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과 마흔 사이 - 30대에 이루지 못하면 평생 후회하는 70가지
오구라 히로시 지음, 박혜령 옮김 / 토네이도 / 2010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마치, 니가 서른과 마흔 사이에 있기만 하다면 니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라고 말하는 것만 같다. 

너무나 당연해도 말하지 않으면 떠올릴 수 없는 말이 있다.
여기서는 니가 어떤 20대를 보냈든 난 상관없다. 지나간 이십대에 연연하지 말아라,라는 점을 짚어준다는 단순한 대목에서 얻는 위안이 그러하다.

지나간 삶에 대해서는 어떻게도 할 수 없다는 걸 머리로는 알지만 나는 여전히 내가 이십대에 충분히 노력하지 못했기 때문에 뛰어난 자들이 20대에 이미 알고 지금 꽃피우고 있는 것을 알지 못했으며, 그래서 나의 앞날은 그리 많은 성취를 기대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일종의 체념을 바탕에 깔고 있었다면, 이 책에서 말하는 '20대의 삶은 잊어라', 라는 한마디가 주는 깨달음은 나에게는 꽤 컸다.

그렇지. 내가 20대에 삶에 대해 충분히 적극적이지 못했고, 정면 승부를 피했던 탓에 원했던 대로 글로 먹고 사는 길을 갈만큼 글을 잘 쓰지 못했다고 해서 앞으로도 그러지 말란 법은 없잖아?라고 스스로에게 반문하게 만드는 그 힘은 아마도 내가 이 책이 타겟으로 삼고 있는 연령대의 독자이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씌여진 책의 힘과 한계는 바로 그 한정 지음에서 나올 것이다.

사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의 80% 이상은 모든 층에게 적용가능함에도 해당 연령이 아닌 사람은, '흠, 난 아직 20대니까, 흠, 난 벌써 마흔을 넘었으니까' 하며 어느 정도 거리두기를 하게 된다는 것이 그 한계요, 하고 많은 자기계발서를 읽으면서도 여전히 '니가 아무리 그래도 나는 여태까지 이리이리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냥 그럴 것 같아'라고 선긋기를 하고 있던 내가 쑐랑 넘어가서 '그래 나도 할 수 있을지도 몰라',라는 메시지를 내게 전달하는데 성공했다는 점이 그 힘이다.
 
새로운 무언가를 결심하는 일이란 쉬운 일이 아니다. 기껏 결심을 한 뒤에도 얼마 가지 못해 흐지부지하는 자신을 책망해 왔다. 결심한 것은 지켜내어야 제대로 된 인간이라는 생각, 그러니 결심을 하고도 지켜내지 못한 나는 못난이라는 자책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말한다. 원래 새로이 결심한 것은 힘이 약한거라고. 그러니 약한 결심에만 맡겨두지 말고 먼저 몸이 나서라고.
 

몸을 일으키는 건 새로운 깨달음이다.p101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면 몸과 마음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 '느끼는 마음'과 '행동하는 몸'이 항상 모순되지 않도록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둘 중 누가 이기느냐 하면 당신의 더 완고한 부분이 이긴다.

TV 다큐멘터리에서 느낀 감동은 당신에게는 새내기에 해당하는 새로운 '마음'이다. 이 '마음'의 맞은 편에 지금까지 자격증을 따지 못하거나 운동을 하지 않았던 게으른 '몸'이 있다. 이 모순된 '몸'과 '마음' 중에서 어느 쪽이 승리할까? 새로운 자신과 예전의 자신을 비교해 보면 과연 어느 쪽이 더 강할까? 결론은 말할 필요도 없다. 지금까지 게을렀던 '몸'이 승리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새내기인 '도전하고 싶다'라는 '마음'이 승리하게 될까? 아주 간단하다. '몸'을 '마음'에 맞추면 된다. 새로운 '마음'의 지원군으로 새로운 '몸'을 동원해 행동을 이끌어냄으로써 마음과 몸의 모순을 제거하면 된다.

