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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이 너에게 다가오는 중 ㅣ 문학동네 청소년 51
이꽃님 지음 / 문학동네 / 2020년 10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 글은
운 또는 행운? 타이밍? 운명의 장난 등으로 불릴 수 있는 어떤 기운 또는 존재의 시점에서 쓰여진 책이다. 그것은 말한다.
12쪽. 내가 관심 있게 지켜보는 이들은 이런 사람들이다.
인생이 마구 장난을 쳐 대는데도 견디는 방법밖에 모르는 사람들. 인생에게 걷어차여 정신을 못차리면서도 절대 물러서지 않는 사람들. 어떻게 해서든 인생의 구렁텅이에서 벗어나게 만들고 싶은 사람들. 이들이야말로 내가 존재하는 이유다. 라고.
그래서 그것이 어떻게 할 것인가 지켜봤다. 소설을 읽는 내내 답답하고 화가 났다.
왜 니가 행운이라면서 암것도 안하냐고.
쟤네 너무 힘들어보이지 않느냐고 말이다. 마치 내가 내 삶속에서 내가 그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야기 속의 고통은 실제로, 어이없게도 현실 속에서도 많이 존재한다.
나는 그런 것들을 많이 와봤다. 작가도 소설속에 이렇게 말한다.
38쪽. 은재를 둘러싸고 있는 이 지독한 것들이 오로지 은재에게만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착각일뿐이다. 주먹을 쓰지 않아도, 발길질을 하지 않아도 폭력은 만들어질 수 있다.
사람들은 흔히 말한다. 도움의 손길을 내밀라고.
하지만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본 사람들은 안다.
45쪽. 지옥불에서 누군가 당신에게 도와 달라고, 살려 달라고 손을 내밀면 당신은 그것을 맞잡을 용기가 있을까. 손을 잡으면 같이 지옥불에 휩쓸리고 말 것이다. 꼭 그럴 것만 같다. 이게 지옥에 사는 사람들이 지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다.
지금도 많은 부모들이 자기의 자녀가 자기의 소유물인양, 함부로 대하고 힘들게 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알아야 한다.
138쪽. 가끔 그런 부모들이 있다. 온갖 폭언과 폭력에도 부모를 이해하기 위해 애쓰는 아이들의 모습을 온순하거나, 별 탈 없이 커주는 거라고 믿는 등신 같은 부모들이. 안일한 당신들의 생각과 달리 아이들은 점점 멀어지고 있다. 아이들이 당신보다 힘이 세지고, 더 이상 두렵지 않을 때 뒤로 돌아보지 않고 당신을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그건 인생이 던지는 바보 같은 장난이 아니다. 그건 인생의 법칙이다.
그렇다해도 삶을 놓아버릴 수는 없다.
이 소설은 그것을 말하고 있다. 자신의 삶을 부여잡고 놓지 않을 용기- 그러다 보면 정말 행운이 올 수도 있다고. 삶이 달라질 수도 있다고. 그러기 위해선 필요한 게 있다고.
그게 '관심'이라고. 뭔가 구체적으로 거창한 무엇을 한다는 생각이 아니라, 눈길 한 번, 마음 한 번이 누군가의 구원이 될 수 있다고 말이다.
최근 뉴스에서도 많이 만나보는 안타까운 사연들.
사실은 바로 내 옆일 수도 있는 실제다.
우리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어쩌면 너무 시시해보이고 너무 쉽게 느껴지는 그것 "관심"이다.
(밑줄)
105쪽. 진짜 사랑은,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좋아해 주는 거다. 살을 조금 더 빼면, 키만 조금 더 크면, 말을 조금만 더 잘하면, 공부를 조금만 더 잘하면.... 끝없이 부족한 점을 이야기 하는 것이 아니라 당신의 모든 것을, 그 전부를 좋아해 주는 것. 그것이어야만 한다.
119쪽. 참 이상하세도 혼자 비를 맞을 땐 비참했는데 함께 맞으니 즐거워진다.
161쪽. 죽지 못해 산다고 말하기 전에 한번 끝까지 잡아 볼 거야.
내 인생이잖아. 난 절대로 포기 안 해. 끝까지 물고 늘어질 거야.
181쪽. 인생이 당신을 구해 줄 거라고? 개소리 말라지. 인생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 당신의 인생은 당신이 구해야만 한다.
196쪽. 누군가에게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을 하라고 한다면 그렇게 힘든 일을 어떻게 하느냐고 대답할 것이다. 어떤 이는 감히 엄두도 내지 못할 거고, 어떤 이는 내 인생도 힘든데 어떻게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느냐고 물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일이 그거 관심을 가져 주는 것이라고 하면 아무도 믿지 않을 것이다. 고개를 젓고 헛소리 말라며 코웃음을 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토록 간단한 것이 인생의 비밀이다.
197쪽. 이 바보야. 몰랐냐? 너희는 다 할 수 있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