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유인원
나이절 섀드볼트.로저 햄프슨 지음, 김명주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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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디지털 흐름에 관한 내 생각은

제목과 같다고 생각한다

유년시절을 아날로그 시대 속에서 보내고,

머리가 커짐에 따라 디지털 시대 속에서 살아가고,

먼저 앞장서 나가는 듯 하다가

또 금새 뒤떨어지는 듯 느껴지는 나

이 책은 디지털 시대를 살아가는 인간의 이야기만을 담아 낸 것이 아니라

인간이 지구라는 행성에 살아가며, 존재하며, 성장하며,

길고 긴 지구라는 연대기에서 아주 짧게 살다가는 인간이자 유인원의 이야기를 담아내었다

어린시절 컴퓨터가 처음 나왔을 때를 기억한다

그 당시 무엇인가를 저장하려면 필요했던 플로피디스켓

플로피 디스켓도 사이즈가 두가지로, 초반에 나왔던 디스켓은 사이즈도 상당했다

물론 전문적인 용도의 디스켓은 더 어마어마했겠지만

일반 대중들에게 보급되었던 것으로, 내 기억속엔 그렇다

처음 컴퓨터가 나오고 386-486 일때는 컬러 컴퓨터도 아니었다

나는 초등학교 1학년때 아빠가 시대를 앞장서 나가야 한다며

펜티엄 컴퓨터를 사주셨고, 그 당시 집으로 오는 컴퓨터 과외 선생님도 붙여서

온 가족이 금요일 저녁마다 컴퓨터 앞에 모였었던 것이 생각난다

지금 한글과 컴퓨터의 대표인 이찬진씨의 이름을 내걸었던 이찬진 컴퓨터 교실ㅋ

아무튼 컴퓨터는 나의 부모님은 업무를 위해, 성인이 되어 40대에야 배울 수 있었고

그 사이 핸드폰도 보급화 되고, 핸드폰의 사이즈도 점점 축소되었다

전화와 문자, 시계기능, 단순한 게임기능만 있었던 핸드폰을 사용하던 그 시절

아빠는 나에게 PDA를 사주셨었다

노트북도 어마어마하게 무겁던 시절,

컴퓨터가 한 손에 들어가는 사이즈의 PDA는 정말 센세이셔널 할 따름이었다

PDA를 지나 MP3, 전자사전, PDP, 아이팟

나의 초-중-고 학창시절을 풍요롭게 만들어 주었던 전자기기들은

생각보다 오래 사용할 수 없었다

사용기간은 은근히 짧았고, 매번 새로운 것이 나오는 통에

내 것을 부러워하는 친구들은 또 새로운 것을 가진 친구들을 부러워할 뿐이었다

이렇게 빨리 바뀌는 사회속에 슬슬 등골 브레이커가 시작된 것 같기도 하다

(오늘날의 등골 브레이커는 다른 분야를 이야기 하고 있지만,,

옛날이나 오늘날이나 부모님들은 정말 등골이..;;)

20대가 되고, 20대 초반-

피처폰이 당연하던 그 시대에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이 등장하고 타블렛이 등장하고

나도 자연스레 앱등이로 사는 것에 시동을 걸기 시작했던 것 같다

매번 애플에서 출시되는 것 마다 사기 시작하고,

성인이 되어 더 이상 부모님의 허락을 받지 않아도 구매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새로운 것을 가지면 시대를 앞서가고, 뒤쳐지지 않는 다고 생각했기 때문일까

시대는 점점 빨리 지나가는 듯 하다

하루만 잠을 자고 일어나는 새것이 나오는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그 전에는, 하루라도 어렸을 때는

기성세대보다 잘 알고, 잘 습득하고, 잘 사용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보다 더 어린 세대가 자라나고

나 또한 어느새 기성세대가 되어버리는 것 같다

이 지구상에 살아가고 있는 모두는 어린 세대이자 기성세대이다

모두가 자기의 속도보다 빠르게 진화하고 발전하는 세계에 살아가면서

정확하게 발맞추어 살아가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함께 발전하고, 개발하는 사람 또한 언젠가는 뒤쳐지기 마련이다

이 책은 기술에 대해서, 앞으로 우리는 어떠한 세계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할 지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알려주고 있는

정석같은 책이다

수 많은 전자기기의 메모리는 점점 날이 갈수록 몇배가 증가되는데

내가 스스로 기억할 수 있는 메모리는 점점 퇴화되어져 가는 것 같다

예전에는 전화번호를 몇개라도 외울 수 있었는데

이제는 대신할 어떤 것에 의존해서 머리를 사용하지 않는 우리들

이 기계가 없어진다면, 제대로 살아갈 수나 있을까 싶기도 하다

너무 의존해버리고 만 현재의 시간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것을 다 해결하는 것이 정말 편리하고 좋은 일이기도 하나

