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기를 두려워 말아요 - 미술 치료사 정은혜의 공감 노트
정은혜 지음 / 샨티 / 2015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책은 미술치료사인 저자가 시카고에서 겪었던 치유의 순간들을 엮어낸 책이다. 첫 묶음은 시카고의 한 정신병원에서 1년 동안 겪었던 일이고 두 번째 묶음은 시카고의 청소년거주치료센터에서 청소년들과 함께 했던 일들이다. 중간 중간 저자가 직접 그림 그림들이 내용들에 대한 더 깊은 이해를 돕는다.

 책을 읽으면서 우리가 사회에서 버린 이방인들에 대해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 그들 또한 우리와 같은 사회의 일원이며 상상하기 힘든 상황들을 겪어내며 오롯이 그 자신을 지켜내기 힘들어서 아픈 마음들을 온몸으로 겪어내고 있는 이들임을 다른 세계..혹은 지구가 아닌 우주상에서 사는 것과 같이 멀게만 느꼈던 맘깊숙한 곳의 편견들을 아프게 건드린다.

 책은 미술을 매개로 그들을 공감하고 그들의 진정한 파트너가 되고자 했던 저자가 만났던 정신병동 환자와 청소년들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솔직한 시선으로, 또한 그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치료자의 따스한 시선으로 풀어나간다. 때론 매개를 미술로만 제한하지 않고 공간 또한 치료실만 고집하지 않는 저자의 내담자중심의 관점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으며, 저자가 만나는 이들의 삶이 앞으로도 평탄치 않으리라는 것을, 그래서 희망은 함께 기쁨을 나누었던 순간들에 있음을 전할 때 저자가 온전히 그들 입장에 서고자 하는 관점을 기반으로 진정한 치료를 실천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저자는 책속에서 스캇펙의 아직도 가야할 길의 내용들을 자주 언급하고 있다.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 미친 사람들을 보면, 왜 그 사람이 미쳤을까가 궁금한 것이 아니라 그런 어려운 상황에서 그 사람들이 왜 더 미치지 않았을까가 궁금해진다는 것이다. 문제가 많은 이들이지만 오로지 문제덩어리로만 보는 시선에 대해서 저자는 그러지 않아야 한다고 말한다. 우리의 삶도 그렇지 않은가. 늘 힘들기만 한 것도 아니며 늘 행복하기만 한 것도 아니다.

  여러 가지 면들이 복합적으로 한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것인데, 우리는 정신병동이나 치료센터의 환자들을 보며 그들의 삶에 대해 얼마나 관심을 갖고 바라봐줬는지에 대해 되묻게 한다. 지금 내 상황이 그 환자들만큼의 고통만으로 꽉차있지는 않지만 의욕이 생기지 않고 우울한 상황에서 캄캄한 터널을 지나고 있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이 책은 치유의 손길을 내민다.

  저자가 내담자들과 만난 순간순간들을 함께 기뻐하며 함께 슬퍼하고 함께 손잡고 나아가는 그 느낌들로 인해 책한 권이 마치 실제 저자가 내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이 각박해져갈수록 사람의 마음은 병들어가고 또 그마음들을 치유할 전문가들이 필요한 세상이다.사람을 사랑하는 일, 사람을 공감하는 일이 너무나 힘든 사회에서 외로움으로 병들어 가는 사람들이 많음을. 책을 읽으며 지금 나는 어떤 마음으로 살고 있는지, 타인에게 얼마나 공감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가까운 남편과 아이들에게 어떻게 대하며 살고 있는지 성찰하게 한다.

책의 마지막 부분은 앞으로 내가 살아가며 어떤 태도로 살아야할지 답을 얘기해주는 것 같다.

 

나도, 당신 덕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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