들었다.

나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그 상황 속에서 화가는 붓을 들었고 결국 어머니는 양면한채로 캔버스에

영원히 살아있을수 있는 흥미로운 그림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또한 똑같이 그린 그림보다 덜 그린 듯한 그림으로 오랫동안 그림을 바라보게 하였던 아실고키의

작품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흰자가 없는 두 모자 그리고 대조적인 색깔들은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었다.

 

모든 화가들에게 어머니는 훌륭한 모델이자 평생 담아놓고 싶은 고귀하고 숭고한 존재였을 것이다.

자의든 타의는 어땟든 한 여자의 아들로 태어났고 그 여자의 사랑과 가르침을 받으면서 자란 아이들은 오른손에는 붓을 쥐고 왼손에는 파렛트를 든채 정성스럽고 묘한 기분으로 어머니를 그렸을 것이다.

그리고 그런 아들들에게 기꺼히 훌륭한 모델이 되어줬던 어머니들도 가슴속에 커다란 울림같은 것이

있었을 것이라는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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