且夫水之積也不厚, 則其負大舟也無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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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부수지적야불후즉기부대주야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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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이 얕으면 큰 배를 띄울 수 없어.

覆杯水於坳堂之上, 則芥爲之舟, 置杯焉則膠,水淺而舟大也.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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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배수어요당지상즉개위지주치배언즉교,수천이주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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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면 마루 위 얕게 패인 부분에 물 한 잔을 엎어 봐라. 풀잎은 띄울 수 있어도 잔을 그위에 놓으면 뜨는게 아니라 마루에 딱 붙어버리지. 물은 얕고 배는 크기 때문이야.

風之積也不厚, 則其負大翼也無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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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지적야불후즉기부대익야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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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찬가지로 바람이 많이 쌓이지 않으면 큰 날개가 타고 오를 수가 없어.

故九萬里, 則風斯在下矣, 而後乃今培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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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만리즉풍사재하의이후내금배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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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구만리를가려면 바람이 아래에 많이 있은 후에야 바람을 탈수 있어.

背負靑天而莫之夭閼 者而後乃今將圖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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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부청천이먁지요알자이후내금장도남                   펼친 부분 접기 ▲

그래서 푸른 하늘을 등에 이고 나면 거침 없지. 그런 후에야 남쪽으로 가는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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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가 큰 새를 위한 위로!

앞서 장자는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이 큰 새, "붕"이 북쪽에서 남쪽으로 큰 바람을 타고 간다는 얘기를 했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 "제해"라는 기록도 인용했다. 이번에는 그 큰 새가 왜 날기 어려운지를 물리적으로 설명한다. 이 새는 한번 날려면 바람이 모이길 기다려야 하므로 우리는 그 새가 나는 것을 자주 볼 수 없다. 평생 못 볼 수도 있다!

날개가 하늘에 드리운 구름처럼 큰 붕은 그 날개를 띄워줄 바람이 없으면 날 수가 없다. (당연하다!) 그러니 평소에 날지 못하는 이 새는 얼마나 많은 모욕과 멸시를 당했겠는가? 지상에서는 아무 쓸모없는 날개를 감출 수도 없이 질질 끌고 다녀야 했을 것이며, 사람들은 그런 쓸모 없는 날개를 가진 붕에게 "너도 새냐?"라고 비웃었을 것이다. 당장에 날 수 있음을 증명하지 못하는 붕은 그 멸시를 오로시 감당했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랜 기다림 끝에 날개를 펼만한 바람이 모이면 푸른 하늘을 등에 지고 유유히 북에서 남으로 가로지르게 될 것이다. 너희들은 갈 수 없는 곳에 나는 도달할 것이다. 붕이 받은 수모는 잊혀질 것이다.


이것이 날개가 커서 슬픈 새, 붕에게 주는 장자의 위로이다. 붕은 그 신체적 특징으로 인해 새가 아닌 듯 보이나, 그 새는 높이 날기 위해 기다리는 중이다. 모든 조건이 무르익을 때까지 견디는 중이다. 


어쩌면 이 "붕을 위한 위로"가 장자가 스스로에게 주는 위로라고도 생각했다. 착실히 공부해서 각종 이론을 섭렵한 후 제후의 마음에 쏙 들만한 말솜씨를 갈고 닦아, 한 나라의 책사 노릇을 하고, 그래서 명예롭고 부유하게 사는 삶. 당시의 지식인들이 원하던 삶이었다. (지금과 별로 다르지 않다)

장자와 동시대를 살던 맹자는 그런 삶을 원해서 제후들의 스승이 되고자 했으나 기어이 이익보다 의로움을 앞세우다 받아들여지지 못한 사람이다. 진정 한 나라의 이익과 강함을 역설하던 소진과 장의 같은 유세가(외교관이자 정치인)들은 어마어마한 권력과 부를 누렸다. 그들이 집에서 쉬면 천하가 조용하고 그들이 6국을 분주히 오가면 전쟁이 끊일 날이 없었다던 때. 모두가 공부해서 출세하길 바라던 그 때, 장자는 오히려 그런 삶이 수많은 사람들의 삶을 파괴하고, 행복을 방해하고, 수명을 단축시키는 일일 뿐이라고 역설했다. 


장자는 거리에서 사람들의 편협한 상식과 막연한 환상(이루어지지도 않을 소망)에 돌을 던지고 살았다. 모든 사람들이 "안되는 건 되게 하라"며 불구덩이로 뛰어들 준비를 할 때 "그렇게 뼈빠지게 고생하다 죽어"라고 외쳤다. 행복하고 싶다면서 불구덩이로 뛰어든다고? 제정신이야? 말로는 유유자적 평온한 삶을 원한다지만 그런 삶은 소수의 사람들이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을 착취해서 가능한 삶이라는 것을 장자는 꿰뚫어보았다. 모두 부자가 되어 남의 서비스를 제 것인양 누리고 사는게 불가능하지만 마치 가능한 것처럼 말하는 위선과 거짓. 그걸로 누가 이득을 보는가? "행복"을 다시 정의하지 않으면 우리는 모두 유용한 노예가 될 뿐임을 장자는 이미 알았다. 유용한 노예가 되기 위해 모든 노력을 아끼지 않는 우리, 장자의 말에 귀기울여 봐야 하지 않는가?

