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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 - AI를 도구를 넘어 무기로 만드는 질문의 힘
박용후 지음 / 경이로움 / 2025년 7월
평점 :
안녕하세요?
인제대학교 경영학과 배성윤 교수입니다. 저는 매년 100편 이상의 경제경영, 의료, 심리 등 전공분야와 인문, 사회과학, 자기계발 등 교양분야의 도서를 읽고 서평을 남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북코스모스 서평단에 선정되어 최근 출간된 서태양 저자의 <운의 메커니즘>을 읽고 간단히 소감을 남겨볼까 합니다.
오늘 제가 들고 온 책은 ‘관점 디자이너’로 유명한 박용후 작가의 신작, 『생각의 주도권을 디자인하라』입니다.
미국의 소설가 윌리엄 깁슨(William Gibson)은 “미래는 이미 와 있다. 다만 널리 퍼지지 않았을 뿐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인공지능이라는 더 이상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고 이미 와 있지만, 여러분 곁에 얼마나 가까이 와 있다고 느끼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죠. 이 책은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우리 인간이 어떻게 서핑을 즐길 수 있을지, 가이드라인을 담은 책이라 할 수 있겠네요. 저와 함께 이 책의 매력이 무엇인지 한번 살펴보실까요?
저자 소개: ‘관점’에서 ‘질문’으로, 시대를 꿰뚫는 디자이너, 박용후
박용후 작가는 이미 『관점을 디자인하라 - 없는 것인가, 못 본 것인가?』(2013년, 프롬북스)를 통해 우리에게 ‘당연함’에 대한 유쾌한 반란을 선사한 ‘관점 디자이너’입니다. 그의 저서는 2013년에 출간되었는데, 2025년 현재 5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초대형 베스트셀러이죠. 이 책이 이토록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단순히 ‘다르게 보라’는 메시지를 넘어, 우리에게 익숙한 기업들의 성공 사례를 통해 ‘관점의 전환’이 어떻게 실질적인 가치를 창출하는지를 명쾌하게 보여주었기 때문입니다. ‘없던 것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있던 것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혁신이 시작된다는 그의 주장은, 무한 경쟁에 지친 독자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었습니다.
그는 카카오, 우아한형제들 등 혁신 기업들의 홍보와 마케팅 자문을 맡으며 얻은 통찰을 바탕으로, 늘 현상의 이면을 파고드는 날카로움을 보여줬습니다. 이번 책에서 그는 자신의 전문 영역인 ‘관점’을 ‘질문’이라는 구체적인 무기로 발전시켰습니다. AI 시대에 기술 활용법이 아닌 인간 고유의 사유 능력을 강조하는 그의 접근은, 이 책의 저자로서 더할 나위 없는 적임자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이 책의 핵심 메시지: AI의 주인이 될 것인가, 노예가 될 것인가?
이 책은 “AI 시대, 인간의 가치는 ‘정답’을 찾는 능력이 아니라 ‘질문’을 만드는 능력에 있다”고 단언합니다. 그는 인간의 학습과 인공지능(또는 대형언어모델)의 학습 방식의 차이점을 설명합니다. 가령, 어린아이가 ‘고양이’를 배우는 과정을 생각해 보시죠. 아이는 단 몇 번만 봐도 흰 고양이, 검은 고양이, 심지어 만화 캐릭터 ‘헬로키티’까지 ‘고양이’라는 본질을 직관적으로 꿰뚫습니다. 하지만 AI에게 고양이를 가르치려면 수백만 장의 고양이 사진 데이터를 입력해야만 하죠. 그러고 나서 엉뚱하게 그린 고양이 그림을 보여주면 AI는 ‘데이터에 없는 패턴’이라며 고개를 갸웃거릴 수 있습니다. 인간은 적은 정보로 맥락과 본질을 파악하지만, AI는 방대한 데이터로 패턴을 학습하기 때문입니다.