이것이 없다면 하나도 할 수 없다는 말과 다름이 없다

디지털 유인원으로써 기기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면

기계가 할 수없는 일을 우리가 끊임없이 갈고 닦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편리함이 가져오는 이면의 얼굴을

경계하면서,

안주하지 않고 살아가는 유인원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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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도 계약이다 - 안전하고 자유로운 사랑을 위하여
박수빈 지음 / 창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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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부터 출근한 새 직장으로 통근하면서

출퇴근 길에 항상 들고 읽었던 책이다

읽으면서 사랑에 대한 새로운 지평을 생각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사람들은 사랑을 한다면서, 정작 책임을 지는 것에는 주저한다

모든 행동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인데,

어떠한 행동에 더 무거운 책임이 따를 것을 사회적으로 알고

두려워하는 사람들은 결혼이라는 사회적인 제도를 따르지 않으려 한다

그래서 연애를 하면서도 결혼을 할것인지 말것인지,

'우리 연애만 하자'라고 선을 긋기도 한다

그 사람을 감정과 육체적으로 사랑하지만,

그 사람과 사회적으로 많은 것을 공유하고 함께 책임지기는 두려운

이 시대의 사람들

나는 이미 결혼을 했고, 이미 되돌리기엔 늦었고

여러가지 책임을 지고 사랑하는 남편과 살아가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며 분명히 이런 법률적이고 실질적인 시각에서

사랑을 바라보아야 한다는 생각이 확실해졌다

사랑을 하지만, 사랑이라는 잘못된 시각에서 행해지는 데이트 폭력들

당연히 예의를 지켜야만 하는건데,

어느것보다 인생의 중요한 일인데,

사람들은 크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고 있다가

막상 일이 닥치면 크게 상처받고 만다

이 책에서 크게 와닿았던 것이 뭐였냐면

우리가 부동산을 계약할 때도 그 집이 어떤지 정말 꼼꼼하게 살펴보고

몇번씩 고민하고 결정하면서

사랑에 대한 것은 감정에만 맡겨두고 꼼꼼하게 신경쓰지 않는 다는 것이다

그리고 결혼 적령기를 매물이라고 표현하는점.

사실 너무 극단적인가 싶을 수도 있겠지만, 충분히 맞는 말이라

고개를 끄덕일 수 밖에 없었다

있는 그대로, 정말 알기 쉽게 사랑을 이야기한 책.

주변에 연애를 시작하는 동생이 있다면

언니로서 사주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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쿵쿵이와 나
프란체스카 산나 지음, 김지은 옮김 / 창비 / 201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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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걱정을 사서하는 스타일이다

단 한순간도 생각을 멈춘적이 없이,

걱정에 꼬리를 무는 걱정으로 사서 스트레스 받는 스타일

내 이런 성향을 바꾸고도 싶지만,

모든 변수를 파악해야 안심을 하기에-

또 쉽사리 성향을 바꿀 수도 없는 일이고.. 태생이 이런걸

그림책에서 쿵쿵이는 사실 나 자신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두려움과 걱정이 쿵쿵이로 대변된다

익숙한 곳에서 나보다도 작았던 쿵쿵이는

내가 익숙하지 않고 새로운 곳으로 가게되면 점점 커지는 놀라운 일이 일어난다

작았던 쿵쿵이는, 몸집이 커짐에 따라 나의 의견도 자신의 뜻대로 행하려하고-

사실 그렇다

새로운 곳에 가면, 익숙하지 않고 낯설은 두려움 때문에

다른 것은 들리지 않는다. 주변의 상황도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생각할까? 난 두려워- 싶어서 마음의 문을 닫게된다

쿵쿵이는 사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대상이지만,

너무 커지면 내가 좌지우지 할 수 없게 되어버려서-

그 안의 나도 잃어버리고, 나를 속이게 되어버린다

나는 할 수 없다고, 네가 제일 나약하다고, 넌 겁쟁이라고-

그래서 결국 굴을 파고 혼자가 되어버리게 되는데

반전은 이 이야기는 모든 이들의 이야기라는 것이다

모두들 생김새는 다르지만 각자 나름의 쿵쿵이를 모두 가지고 있다

두렵고 무서울 땐, 자신의 쿵쿵이 뒤에 몸을 숨긴다

두려움과 걱정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다들 하나씩 생김새는 다르지만 모두 가진 쿵쿵이-

두려움이 안정감으로 변할때, 낯설음이 익숙함으로 변할때-

모든 과정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처음엔 누구나 적응의 시간이 필요하다

때로는 나만의 쿵쿵이의 힘을 빌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쿵쿵이 뒤에 숨을 필요는 없지-

