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좀 열어 주세요 - 무섭고도 슬픈 우리들의 이야기 머스트비 단편집
조경희 외 지음, 박지윤 그림 / 머스트비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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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문 좀 열어 주세요

조경희 ㅣ 머스트비


처음 표지를 봤을 때 자연스럽게 공포 동화를 떠올리게 된다.

어둡고 서늘한 분위기 때문에 살짝 긴장하게 되지만, 막상 읽기 시작하면 이 책은 단순히 무서움을 주는 이야기가 아니라는 걸 금방 알게 된다.


『문 좀 열어주세요』는 외로운 아이들과, 그 아이들의 마음을 제때 바라보지 못한 어른들 사이에서 생겨나는 감정들을 다섯 편의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공포라는 장르를 빌리고 있지만, 이야기의 중심에는 늘 슬픔과 상실, 그리고 혼자 감당해야 했던 마음들이 놓여 있다. 그래서 무섭기보다는 서늘하고, 자극적이기보다는 오래 남는 분위기를 만든다.


수록된 다섯 편의 이야기는 모두 우리 주변에서 충분히 일어날 법한 상황에서 출발한다. 학교, 가정, 이웃, 아파트 단지처럼 익숙한 공간이 배경이 되기 때문에 이야기에 더 쉽게 몰입하게 된다. 현실과 맞닿아 있는 설정 덕분에 공포의 온도도 과하지 않고, 긴장감은 있지만 끝까지 읽어 나가기 부담스럽지 않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감정을 다루는 방식이다. 슬픔이나 두려움을 억지로 설명하거나 교훈으로 정리하지 않는다. 그저 그런 감정이 생길 수밖에 없는 상황을 보여주고, 인물들의 선택과 반응을 따라가게 만든다. 읽는 동안 자연스럽게 인물의 마음에 가까워지고, 어느 순간에는 나와 주변을 떠올리게 된다.


각 이야기마다 분위기는 조금씩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남는 것은 ‘외면’이라는 키워드다. 누군가의 마음을 제대로 들여다보지 않았을 때 생겨나는 오해와 두려움, 그리고 그로 인해 커지는 공포가 이야기 속에 차분히 쌓여 간다. 그래서 이 책의 무서움은 갑자기 튀어나오는 장면보다, 조용히 번지는 감정에 가깝다.


공포 동화라는 이름이 붙어 있지만, 지나치게 자극적이지 않고 이야기에 힘이 있다. 한 편 한 편 읽다 보면 긴장감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다음 이야기를 넘기게 되고, 다 읽고 난 뒤에는 묘하게 마음이 가라앉는다. 무섭고 슬픈 이야기를 읽었는데도, 이상하게도 감정이 정리된 느낌이 남는다. 『문 좀 열어주세요』는 공포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감정이 담긴 이야기를 좋아하는 독자에게도 잘 어울리는 책이다. 무서움으로만 기억되기보다는, 이야기 뒤에 남는 여운이 더 오래가는 동화집.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마음을 건드리는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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