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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 - 도쿄대 출신 빈곤노동자가 경험한 충격의 노동 현장
나카자와 쇼고 지음, 손지상 옮김 / 자음과모음 / 2019년 6월
평점 :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인 된다는
알만하면서 무서운 그 말
나 또한 비정규직으로도 일해보기도, 정규직으로 일해보기도
애매한 계약직으로 일해보기도 했다
다양한 경력을 가진 것을 장점이라고 어필 할 수 도 있겠지만
한분야를 깊이 파지 못하고, 이리저리 돌아다니다
애매하게 나이만 먹게되어, 삼십대인 지금도 신입으로 일하고 있다
다행히 고용문제는 계약직이라도, 나름 안정적이기도 하고
일을 배울 수 있는 직장이라, 정규직들과 구별되어 차별받는 일도 없이 좋으나
문제는 이 다음에 어떠한 직장에 내가 갈 수 있겠는가 한 점이다
나이는 들어서 더이상 신입으로 받아주지도 않고,
게다가 경력도 많은 것이 아니라 경력직으로 지원하기도 어렵고
책을 읽으며 저자와 같은 공감대를 느낄 수 있었던 점은
나 또한 애매모호한 경력을 가지게 된 이유가,
가족의 간병 때문이었기 때문이다
외동으로 자라, 아버지는 일찍 돌아가시고
엄마와 둘이 살아가던 나,
대학 입학을 하면서 엄마의 병이 찾아왔고-
대학을 다니지 못할 뻔 하기도 하고, 중간중간 병원에서 보호자로 불려다니는 통에
안정적이고 꾸준한 직장에 자리잡기가 힘들었다
차라리 가족이 더 있었다면, 괜찮았을텐데
나 혼자 엄마를 책임지느라 시간은 흘러가버렸고
친구들이 각자의 위치에서 자리잡는 동안
나는 애매한 경력으로, 모두 자리잡은 나이에 신입으로 다시 발을 들이게 되었다
저자도 마찬가지다
일본 제일의 대학, 도쿄대를 나와 오사카쪽에서 아나운서직을 하던 그가
잘 다니던 방송국을 나오게 된 이유는 가족의 병 때문이었다
아무리 좋은 직장에서 정규직으로 다니고,
직장 소속으로 나온 내 명함을 돌릴땐 내가 그 회사를 등에 업고
나름 기세가 등등할 수 있지만
퇴사하는 그 순간부터 나는 아무런 직책도
아무런 영향도 없는 하나의 사람일 뿐이다
기자와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일본의 노동 실태에 대해
정말 정확하게 꼬집어주었는데,
어느 면에서는 한국과 너무 유사한 점이 많아서 소름돋기도 했다
나는 이 이후에 자리를 잘 잡게 된다면
정규직으로 일할 수 있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비정규직으로 다니거나
정규직으로 일한다 하더라도 그 이후에 정년퇴임을 하게 되면
또 다시 비정규직이 되어버릴 것이다
정말 책 제목대로 누구나 결국은 비정규직이 된다는 것은 사실이다
가까운 일상에서만 보아도,
택시 운전을 하는 기사님도-
아파트에 경비를 하고 계신 경비아저씨도
모두 청년때부터는 다른 직업을 하고 계시다가
정년퇴임 이후에 생계를 위해, 다른 직업을 갖게 되신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세계
내가 일할 일자리를 기계에, 후대에 빼았기고 마는 세대
나이 듦을 좋은 것으로 바라봐주지 않는 이 사회속에
나 또한 나이를 먹어가는 청년으로써
언제까지 청년일 수 없고, 장년과 노년이 되어버릴텐데
나는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고민이 많아지는 책인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