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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가 가장 맛있다 - 시시콜콜하지만 매일 즐거운 드로잉 에세이
김세영 지음 / 지콜론북 / 2018년 10월
평점 :
매일 아침 커피를 마신다. 라떼는 아니고 아메리카노를 마시는데, 이제는 습관처럼 마시게 된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커피를 마시는 순간에는 그나마 좀 숨통이 트이는 기분이 든다.
가장 좋아하는 커피, 음식, 색깔, 영화가 있는 사람은 경험이 많은 사람이다.
경험은 사실 누가 시켜주는 것이 아닌, 스스로 하는 것이기도 하다.
학생인 저자는 그걸 아는 사람이다. 하고 싶은게 있으면 해보고, 가고 싶은게 있으면 가보는 사람같다.
그냥 보고 와도 좋은 순간들을 마카와 색연필로 기록했다.
그림이 굉장히 단순해보이지만 사실 아무나 이렇게 그릴 수는 없다.
많이 그려보고 관찰해본 사람이 적은 선과 면으로 그려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페이지를 넘길때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이 나온다.
두툼한 식빵, 크림 치즈, 체리, 그리고 이 재료들로 체리 토스트를 만든다.
나는 이렇게 예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 않은 걸까?
넘기면서 알록달록하면서 달콤한 향기가 나는 일상이 부러워지기도했다.
제주도 게스트 하우스에서 일하며, 여행 자금을 모으고 좋아하는 카페를 가면서 '남'이 아닌 '나'에게
집중하는 모습이 참 좋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런 시간을 내는게 쉽지 않다.
나도 손으로 만드는 걸 좋아해, 도자기 공예, 가죽 공예를 해봤는데 저자처럼 나만의 아이템이
늘어나는 재미를 안다. 지금도 침대 위에는 내 손으로 빚은 도자기 인형이 있고,
주말에는 만든 그릇에 밥을 먹는다. 지금은 만든지 오래되서 익숙함만 남았지만, 처음 그릇이 가마에서
나오고 내가 쓸때는 작은 행복으로 다가왔다.
물건은 돈주고 사는게 편하고, 디자인도 다양하지만, 사람마다 손과 감각이 달라 컵도 다양한 모양으로
나오는게 참 신기했었다.
다른 사람의 취향이 나와 비슷하면 만나지 않아도 따뜻함이 느껴진다.
나도 기록하는걸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처럼 열심히 일상을 기록하긴 힘들것 같고, 특별하거나 기억에 남는 순간들은 더 부지런하게
기록해야겠다. 나도 얼마전에 좋은 마카를 샀으니, 더 이상 피할 핑계도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