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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건너뛰기 ㅣ 트리플 2
은모든 지음 / 자음과모음 / 2021년 3월
평점 :
얇지만 속 깊은 세가지 이야기가 실려있다
나도 30대가 되고, 결혼을 하고,
한 가정의 일원으로 또 어쩌면 가장으로 삶을 꾸려나가다보니
절실하게 느끼는 여러가지 감정들에 대해서
별거아닌듯 보여지지만 차분히 잘 담아내었던 것 같다
남편과 결혼을 하기로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서 결혼식은 올리지 못하고
먼저 함께 살기 시작하는 이야기는
작년부터 올해까지 주변에서 많이 마주하는 모습이었다
가족간의, 인생의 가장 큰 잔치를 미룰 수 밖에 없는 사정
하지만 소설의 이야기처럼 어느정도 실리도 있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발생한지 어느덧 2년차,
코로나는 우리의 삶을 아주 급속도로 바꾸어 놓았는데
그 바뀐 일상을 담아낸 이야기를 이렇게 읽을 수 있다니 신기하기도 낯설기도
하지만 너무 그럴듯한, 정말 주변에 있을만한 이야기라
내 이야기인지 내 주변의 이야기인지 싶어지더라
코로나로 인해 직장을 잃거나, 직장 또한 사업을 영위하지 못해서
이익을 발생시키지 못해서 사업을 정리하게 되었다던가
고용은 유지가 되지만 월급이 밀리고 말았다던가
나도 전에 있던 회사에서 두달 동안 월급이 밀린적이 있었다
엄마의 병원비를 책임지고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입장에서
작은 월급은 정말 소중하기 마련인데
그런 상황에서 내가 들었던 이야기는
다른 직원들은 반년이 밀렸는데,
내 월급이 그나마 제일 적기 때문에 너라도 빨리주는게 두달이라는 말이었다
코로나 상황이 아님에도
그렇게 당연한 직원의 월급을 밀리는 것에서
나는 회사에 신물이 났던 것 같다
매일매일 급여일이 달라졌고, 당연한걸 당연하지 못하게 기다리고
어려운 이야기를 먼저 꺼내는 것
아무튼 주인공이 그런 어려운 상황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함께 하고 있는 가족과도 트러블이 생길 수 있고
서로의 어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오프닝 건너뛰기
첫 이야기의 제목이었다
요즘 OTT 서비스가 활성화 되면서 드라마가 시작되기전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이 오른쪽 아래에 있는 걸 볼 수 있다
내가 사용하는 넷플릭스나 티빙 모두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은 있더라
한명은 오프닝을 건너뛰고 보는 사람과, 그렇지않고 꿋꿋히 다 보는 사람
나의 경우는 후자다
전문적이지는 않지만 디자인쪽 업무를 조금 보던 사람으로서
오프닝이나 크레딧도 열심히 만들었던 사람들의 노고가 있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오프닝에도 본질적인 이야기의 어느정도를 담아내고 있기도 하고
그래서 나는 영화가 끝난 이후 크레딧도 다 보고 자리에서 일어선다
다양한 사람들이 세상을 살아간다
한 영화나 영상물을 볼때에도, 오프닝과 크레딧을 모두 보는 사람
그렇지 않은 사람, 오프닝만 보거나 크레딧만 보거나
아주 다양한 사람이 존재한다
이 책에는 다양성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는데
사랑이라는 것을 우리가 일반적이다라고 생각하는 것에 가두면 안되겠구나
모두 각자만의 정도라는 차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생각하며 이해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되었다
끝으로 이 세가지 이야기에 대한 해설도 담아주어
이야기를 제대로 더 이해할 수 있게 짚어주어서 좋았다
오랜만에 좋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