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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한국 풍수다 - 대자연활용법 창조론
박무승 지음 / 집사재 / 2025년 12월
평점 :

*도서 제공*
이것이 한국 풍수다
박무승 글 ㅣ 집사채
풍수라는 말에는 늘 두 가지 감정이 함께 따라온다. 한쪽에서는 오래된 지혜로 존중받고, 다른 한쪽에서는 여전히 미신처럼 취급된다. 이 책은 그 경계에 서서, 풍수를 믿으라고 설득하기보다는 왜 풍수를 이해해야 하는가를 차분히 묻는다. 저자는 한국 풍수의 시조 도선대사의 계보를 잇는 전승자로, 40여 년간 풍수를 연구하며 직접 보고 판단한 수많은 사례를 이 책에 담았다. 개인의 집터와 묘지에서부터 대통령이 머문 공간, 국가의 중심이 되는 도시, 대기업과 정치인의 선택까지― 책 속에 등장하는 사례들은 낯설지 않다. 오히려 뉴스와 역사 속에서 익히 들어왔던 이름들이 풍수라는 시선으로 다시 해석되며 묘한 현실감을 준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풍수를 신비한 기술이나 비법처럼 다루지 않는 데 있다.
저자는 ‘운’을 단순한 행운이나 요행이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맺는 관계 속에서 형성되는 흐름으로 설명한다. 아무리 노력해도 풀리지 않는 일들이 있고, 반대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순조롭게 흘러가는 순간들이 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지 않는다. 대신 그 차이를 만들어내는 배경에 자연의 질서와 터의 영향이 존재한다고 말한다.
책 곳곳에 등장하는 정치인, 재벌, 국가 시설에 대한 풍수 감평은 자극적으로 소비되기보다는, 하나의 기록처럼 담담하게 서술된다. 잘된 사례만 나열하지 않고, 잘못 놓인 자리와 그로 인해 발생한 흐름의 변화까지 함께 짚는다. 옳고 그름을 단정하기보다 “이런 선택이 이런 결과로 이어졌다”는 식의 설명이 이어져 독자가 스스로 판단할 여지를 남긴다.
또 하나 인상 깊은 부분은 풍수를 대하는 저자의 태도다. 풍수는 누군가를 부자로 만들기 위한 도구가 아니라, 자연을 이해하고 그 안에서 책임 있게 살아가기 위한 학문이라는 인식이 분명하다. 아는 만큼 책임이 따른다는 말, 그리고 잘못된 풍수 해석이 개인을 넘어 사회와 국가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경고는 가볍지 않다.
이 책은 풍수를 맹신하게 만들지도, 쉽게 부정하게 만들지도 않는다. 다만 우리가 서 있는 땅과 머무는 공간, 그리고 그 선택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한 걸음 물러서서 생각하게 한다. 풍수에 관심이 있던 사람에게는 정리된 시각을, 회의적이던 사람에게는 한 번쯤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질문을 던지는 책이다.
조용히 읽다 보면, 결국 풍수 이야기를 하고 있지만 그 안에는 인간이 자연 앞에서 어떤 태도로 살아가야 하는가라는 오래된 질문이 남는다. 그래서 이 책은 풍수서이면서 동시에, 삶의 방향을 천천히 돌아보게 하는 기록처럼 느껴진다. 한국 풍수에 작은 관심을 갖고 있있다면 꼭 읽어보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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