가끔은 스스로를 보호하기위해- 쿵쿵이를 의지하지만

사회에 모든 이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것처럼,

결국엔 함께 친구가 되어야 한다

나만 그런줄 알았는데- 모두가 그렇다

모두가 나와 같다

우리는 서로 비교대상이 아니라는 걸, 누가 더 낮고 뒤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

다들 각자만의 장점과 특성을 가지고 있다는 걸 인지하고-

나의 쿵쿵이와 함께 행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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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은 말이죠… - 이 도시를 채우고 있는 아름다운 기억들
심상덕 지음, 윤근영 엮음, 이예리 그림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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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_
서울은 나에게도 꿈의 도시였다
사람들이 아메리칸드림을 꿈꿀때,
지방러였던 내가 꾸던 꿈은 서울드림

무연고지인 서울에 내가 정착할 수 있는 방법은
인서울, 서울에 있는 대학에 오는 방법이었다

기를 쓰고- 홀어머니가 계시던 지방에서 벗어나
서울로 상경해서 만난 10년전의 서울

지방에서 서울을 꿈꿀때에는, 꿈의 도시로 통하는 명사,서울로만 인식했었는데-
막상 서울로 올라와서 내 삶의 터전을 가지고 살아보니, 서울도 사람들이 모여사는 곳이라,
꿈의 도시이기보다 많은 사람들의 삶의 녹아있는 땀과 고생의 도시더라

50년전 태어나 살아오신, 나의 부모님 세대
이 책의 저자분도 서울을 삶의 터전으로 살아오시고, 그런 사람들이 모여사는 사람냄새 나는 곳으로 인식하셨던 것 같다

50년 전에도, 그 당시엔 최첨단 도시로 통했을 서울. 많은 젊은이들에 꿈을 품고 상경했을 그 도시의 모습은 지금 우리의 눈에는 아주 낯설고 촌스럽기 그지없을 수 있지만, 그 서울이 궁금하고 한번쯤은 되돌아가 경험해보고 싶은 마음은 무얼까

지금과 같이 당연함이 당연하지 않았던 시대
그 시절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었지만,
현재의 시골보다도 못한 수준의 그 당시 서울
우리가 당연하게 사용하는 수도시설, 전기시설
이 모든것을 불편을 감내하고 살아야만 했다
하지만 그 때는 불편함, 힘듦이라고 생각하지 않고 당연하게 생각했다는 것이- 놀라웠다

사실 내가 어린시절 자랄때 부모님께 들었던 이야기만 해도, 외갓집에 우물이 있었다느니-
아빠가 쌀지게를 지고 2리를 걸어다녔다느니-
참새를 구워먹으면, 그게 닭고기 맛이 났다든지
내가 자랄 때와는 또 전혀 다른 세상의 이야기를들었던 기억이 난다

너무 편리함에 물들어버린 세대.
불과 한세대 전만해도 이런 시절을 우리 부모는 겪으며 살아오셨는데, 우리는 이제 이런 시절의 이야기를 책으로, 사진으로, 박물관에서-
그렇게 들어야만 하다니, 기술의 진보가 아주 빠르다 싶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아쉽다

너무 문명의 이기에, 자본에 젖어버린 우리의 세대는, 또한 우리가 키워낼 우리의 자손들은
어떠한 경험을 하며 살아가게 될까 염려되기도 한다

적어도 이 책에서 느끼는 우리 부모 세대에서는, 내가 유년시절을 보내던 20여년 전에는
이웃간에 따뜻함이 당연했기 때문이다
책 속에서 만난,
골목길에서 고무줄 놀이하던 아이들,
냉장고가 없던 시절-우물물에 김치를 보관하다가 우물물에 김치 국물이 다 들어갔던 이야기 등
모든것이 이웃과 친구와 함께 겪은 추억들인데,
21세기를 살아가는 지금은 이웃과 쌓은 추억이 전무하기 때문이다.

서울에 올라와서 내 옆집에 누가 사는지 제대로 알 수 있는 적이 없었다. 요즘은 이사를 가서 이사떡을 돌려도 무엇이 들어있을지 몰라서 받고 버린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로 이웃간에 정은 사라진지 오래이다. 예전에는 먼 친척보다 이웃사촌이 낫다는 속담이 정말 당연시 되는 사회였는데, 지금은 아무도 믿지 못할 사회가 되어버린 것이 참 마음이 아프다

아무튼 책을 읽으며 그 시절 정겨운 서울이 나 또한 그립기는 마찬가지, 책 속에서 서울의 곳곳을 과거의 시점에서 바라보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 되었다. 내가 10년동안 경험하고 살아온 서울의 터전이 과거에 어땠는지 항상 궁금했었는데, 이 책에서 간접경험을 하게 되니-
왜 지금 그 자리에 그런 상점들이 있는지, 그런 궁금했던 의문들이 풀리는 것도 하나의 즐거움이었다.