AI는 인간보다 더 ‘객관적’일 수 있지만, 그렇기에 오히려 인간의 세계관과 충돌할 가능성도 큽니다. 예를 들어,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를 피할 수 없는 긴급 상황에 처했다고 가정해 봅시다. AI는 탑승자의 안전, 보행자의 나이, 사회적 기여도 등 프로그래밍된 변수를 기반으로 ‘누구를 희생하는 것이 더 효율적인가’를 계산하여 판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운전자라면 그런 계산을 할 수 있을까요? 아마도 짧은 순간에 윤리적 딜레마와 감정적 동요 속에서 비합리적일지라도 차마 보행자를 향해 핸들을 꺾지는 못할 것입니다. 이처럼 AI의 ‘객관적 최적해’는 인간의 ‘윤리적 최소치’와 충돌할 수 있습니다. 그 차이가 바로 판단의 방향을 바꾸는 핵심 요소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인공지능은 단지 똑똑한 기계가 아니라,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보는’ 또 하나의 지성체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관점의 힘이 중요해지는거죠.
이제 우리는 ‘세상을 보는 방식’이 하나가 아니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그리고 인간을 넘어서는 인공지능이 등장한 지금, 우리는 이 새로운 존재가 세상을 어떻게 이해하고 판단할지를 미리 상상하고, 대비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AI를 단순히 편리한 ‘도구’로만 봐서는 결국 AI가 내놓는 답변의 틀에 갇히게 될 것이라 경고합니다. 대신, AI를 나의 지적 탐험을 위한 ‘무기’로 삼아 ‘왜(Why)’와 ‘만약에(What if)’라는 질문을 던질 때 비로소 생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말합니다.
AI 시대에 중요한 것은 더 많이 아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힘입니다. 정답보다 질문, 지식보다 태도, 이 책은 그 전환점을 정확히 짚어주죠. 결국 이 책은 AI 활용 기술서가 아니라, 변화하는 세상의 본질을 꿰뚫고 자신만의 답을 창조해나가는 방법에 대한 철학적, 전략적 가이드입니다.
당신의 뇌를 깨우는 문장들
“인간은 단편적으로 진실이 아닌 해석된 세계를 감각할 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존재하는 감각의 수만큼 겹겹이 존재한다.”
박쥐는 어두운 동굴 속에서 날아다니기 위해 시각이 아니라 초음파 반향정위를 이용합니다. 입이나 코를 통해 초음파를 내보내고, 주변 사물에 부딪혀 돌아오는 메아리를 감지해 장애물의 위치를 파악하죠. 이들에게 ‘보는 것’은 곧 ‘소리를 듣는 것’입니다. 사람은 눈으로 보고, 박쥐는 소리로 보고, 다른 동물들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주변 세계를 감지하죠. 즉, 세상은 단 하나의 방식으로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각 생물은 자기가 가진 감각 체계 안에서만 세계를 이해할 수 있죠. 따라서 우리 인간이 인식하는 현실은 실제와 다를 수 있고, 그것은 언제나 ‘해석된 진실’일 뿐입니다. 이처럼 인간의 인식은 제한적이며 그 인식 바깥에 존재하는 다른 방식의 ‘보기’가 가능하다는 점을 우리는 이해해야 합니다. 우리가 세상을 보는 방식과 AI가 세상을 보는 방식이 다르다는 점을 이해하고 우리가 어떻게 AI를 활용하고, AI와 공존할 수 있을지 고민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당신은 제페토인가, 프랑켄슈타인인가?
이 질문은 AI를 대하는 인간 창조자의 두 가지 상반된 태도를 묻습니다. 제페토는 이탈리아 작가 카를로 콜로디의 소설에 등장하는 목수의 이름입니다. 그는 놀라운 나무 인형, 피노키오를 창조하죠. 피노키오를 아들처럼 여기며 사랑과 책임감으로 올바르게 이끈 창조자입니다. 즉, AI를 인류에게 이로운 방향으로 발전시키고 끝까지 책임지는 태도를 상징하죠. 반면, 영국 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에는 빅터라는 과학자가 등장합니다. 그는 생명을 지닌 존재를 창조하지만 그것을 두려워하죠. 그의 이름은 빅터 프랑켄슈타인입니다. 흔히 우리는 괴물의 이름으로 알고 있지만, 실제로는 괴물을 창조한 사람이죠.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체를 창조하고도 그 흉측함에 놀라 외면하고 버린 무책임한 창조자입니다. 결국 그의 피조물은 괴물이 되어 돌아왔죠. 이는 통제 불가능한 AI를 만들어내고 그 위험을 방치하는 태도를 의미합니다. 결국 이 질문은 우리에게 묻는 것입니다. "AI 시대의 주도권을 쥐고 선한 영향력을 이끄는 설계자가 될 것인가, 아니면 통제 불능의 괴물을 만들어내는 방관자가 될 것인가?"
