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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만만한 인생은 없다 - 당신이 아직도 어른이 되지 못한 50가지 이유
찰스 J. 사이키스 지음, 문수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난 소중하니깐요'를 모토로 살아온 요즘 젊은이들에게 던지는 아픈, 그러나 정확한 충고다.
'꿈을 꾸면 뭐든 이룰 수 있다'고 속삭이는 '꿈꾸는 다락방'으로 대표되는 긍정의 미학과는 현실 인식이라는 측면에서 대척점에 서 있고, 황신혜밴드의 리더, 김형태님이 홈피 게시판에 올린 젊은이들의 고민에 대해 답한, '우쭈쭈쭈 그랬쩌요' 같은 미봉책 위로가 아니라 '니가 고따우 사고방식으로 누가 날 좀 안 알아주나' 하고 뭉개고 있으니까 그모냥 그꼴인거다,라며 울고싶은 놈 뺨을 후려치듯, 아프지만 결국은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충고를 모은 '너, 외롭구나'와는 같은 노선을 걷는 책이다.
사회생활을 하는 직장인으로서는 통쾌할 정도다.
가끔 팀 동료를 채용하는 자리에 인터뷰어로 가보면 어이가 없는 젊은이들을 만날 때가 많다.
회사 면접에 말도 없이 늦는다거나, 사회생활 경험도 없으면서 터무니없는 연봉을 받고싶다고 한다거나.
강의 나가는 신랑 이야기를 들어보면 사태는 더 심각하다.
경미한 교통사고가 나서 수업에 못 나오니 잘 좀 봐달라고 부모가 전화한다는 것. 혼수상태에 빠진 것도 아닌데 입은 뒀다 뭐하시나?
흥분하는 신랑에게 첫 수업날 이유를 불문하고 부모가 강사에게 전화하면 F라는 원칙을 동의하는 사람만 들으라고 하지, 했을 정도다.
저자는 젊은이가 이렇게 나약하게 자라난 이유를 미국의 교육정책 실패에서 찾고 있다.
학교 밖 사회는 정글인데 학교에서는 아이가 심리적으로 위축된다고 빨간펜을 쓰지 말고 보라색 펜으로 과제물에 첨삭을 하라고 한다거나, 피구나 의자차지하기 게임처럼 패자가 나오고 약자에게 스트레스를 주는 활동을 학교에서 금지하는 식으로, 아이들을 모든 '해'가 될 만한 것으로부터 보호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안정적이며 자기반성적인 세대로 기르자는 취지의 자부심 심어주기 운동 덕분에 자기만족만 추구하는 나르시시스트 세대가 나타났다. 이 세대는 일상생활 속에서 누구나 겪는 좌절에 대처하는 법을 모른다. '나는 이래서 날 사랑해'라고 생각해온 이기적인 이 세대들은 자신의 능력이나 가치를 부풀려 생각하다가 어려운 상황이 닥쳐오면 어찌할 바를 모른다.
p29
그런데 그런 온실 속에서 성장한 젊은이들이 내던져지는 사회란 어떤 곳인가.
지구를 향해 전속력으로 달려오는 행성이 있다. 그대로 부딪혔다가는 지구 종말이다. 행성을 반토막 내어 충돌을 피하기로 결정한다. 물론 그 미션을 완수하기 위해서는 온갖 장애물을 극복해내야 한다. '아, 나 진짜 해내고 싶었는데, 바람이 너무 불어서 폭탄을 설치하지 못했잖아요,라는 변명이 통하는가?' 학교를 졸업하고 만나는 세상은 그런 곳이다. '아, 미안해요, 하려고 했는데 잘 안됐네요',라는 말로 해결되는 일이란 없다.
느낌으로 평가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취지는 진실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의사나 건축가에게 진실한 의도만 있을 뿐이면 곤란하다. 의사는 수술을 해서 환자를 살려야 하고, 건축가는 건물이 무너지지 않게 지어야 한다. 진실한 의도만으로는 심장병 환자를 살리지 못하고, 무료식당에서 식사를 제공하는 봉사를 하지 못한다. p126
이 책이 하고 싶은 말을 한 마디로 하면,
물론 꿈은 크게 가져야 한다. 다만 성공은 노력하고 배우고 인내해야 얻어진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 p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