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부인 - 상
기쿠치 간 지음, 양경미 옮김 / 이가서 / 2005년 8월
평점 :
품절


이 작품이 1920년대에 쓰인 것이라니, 놀랍다. 조금만 다듬어서 요새 드라마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흥미진진한 이야기. 순종적인, 전통적인 여성이 아닌, 상당히 앞서 간 당차다못해 남자를 희롱하는 여인으로 나오는 주인공 루리코가 바로 제목의 진주부인이다. 지금 읽어도 멋지고 매력적인 캐릭터인 그녀의 성격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주인공 루리코를 옥죄어 오는 황금의 힘에 의해 결혼하게 되었을 때, 다시 한번 그녀의 성격에 매료되었다. 아름답고, 뛰어난 재치가 있는데다 오기 또한 대단한 그녀. 자신이 스스로 복수하기 위해 결혼은 받아들인 것도, 첫날밤을 피하기 위한 여러 방책을 쓴 것도... 난 순전히 '루리코'라는 캐릭터에 끌려 끝까지 보았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남편 사후, 미망인이 되어서도 고위층 남성들을 농락하며 하루하루 보내는 생활을 이어가던 그녀에겐 '첫사랑'이라는 성지가 있었기에 순결을 지켜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상/하권으로 나뉘어 있는데 한번 손에 잡으면 순식간에 결말까지 읽어내리게 된다. 심리묘사와 빠르고 흥미로운 전개 때문에 1920년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보아도 재미있기 때문이다. 문학적인 가치가 있다기보다는 통속적이 소설이지만, 가끔은 이런 책도 괜찮다 싶다. 이 책을 보게 된 계기는 만화책 때문이었지만, 그런 것이 없더라도 볼 만한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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