서울, 서울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다
50년전의 서울, 10년전의 서울, 지금의 서울,
10년후의 서울 모두가 다르다.
같은 곳에 터전을 잡고 있는 서울은 동일하지만
(물론 도시계획때문에 예전보다는 많이 커졌다)
계속 얼굴을 바꿔가며 재생하고 성장하는 서울.
10년 뒤는 어떻게 변모할지 참 궁금해지는데-
진화하고 성장하는 것은 참 좋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쇠퇴했으면 좋겠다.

정, 인심.
모두가 같은 서울의 해와 달과 별을 바라본다
하지만 서로 느끼는 것이 모두 다르듯-
사람들간의 격차도 이 세상속에 존재하는데
조금만 더 소외받은 사람들에게, 아니 우리와 같은 일반사람들이 너무 자신에게만 집중하기 보다 옆사람도 바라보고, 내 주변을 좀 돌아보며 살아가기를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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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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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를 향한 나의 사랑은 아마 내 주변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라 하면,
읽기 쉬운 만화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긴 하겠지만, 
그보다 위화감이 없는 비슷한 공감대와
삶에 대한 소소한 감정을 담아냄으로써, 
누구보다 내 감정을 잘 이해해주고 이해해주는 느낌 때문이랄까-

마스다 미리 시리즈 중 사와무라씨 가족 시리즈 중
드디어 3탄이 출간되었다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왠지 내가 이 가족에 더 공감을 느끼는 이유는
나도 온니 차일드 Only Child, 히토미처럼 외동딸이었기 때문이랄까
하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늙어간다는 것에,
많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아빠는 내 십대 때 돌아가시고
엄마도 병상에 누워계신지 십년이 넘어가는 나의 이야기
내가 항상 꿈꾸는 것이 있다면, 엄마아빠와 저렇게 늙어가는 것
너무나도 흔하고 당연한 것들의 부재는 그 누구보다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결혼을 해서 나도 지금은 젊은 노리에가 되었고
나중에 히토미 같은 자식을 낳아 사와무라 씨와 같은 가정을 꾸리게 되겠지만
내 삶에 있어 아쉬움은 아쉬움 인듯-

이 책을 읽으며 히토미에게 부러웠던 점은 여러개였겠지만서도
그 중 하나를 고르자면, 
히토미의 동네일 것이다
히토미는 어렸을 적 부터 그 동네에서 자라와서, 
어렸을 때 보았던 그 길과 담벼락을, 마흔이 된 지금도 함께 공유한다
몇 십년간 그녀의 터전이었고, 생활의 일부였던 그 길을 걸으며
예전을 회상하는 것.

사실 나는 지방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대학을 올라오면서 터를 잡은 케이스라
살았던 집에서 쭈욱 살아왔던 케이스가 아니다
서울에 집이 없이 전세에 맞추어 2년동안 이사하는 것도 당연했기 때문에
(물론 여러 동네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히토미처럼 한 동네에서 쭉 살며 인생을 보내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물론 일본은 80년대 집을 모두 사는 게 대중적이었고, (90년대 버블이 무너지긴 했지만)
3-40년 모기지로 산 그 집에 쭉 살아가는게 당연하기도 할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읽고 넘어갔을 문제였겠지만, 
지금 내 인생의 큰 이슈는 아무래도 내 집 장만 문제이기에 이 부분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어쨌거나 마스다 미리의 책은 일상속 모든 것을 소소하게 담아내고 있기에
읽을 때마다, 내가 당시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더 다가오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매번 읽음에도 질리지 않고, 위로가 되고 따뜻한 느낌이다

이제 두밤만 더 자면 12월이 된다.
올해의 마지막 달이 되는 12월에 앞서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일본을 참 많이도 다녀왔던 한 해였었다
일본의 대도시도 왠만한 곳을 다 찍었으니-

책에서 사와무라씨는 부인 노리에씨와 함께 북해도 여행을 갔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여행지인 북해도-
우리 부부도 올해 북해도를 방문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우리도 나이들어서 저렇게 여행도 하고 살아가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결혼한지 40년이된 저 부부도 아직도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걸 보면서
아직 신혼인 우리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가면서 새로운 가정을 꾸려야겠다 싶더라

나의 이야기를, 사와무라, 노리에, 히토미의 삶에 투영하면서
또 하나의 이야기, 또 한번의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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