“내가 틀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이 질문은 자신의 한계를 인정하고 열린 태도로 배우려는 겸손의 표현이 아닙니다. 오히려 인간이 AI와 공존하기 위해 반드시 갖추어야 할 인식의 자세이며, 사고방식을 근본적으로 전환시키는 열쇠입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알고 있는가’가 아니라 ‘지금 알고 있는 것들 중 어떤 것이 틀릴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성찰하는 태도입니다. 빠른 기술 변화 속에서 과거의 진리는 하루 아침에 오류가 될 수 있으니까요. 인간의 고정관념과 확신을 포기하는 속도가 기술 발전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면, 결국 진보는 멈추게 됩니다. 지식의 암기는 AI가 대체하지만,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질문은 오직 인간의 몫임을 명확히 하는 문장입니다.
“정답을 찾는 시대는 끝났다. 좋은 질문으로 ‘나만의 정답’을 만들어가는 시대가 시작되었다.”
획일화된 정답에서 벗어나, 각자의 고유한 질문을 통해 자신만의 해답과 길을 창조해야 한다는 시대적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질문의 중요성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입니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퍼지면서 또 다른 오해를 낳기도 했는데요. 바로 모든 질문은 가치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모든 질문이 통찰과 지혜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질문을 단순한 호기심의 표현으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생각의 방향을 설정하는 출발점으로 이해해야 합니다. 어떤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생각의 경로와 도달하는 결론은 전혀 달라질 수 있죠. 질문하지 않는 사람과 질문하는 사람의 차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겁니다. 그리고 질문하는 사람들 사이에서도 자신의 질문을 되돌아보는 사람과 단지 질문만 하는 사람 사이의 격차는 극명하게 나타날 겁니다.
이 책의 장점: AI 담론의 판을 바꾸는 새로운 관점
시중에 쏟아지는 AI 관련 서적들이 ‘ChatGPT 사용법’과 같은 기술적 측면에 매몰될 때, 이 책은 과감히 인문학적 사유의 영역으로 독자를 이끕니다. AI를 다루지만 결국 인간의 ‘생각하는 힘’에 집중함으로써, 유행을 타지 않는 근본적인 역량을 이야기합니다. 추상적인 ‘창의성’이나 ‘비판적 사고’를 ‘질문’이라는 구체적인 행위로 연결시켜 독자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천해볼 수 있도록 안내한 점은 이 책이 가진 가장 큰 미덕입니다. 물론 이런 인문학적 사유의 영역으로 AI를 다루어야만 책의 신선도, 또는 보다 직접적인 말로는 스테디셀러가 될 가능성이라고 할까요? 독자들 사이에서 관심도가 좀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는 영업 비법이기도 합니다만. ^^
이 책의 아쉬운 점: ‘어떻게’에 대한 갈증
‘질문의 중요성’이라는 ‘무엇(What)’과 ‘왜(Why)’에 대해서는 탁월한 통찰을 제공하지만, ‘좋은 질문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How)’에 대해서는 다소 추상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질문의 힘을 역설하지만, 독자가 자신의 분야에서 직접 좋은 질문을 설계하고 훈련할 수 있는 체계적인 프레임워크나 워크북 형태의 가이드가 있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겁니다. 언제나 독자들의 갈망은 “알겠어. 그래서 어떻게 하지?”에 있으니까요. 철학적 방향 제시에 비해 실용적 도구의 제시가 부족하다는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추천 대상: AI가 두려운 당신, 질문으로 돌파하라!
자신의 일이 AI로 대체될까 봐 막연한 불안감을 느끼는 직장인
단순 지식 전달을 넘어 학생들의 사고력을 키워주고 싶은 교육자
쏟아지는 정보 속에서 자신만의 중심을 잡고 싶은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
팀원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야 하는 리더
자, 이제 당신의 차례입니다. 당신의 질문은 AI를 똑똑한 비서로 만드시겠습니까, 아니면 당신을 생각 없는 껍데기로 만들게 내버려 두시겠습니까? 이 책은 그 갈림길에서 당신의 뇌를 깨우는 가장 유쾌한 알람이 되어줄 것입니다. 부디, 알람을 끄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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