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연령 60세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마스다 미리 만화 시리즈
마스다 미리 지음, 권남희 옮김 / 이봄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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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다 미리를 향한 나의 사랑은 아마 내 주변인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내가 그녀의 책을 좋아하는 이유라 하면,
읽기 쉬운 만화인 것도 하나의 이유이긴 하겠지만, 
그보다 위화감이 없는 비슷한 공감대와
삶에 대한 소소한 감정을 담아냄으로써, 
누구보다 내 감정을 잘 이해해주고 이해해주는 느낌 때문이랄까-

마스다 미리 시리즈 중 사와무라씨 가족 시리즈 중
드디어 3탄이 출간되었다

사와무라 씨 댁, 오랜만에 여행을 가다

왠지 내가 이 가족에 더 공감을 느끼는 이유는
나도 온니 차일드 Only Child, 히토미처럼 외동딸이었기 때문이랄까
하지만 엄마 아빠와 함께 늙어간다는 것에,
많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것 같다

아빠는 내 십대 때 돌아가시고
엄마도 병상에 누워계신지 십년이 넘어가는 나의 이야기
내가 항상 꿈꾸는 것이 있다면, 엄마아빠와 저렇게 늙어가는 것
너무나도 흔하고 당연한 것들의 부재는 그 누구보다 크게 다가오는 듯하다

결혼을 해서 나도 지금은 젊은 노리에가 되었고
나중에 히토미 같은 자식을 낳아 사와무라 씨와 같은 가정을 꾸리게 되겠지만
내 삶에 있어 아쉬움은 아쉬움 인듯-

이 책을 읽으며 히토미에게 부러웠던 점은 여러개였겠지만서도
그 중 하나를 고르자면, 
히토미의 동네일 것이다
히토미는 어렸을 적 부터 그 동네에서 자라와서, 
어렸을 때 보았던 그 길과 담벼락을, 마흔이 된 지금도 함께 공유한다
몇 십년간 그녀의 터전이었고, 생활의 일부였던 그 길을 걸으며
예전을 회상하는 것.

사실 나는 지방에서 유년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대학을 올라오면서 터를 잡은 케이스라
살았던 집에서 쭈욱 살아왔던 케이스가 아니다
서울에 집이 없이 전세에 맞추어 2년동안 이사하는 것도 당연했기 때문에
(물론 여러 동네를 경험하고 느낄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히토미처럼 한 동네에서 쭉 살며 인생을 보내는 것은 어려움이 있다

물론 일본은 80년대 집을 모두 사는 게 대중적이었고, (90년대 버블이 무너지긴 했지만)
3-40년 모기지로 산 그 집에 쭉 살아가는게 당연하기도 할 것이다
예전에는 그냥 읽고 넘어갔을 문제였겠지만, 
지금 내 인생의 큰 이슈는 아무래도 내 집 장만 문제이기에 이 부분이 크게 다가왔던 것 같다

어쨌거나 마스다 미리의 책은 일상속 모든 것을 소소하게 담아내고 있기에
읽을 때마다, 내가 당시에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서 
더 다가오는 이야기가 달라지는 것 같다
그래서 매번 읽음에도 질리지 않고, 위로가 되고 따뜻한 느낌이다

이제 두밤만 더 자면 12월이 된다.
올해의 마지막 달이 되는 12월에 앞서 올 한해를 되돌아보면
일본을 참 많이도 다녀왔던 한 해였었다
일본의 대도시도 왠만한 곳을 다 찍었으니-

책에서 사와무라씨는 부인 노리에씨와 함께 북해도 여행을 갔다
일본인들 사이에서도 인기 여행지인 북해도-
우리 부부도 올해 북해도를 방문했던 것이 떠오르면서,
우리도 나이들어서 저렇게 여행도 하고 살아가면 좋겠다라는 생각도 들고
결혼한지 40년이된 저 부부도 아직도 맞춰가면서 살아가는 걸 보면서
아직 신혼인 우리도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맞춰가면서 새로운 가정을 꾸려야겠다 싶더라

나의 이야기를, 사와무라, 노리에, 히토미의 삶에 투영하면서
또 하나의 이야기, 또 한번의 위로를 받는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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