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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 건설 ㅣ 스콜라 창작 그림책 112
이명환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6년 4월
평점 :
책 제목을 처음 보았을 때부터 마음이 오래 머물렀습니다. ‘마음을 짓는다’는 표현이 참 따뜻했거든요. 우리는 흔히 마음을 감정 정도로만 생각하지만, 이 책은 마음을 하나의 ‘집’으로 바라봅니다. 그리고 그 집이 무너지기도 하고, 금이 가기도 하며, 다시 보수되고 단단해질 수도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너 때문이야!”
친구의 날카로운 말 한마디가 아이의 마음집에 박힙니다.
무거운 미운말 때문에 벽이 흔들리고 결국 집 일부가 무너져 내리지요. 그 순간 등장하는 존재들이 바로 ‘마음 건설사 직원들’입니다.
기중기는 깊이 박힌 미운말을 조심스레 들어 올리고, 포클레인은 부서진 잔해를 치웁니다. 그리고 따뜻한 기억, 행복했던 순간들로 새 벽돌을 만들어 다시 집을 짓기 시작합니다.
친구와 함께 먹었던 아이스크림, 자전거를 타며 느꼈던 바람, 누군가의 다정한 말 같은 기억들이 새로운 벽이 됩니다. 그렇게 마음집은 이전보다 더 넓고 단단하게 다시 세워집니다.
이 책이 특별했던 이유는 ‘회복’을 아주 구체적으로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아이들에게 “괜찮아”, “마음을 단단히 먹어”라고 말하는 건 쉽지만, 정작 어떻게 회복하는지는 잘 알려주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마음 건설』은 마음의 회복 과정을 눈에 보이는 건축 작업처럼 표현합니다.
창문을 열어 환기하듯 잠시 쉬기.
먼지를 털어내듯 몸을 움직이기.
벽돌을 새로 쌓듯 좋은 기억을 떠올리기.
추상적인 감정을 아주 실제적인 행동으로 연결해 주는 그림책이지요.
특수교사인 저는 이 책을 읽으며 교실 속 아이들의 ‘마음집’을 떠올렸습니다.
장애학생들 중에는 작은 실패에도 마음이 쉽게 무너지는 아이들이 있습니다. 자신의 감정을 말로 설명하기 어려워 화를 내거나 울음으로 표현하는 아이도 있고요. 반대로 겉으로는 아무렇지 않아 보이지만 마음속 벽에 금이 간 채 버티고 있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그럴 때 교사는 단순히 문제 행동만 바라봐서는 안 된다는 걸 다시 느끼게 됩니다.
지금 이 아이의 마음집에는 어떤 균열이 생겼을까.
무슨 말이 이렇게 깊게 박혔을까.
어떤 기억이 새로운 벽돌이 되어줄 수 있을까.
결국 교육은 지식을 채우는 일 이전에, 아이가 다시 자기 마음을 믿고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무엇보다 좋았던 건 이 책이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말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오히려 누구나 마음이 흔들리고 금이 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중요한 건 무너지지 않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고쳐 나갈 수 있다는 믿음 아닐까요.
요즘은 어른도 아이도 모두 정신적 피로가 큰 시대를 살아갑니다. 결과와 속도를 요구받고, 비교와 평가 속에서 쉽게 지치지요. 그래서인지 회복탄력성이라는 말이 교육적으로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마음 건설』은 그런 시대에 아이들에게 조용히 말해주는 책 같습니다.
“지금 네 마음집에 금이 갔구나.”
“하지만 괜찮아.”
“다시 지을 수 있어.”
집도 오래 살려면 꾸준히 돌봐야 하듯, 마음도 그렇습니다.
환기가 필요하고, 청소가 필요하고, 때로는 보수가 필요합니다.
오늘 여러분의 마음집은 어떤 모습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