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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 스파이 ㅣ 미네르바의 올빼미 38
사라 윅스 지음, 유미래 옮김 / 푸른나무 / 2012년 7월
평점 :
파이 스파이(사라 윅스 글, 유미래 옮김, 푸른나무 펴냄)는 파이를 둘러싼 사람들의 다양한 가치관과 살아가는 방식을 만나면서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동화이다.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작가인 사라 윅스가 작곡과 노래도 한다는 소개 글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그리고 이야기와 함께 어우러진 14개의 파이 레시피에 담겨 있는 작가가 삶을 바라보는 시선에 깊은 공감을 느끼게 된다.
주인공 앨리스에게는 파이 만들기에 특별한 재능을 가진 이모가 있다. 그녀의 이름은 폴리. 이야기는 폴리이모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된다. 폴리이모는 입스위치 시내 한 귀퉁이 파이 가게에서 폴리만의 생각을 담은 파이를 만들었고 점점 큰 인기를 얻게 되었다. 전국적으로 유명해진 파이 가게 덕분에 작은 소도시 입스위치도 유명세를 타게 되었으나 폴리의 죽음으로 충격에 빠진다. 스노우 팻이란 고양이에게 파이껍데기 비법을 남겼다는 유언이 알려지면서 비법을 얻기 위해 소동이 벌어지고 결국 비법의 행방이 밝혀지면서 가족과 이웃들은 폴리의 마지막 선물에 감동하게 된다.
이 책은 ‘파이’라는 매개체를 중심으로 엄마와 딸, 이모와 조카, 언니와 동생, 이웃 등 다양한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파이’는 삶의 본질을 상징하며 이것을 대하는 다양한 삶의 방식에 따라 관계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여준다. 앨리스와 폴리는 ‘파이’로 인해 얻게 되는 것들보다는 ‘파이’를 맛있게 만들어서 그것을 나누는 행복을 소중히 여긴다. ‘파이’ 자체만으로 충분히 행복을 누리고 타인에게도 그 행복을 나누어 주는 삶을 살아간다.
폴리의 동생이자 앨리스의 엄마는 파이 만드는 재능을 가진 언니를 질투하고 그 재능을 이용하여 더 큰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 언니를 이해하지 못한다. ‘파이’자체보다 그로 인해 얻을 수 있는 부수적인 이익에 목적을 둔 시장과 부인, 그리고 폴리의 그늘에 가려 파이대회에서 준우승에 머물렀던 퀴젠베리는 눈 앞에 보이는 이익을 쫒느라 본질을 놓치고 살아가는 많은 사람들의 불행한 모습과 닮아 있다.
작가는 책 속에서 폴리의 삶을 ‘평생을 하늘이 내려준 자신의 재능에 감사하며 살았다. 파이가 좋아서 만들었고, 다른 사람들에게 즐겁게 나누어 주었다’ 고 표현하고 있다. 폴리는 마지막 생이 다할 때까지 삶이 추구해야 하는 본질에 충실했다. 또한 누구나 재능을 가지고 태어남을 믿고 그 재능을 갈고 닦아서 다른 이와 더불어 행복해지는 삶을 살도록 도와 주었다.
폴리의 삶은 인생의 소중한 가치는 각자 자신이 가진 고유한 재능에 감사하며 본질을 잃지 않고 살면서 다른 사람과 나누는 행복에 있다는 진리를 되새기게 한다. 세상을 살아가면서 만나는 사람들 중에 특히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고 롤모델로 삼고 싶어 하는 사람은 폴리와 같은 사람일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나는 어떤 재능을 가지고 있고 어떻게 살 것인가’라고 스스로에게 질문을 하게 된다. 책에 소개된 파이 레시피를 따라 파이를 만들면서 답을 찾아보고 ‘나만의 레시피’를 만들어봐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