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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랑이의 어항 탈출기 ㅣ 샤미의 책놀이터 22
임수경 지음, 봄하 그림 / 이지북 / 2026년 1월
평점 :

*도서 제공*
팔랑이의 어항 탈출기
임수경 글 ㅣ 이지북
우리아이는 집에서 ‘엘리자 베타’라는 이름을 지어준 베타를 키우고 있다.
그래서인지 『팔랑이의 어항 탈출기』는 책장을 넘기기 전부터 유독 마음이 먼저 가 닿았다. 작은 어항 안을 유유히 헤엄치는 물고기의 삶을 이미 가까이에서 보고 있는 아이에게, 팔랑이의 이야기는 단순한 동화가 아니라 조금은 현실에 닿아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을 것이다.
『팔랑이의 어항 탈출기』는 바다초등학교 어항에 살게 된 물고기 팔랑이의 이야기다. 예쁜 색깔에 이끌려 학교로 오게 되었지만, 팔랑이에게 어항은 안전한 보금자리이자 동시에 벗어나고 싶은 공간이다. 헤어진 엄마를 다시 만나고 싶다는 소망은 팔랑이를 끊임없이 움직이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아이들과의 특별한 만남이 시작된다.
이 책이 인상적인 이유는 이야기가 ‘탈출’이라는 하나의 목표만을 향해 달려가지 않는다는 점이다. 팔랑이는 어항 속에서 아이들의 고민을 듣고, 아이들은 팔랑이를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들여다본다. 친구와의 다툼, 질투, 서툰 사과, 관계 속에서의 불안함 같은 학교생활의 풍경이 물고기의 시선으로 담담하게 그려지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 역시 누군가의 훈계가 아니라 아이들 스스로의 선택으로 이어진다.
특히 ‘모두의 어항’이라는 설정은 아이들이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벌을 받는 장소가 아니라, 마음을 가라앉히고 생각을 정리하는 장소가 된다는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을 단정 짓지 않는다. 잘못보다 과정을, 결과보다 마음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야기 전반에 따뜻하게 흐른다.
팔랑이는 도움을 받는 존재이면서도 동시에 아이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존재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지는 응원, 조용하지만 분명한 지지가 이야기를 읽는 내내 마음에 남는다. 그래서 이 책은 읽고 나면 ‘잘해야 한다’는 다짐보다 ‘다시 해볼 수 있겠다’는 용기가 먼저 남는다.
『팔랑이의 어항 탈출기』는 성장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결코 서두르지 않는다.
아이들이 각자의 속도로 고민하고, 넘어지고, 다시 손을 내미는 과정을 차분히 지켜본다.
학교생활 속 관계와 감정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싶은 어린이에게,
그리고 아이의 마음을 조금 더 이해하고 싶은 어른에게 이 책을 조심스럽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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