 

남들이 모두 행복이라 말하는 것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는 장자를 사람들은 날지 못하는 붕새 취급을 했을 것이다. "아니, 공부는 해서 뭐해? 저렇게 가난하게 살걸? 가족 고생만 시키잖아. 사람이 밥값은 해야지? 무슨 말같잖은 소리만 저렇게 하고 다녀?" 평온함과 행복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가진 장자에게 쏟아졌을 비난들, 공부해서 출세는 커녕 취직도 어려운 요즘 세대가 견뎌야 할 모욕이었을지도 모른다. 

장자는 새가 날려고 해도 조건이 갖춰져야 함을 말한다. 아무리 높이 나는 새도 바람이 없으면 날지 못한다. 반대로 작은 새들은 큰 바람이 불면 날지 못한다. 바람에 날아가 버릴 뿐.... 그런데 바람만 모이면 뭐하나? 아무리 큰 날개를 가지고 태어났어도 날기를 준비하고 있지 않으면 마침 불어오는 태풍에 작은 새들처럼 두려움에 딸면서 그 큰 날개로 눈을 가리고 몸을 감싸고 숨어 버릴 것이다. 불가능한 꿈을 꾸지 않는 사람은 현실을 직시하지도 못하는 법이다. "나의 꿈은 왜 여기서 불가능한 걸까?" 이런 질문에 답을 찾는 노력에서 환상이 깨질 수도 있다. 불안과 두려움. 그걸 이기고 바람이 모일 때까지 날 준비를 하느냐? 아니면 달콤한 안락을 약속하는 곳으로 숨어 버릴 것인가?


장자가 살던 시대의 사람들과 지금 사람들의 욕망은 크게 다르지 않다. 담배를 피우고 자기가 좋아하는 위스키를 마시기 위해 집을 포기하고 떠돌이 생활을 하는 젊은 여자 "미소"의 삶은 여전히 불안해 보이고 비난의 대상이 된다.(영화 "소공녀") 어쩌면 내 생에 붕의 비상은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비관적인 생각이 든다.) 성공과 출세를 욕망하는 회로가 어디 그리 쉽게 변하는가? 역사가 시작한 이후로 면면히 공고히 이어진 욕망이다. 하지만 그런 강렬한 욕망 아래로 비난 받으면서도 매력적인 장자의 사상도 사라지지 않고 이어져오고 있다. 이게 의미하는 것이 무엇일까?

장자의 사상이 사라지지 않은 이유는 출세를 위한 삶이 다가 아니란 걸 믿는 사람을 위한 바람이 되어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역사시대를 살고 있는 인간의 무의식 어딘가에 잠재되어 있는 전역사시대의 흔적이라고 해야할까? 세상에 평지돌출하는 사상은 없다. 장자의 책으로 전해지는 장자의 사상도 그 당시 비주류들의 사상이 종합되어 전해진 것이라 생각한다. 도가의 소박한 삶, 양주의 위아주의, 농가의 자립적인 생활 추구 등의 사상이 장자라는 사람을 키웠고, 그의 입으로 전해지는 사상은 대량 노예를 생산하는 역사적인 삶의 구조에 의심을 품도록 했을 것이다. 장자도 왜 그런 삶에 의심을 품었을까? 나는 장자도 역사 이전의 기억, 인류의 무의식이 꿈틀거렸다고 생각한다. 인간은 역사시대보다 더 오래 계급과 차별없는 전역사의 시절을 겪었음에도 까맣게 잊고서 피라미드식 계급사회를 열었다. 이것이 역사시대다. 계급 사회는 봉건사회나 지금 민주주의 사회나 다를 게 없다. 모두가 피라미드의 꼭대기로 올라가려고 하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이건 뭔가 잘못 된 것이 아닌가? 싶을 때 오랜 무의식은 깨어날 수 있다. 이런 삶만이 옳은 것인가? 하는 의심이 우리 눈을 가리는 투명한 유리창에 금을 낸다. 그 금을 따라가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장자 같은 사상가들이 무수히도 많다. 출세를 가르치는 스승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스승들도 무수히 많다는 사실. 그것이 붕새의 비상을 떠받치는 바람들이다. 그렇게 지금 여기서도 불가능한 꿈을 꾸는 사람들을 떠 받치는 바람. 너만 바라는 바람이 아니란다. 영화 <소공녀>의 미소가 자기 짐을 끌고 이 집 저 집 전전함에도 "미소"를 잃지 않을 수 있는 것, 지금도 수많은 사람들이 "상상"이라며 불가능한 꿈을 꿀 수 있는 것, 이 모든 것이 사실은 붕새의 비상이라고 하고 싶다. 정말 붕새가 날아오른다면, 그게 현실이라면 이제 붕새는 또 다른 꿈을 꾸어야 한다. 그래야 붕새다. 그래야 장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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