나는 예전에 새로운 이를 만나면 연결고리부터 찾으려는 사람들이 우스웠다. 어느 학교 무슨 과를 다닌다, 나왔다고 하면 생전 캠퍼스에서 마주칠 일도 없었을 학번을 대며 그 학번에 내 아는이가 있다고 하는가 하면, 전혀 교차할 지점이 없는 전공의 교수가 자기 사돈의 팔촌이라고 말을 꺼내는 사람들이...

그냥 지금 니 앞에 마주선 너와 나에 대해 이야기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었다. 지금은 내가 그러고 있다는 걸 깨닫게 될 때가 가끔 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그냥 그런 일인지 잘 모르겠다.

연결고리를 발견하라.p164

다른 사람과 연결고리를 잘 발견하기 위해서는 상대와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공감력이 뛰어난 사람은 융통성이 있고 갈등 상황에서 보다 쉽게 문제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는다.

상대방으로부터 호감을 이끌어내면 우리는 서로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을 내 편으로 만들기 위해 일단 그들과의 연결고리 찾기부터 시작하자.

취미는 무엇인지, 좋아하는 음악가는 누구인지, 가장 잘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등 아주 사소한 것부터 공통점을 찾아나가다 보면 그 사람과 많은 것을 공유할 수 있게 되고 관계도 한층 부드럽게 진전될 것이다.

p164 고민의 8할은 인간관계다.

==> 그런데 나는 별로 고민이 없고 그 알량한 양의 고민 중에도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은 거의 없다. 특히나 구체적인 누구누구 때문에 참 힘들다 류는 전무한 듯하고 나란 사람은 참 사교적이지 못해,라는 인식 정도만 하고 있다.

대신 내 고민의 대부분은 내가 커서 무엇이 될 것인가, 나는 무엇을 잘 할 수 있는가에 대한 것이다. 아직 덜 자란 것이 틀림없다.

p175
"나는 상대를 평가하거나 비난할 권리가 없다. 중요한 것은 내가 그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아니다. 그 사람이 자기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중요하다. 인간의 자존심에 상처 주는 일은 범죄다." 생떽쥐베리

나이가 들수록 상대방을 배려해야 한다는 생각은 든다.

1만시간의 법칙을 따라라p204

말콤 글래드웰이 설파했듯이 성공한 사람들은 '1만 시간'을 노력한 사람들이다. 이는 하루 8시간씩 10년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시간이다. 1만 시간 동안 그들은 실패를 밥 먹듯한 사람들이다...성공한 사람들 가운데 천재는 1%에 불과하다. 나머지 99%는 지독한 노력벌레들이다...성공은 어떤 한 개인의 타고난 특정한 능력에 의해 쟁취되는 성취가 아니다. 한 개인의 무서울 만큼의 노력에 의해 쟁취되는 성취다.

하루 8시간 일을 하고 있다. 3년 후면 그 영역에서 1만 시간을 채우게 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하는 영역에서 최고가 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는다. 하루 온종일 헌신적으로 집중하고 있지 않아서일까. 지금부터라도 충실하게 1만 시간을 채워보아야겠다. 우선은 1만 시간을 채울 대상부터 찾아야 한다는게 여전한 과제이긴 하다.

대학 때부터 고민해 온 일인데 남들이 하나의 통에 온전히 물을 들이부을 때 나는 여러 개의 통에 찔끔찔끔 물을 붓는 것 같은 생각에 불안했었다. 이래서야 어느 세월에 통을 가득채워 퍼줄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생각한다. 나라는 인간은 이것저것 찔끔찔끔하기를 좋아하게 생겨먹었다.(좋게 말하면 전인적 인간) 사람은 억지로 재미없는 일을 할 수는 없다. 그러니 남들보다 물통을 채우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만 그것까지도 즐겨보기로 하자,고.

p225
30대에 진입한 당신도 과거에 포기해버린 실패의 유령이 많이 있을 것이다. 그 유령들과 어디선가 만나게 된다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다시 한번 도전해 보자. 그것은 신이 주신 소중한 찬스다
.

요즘 그 유령을 다시 만난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한다. 착각이 아니길 바란다.

부릉부릉 내 마음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가솔린이 다 떨어지기 전에 새로운 가솔린을 얻을 수 있는 지점까지 달려가기.

그것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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