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 알래스카와 참사람들에 대한 기억
이레이그루크 지음, 김훈 옮김 / 문학의숲 / 2009년 12월
평점 :
품절


[서평] 내일로부터 80킬로미터

 

 

요즘 그야말로 무섭게 춥다. 집밖에 나갈 엄두조차 나지않는 많은 눈들과 추위는 몸과 마음을 꽁꽁

얼려버렸다.

방금 현관에서 가져온 귤은 심지어 얼어있다. 이런 날씨속에서 도착한 책은 더추웠다.

아니 더 춥지만 따뜻한 책이었다. 마침 폭설이 내렸을때고 눈을 치우고 나서 따뜻한 방안에서 읽는

이 책은 왠지모를 시기적절(?)한 기분마저 들게 해주는 책이었다.

총 333페이지의 책은 평소에 관심이 없던 나라인 알래스카 북극권 사람들의 이야기로 보인다.

아 이 책을 언제 다 읽지라는 처음의 걱정과는 달리 책은 아주 재밌었고 배울점도 아주 많았다.

 

TV에 가끔 나오는 북극사람들은 얼굴이 붉은것 같기도 하고 검은것 같기도 하고 화면으로도 엄청

매서워 보이는 바람들 사이를 개썰매를 타고 다니며 살아가는 그런 정도의 모습으로 기억되었다.

더욱이 화면으로만 봐도 그렇게 열악해보이는 나라를 가보고 싶다는 사람도 단 한명도 보지 못했다.

자칫 잘못하면 얼어죽을수 있는 나라로 비춰졌기 때문에.

 

그렇다. 북극은 열악했다. 내 예상보다 훨씬 더 ! 난 당연히 전기가 들어오는 줄 알았고 이누이트족이

그런 방식으로 사냥을 하고 생활을 해나간다는 것에 충격을 먹었다.

정말 지구는 둥글고 지구에는 참 여러가지 사람사는 모습이 펼쳐진다는 것이 또 한번 느껴졌다.

우리는 일하기위해 먹지만 그들은 먹기위해 일한다. 그들에게 최대의 목표는 사는것이다.

개를 키우고 매일 사냥을 떠나고 물범기름을 사용하고 옷을 만들고 무엇이든 자급자족 하는 그들의

생활은 고되보이고 힘들어 보였지만 가진게 없어서 더 많이 행복해보이기도 하다.

 

이 열악한 나라에 똑똑한 아이가 탄생한다. 그 아이는 새엄마 손에게 키워지고 용감히 사냥을하며

살아가면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아이였다. 그런 아이는 글을 깨우치고 학교에 다니고 닥치는데로

무엇이든 읽는 호기심이 많은 아이로 성장했고 학교에서는 왜 자신의 말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지

물음표를 가슴에 가득 달아둔채 더욱 더 공부하고 또 공부한다. 어딜가든 환경은 알레스카보다는 더

좋았을 것이다. 아이는 자신의 가족과 진한 애정이 어린 고향을 버리고 뛰어난 학생이 되어간다.

그리고 그는 성장하면서 알게된다. 왜 학교에서 이누이트 언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했으며 그들의 참 뜻이

무엇인지 배우면 배울수록 그는 가슴아픈 자신의 나라의 현실을 받아들이기 시작한다.

 

강하지만 순수한 사람들을 속이고 자신의 나라 알래스카를 스물스물 빼앗아가려는 미국과 그는 싸우기로

결심한다. 그가 가슴속 깊이 묻어두었던 고향에대한 애착과 아무것도 모르는 자신의 가족과 친구들이

거대한 권력속에서 바보처럼 무너지는 모습을 그는 가만히 지켜보고있지 않았다.

하지만 그저 열정만있다고 될 문제는 아니었다. 그는 현명하게 공부했고 지원요청을 했고 의원으로 당선되는

쾌거를 이루어내면서 한단계 한단계 그들과 싸울 준비를했다.

강한 사람이 이기는 세상에서 그는 스스로를 강하게 키워나가기 시작했고 그들의 부당한 요구와 한나라의

언어와 문화 땅을 지키기 위해서 설수 있을만큼 자라났다.

 

이 책에서 미국은 잔인했으며 양면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 교육을 목적으로 학교를 세웠지만 사실은

미래의 희망인 아이에게 알레스카 문화를 지우려고 없애버리려고 노력하는 동시에 미국의 우수성을 심어

주었다. 늙은 노인세대가 사라지면 그 어린 아이들은 자신의 문화를 열등하게 생각하고 말것이다.

이런 계산적인 미국의 시스템을 그는 알게되었고 분노와 수치심에 치를떤다.

넓게 펼쳐진 그 어떤 것으로도 채울 수 없는 자연의 모습이 그대로 간직된 그 땅을 그는 잃고 싶지 않았다.

결국그는 알레스카에 전기를 끌어왔고 학교를 세웠으며 여러가지 알레스카의 문화와 언어를 지키기위해서

노력해왔고 그 노력은 결실을 맺었다.

지금은 16% 만이 알레스카사람들의 땅으로 치부되고 있다고 하지만 인디언이나..다른 국가들이 정말 속수

무책으로 당한거에 치면 놀라운 성과가 아닐 수 없다.

한 어린 아이가 자신의 고향을 지키기위해 태어난 것이라고 할만큼 그는 커다란 업적을 세웠다.

한 나라의 언어와 문화를 빼면 남는 것이 과연 얼마나 있을까.

그는 그것을 잘 지켜냈다. 그것도 아주 멋지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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