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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황금빛 털을 가진 포포와 무모하게 포포와 함께 도피행을 자처한 타에코의 이야기
한 중년 여자가 있다. 어찌보면 정말 평범한 평범한 여자다.
몸 안에는 여자로써는 가슴아픈 병이있고 그 보다 더 아픈 병을 주는 것은 다름아닌 그녀의 가족이다.
냉담하고 계획적인 남편과 차가운 맏딸 그리고 애착을 가지고 있던 둘째딸은 엄마를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는다.
20년이 넘게 가족에게 소리없는 희생을 하고 딸이 다이어트 하다가 남은 음식을 처리하며
허리를 매며 희생했지만 어느 날 은행직원에게 우연히 듣게 된건 남편이 아내 몰래 통장이다.
묘한 배신감과 함께 포포를 끌어안으며 평범한 척 살고 있던 그녀에게 평범하지 않은 일이 찾아온다.
포포는 사람을 죽였다. 살인견이 되어버렸고 한 가정의 소중한 아들을 앗아가버렸다.
그런데 사람들은 결과만 보고 이야기 한다. 한 가정의 소중한 아들이 한 중년여자의 개에게 어떤 행위를 했는지
궁금해 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극도로 소란스럽게 그리고 수산스럽게 떠들어덴다.
남편은 아내를 타이르며 포포를 안락사 시키려 하지만 타에코에게 포포는 단순한 '개'가 아니었다.
포포는 가족이었고 그녀의 유일한 벗이었다.
20년동안 따스하게 두 딸을 감싸준 그녀에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녀는 커다란 상실감을 등뒤로 밀어내고 포포와 함께 떠난다.
얼어 죽을뻔한 그녀를 살려준 트럭기사와 , 씩씩하게 살아가며 생산배달을 하는 다이짱, 낡은 트럭만이 남은 겐씨와의 만남
과의 만남을 갖고 그녀가 범죄자인것 처럼 극도로 예민한 감정을 토해내며 포포를 안고 찾아간 곳은 가즈미의 집.
혈육인 조카를 믿고 찾아갔지만 그녀는 냉정하다. 하지만 이미 타에코는 모든 것을 버린 상태였다.
가즈미에게 '과거를 이용한 제안' 을 하고 가즈미는 분통해 하며 별장하나를 소개시켜준다.
그렇지만 남편이 찾아오고 타에코는 두번째 도피를 한다.
그렇게 해서 겨우 편안할 무렵 전주인 시체를 찾게 되고 쓰쓰미를 만나게 된다.
이상하게도 그렇게도 함께 했던 가족이지만 가족이 그립지 않다. 오직 포포만이 그녀의 볼을 핥을 뿐이었다.
사랑스럽고 탐스러운 금색 털을 가졌던 포포는 이제 더 이상 애완견이 아니었다.
쥐를 잡고 까마귀를 잡고 멧돼지를 잡고 잉어를 씹어먹으며 타에코에게 자랑이라도 하듯이 꼬리를 흔들어 덴다.
그녀는 그렇게 포포만 그 곳에서 변해가는 줄 알았다.
그렇지만 그녀또한 변해갔다. 헝클어진 머리와 화장기 없는 얼굴 한달만에 푹 꺼진 얼굴.
변해가는 그녀를 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이고 전 주인이 심어놓은 검은콩을 발견하고 그 주인의 증거에 인연을 느낀다.
그러나 포포는 9살이었다. 사람으로 치면 그야말로 새파랗게 어린아이지만 개로써는 상당히 나이를 먹은 상태였다.
타에코는 자궁근종 수술을 받은 아랫배가 점점 아파오기 시작한다.
그래도 포포가 옆에있다. 포포는 허름해진 얼굴로 타에코의 곁을 묵묵히 지킨다.
그런 그녀의 다리로 붉은 피가 흐르기 시작한다. 포포는 본능적으로 쓰쓰미를 찾아갔지만 그녀는 결국
그토록 아꼈던 포포를 먼저두고 떠나버린다.
쓰쓰미는 그녀의 남편에게서 차가움을 느끼고 가족에게서 스스로 버림당한 그녀를 떠올린다.
"가족따윈 없어요, 나한테는"
가족이 없던 그녀에게 포포는 가족보다 낳은 존재였다.
적어도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늘 사랑으로 그녀를 대해주었다.
쓰쓰미의 곁을 지키던 포포는 곧 그녀의 곁을 따라간다.
그리고 쓰쓰미는 돌아본다.
자신도 그녀도 분명 가족이 필요했다. 아니 가족을 사랑했다.
적어도 쓰쓰미보다는 타에코 그녀쪽이 훨씬 더 -
한 남자의 여자로써 두아이의 엄마로써 자신을 희생시켰고 자신을 사랑해주길 바랬다.
그냥 엄마,아내가 아닌 한 사람으로써 ..
그 상실감은 한 개에 대한 거대한 애정으로 쓸쓸함으로 아픔으로 묻어나고오
자신을 희생하면서 까지 자신을 그토록 애정으로 감싸주었던 개를 지키려고 자전거를 타고 병원까지 달렸던 타에코.
불안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의식하며 지켰던건 마지막 그녀가 정말 그녀 혼자 잘 살아냈다는
삶의증거를 보여주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덮었을땐 정말 진심으로 슬펐다.
가슴이 짠했다. 슬프게도 우리엄마도 비슷하다고 느꼈다.
엄마는 지금 행복할까?
나에게 가족이란 ..진심으로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다.
나에게 엄마는 천사였고 뭐라 말 할수없는 존재다.
엄마는 늘 먼저 나에게 전화를 했고 나는 귀찮은듯 전화를 받았다.
도피행을 통해 깊이 반성을 하게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