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척학전집 : 훔친 철학 편 - 알고 있으면 척하기 좋은 지식의 파편들 세계척학전집 1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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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제공*

세계척학전집

이클립스 글 ㅣ 모티브

《세계철학전집 – 훔친 철학 편》은 지식 유튜브 채널 〈이클립스〉가 쌓아 온 사유를 종이 위로 옮긴 첫 번째 결과물이다. 단 9개월 만에 13만 구독자, 7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콘텐츠가 보여 준 힘은 단순한 정보 전달이 아니었다. “영상 하나에 한 학기 수업이 담겨 있다”는 평가처럼, 이 채널은 철학을 설명하기보다 사유의 방향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주목받아 왔다. 이 책 역시 그 연장선 위에 있다.

이 책은 철학을 쉽게 풀어낸 입문서와는 결이 다르다. 그렇다고 철학사를 체계적으로 정리하거나 개념을 나열하지도 않는다. 대신 하이데거, 사르트르, 라캉, 카뮈 등 2,500년에 걸쳐 축적된 사유 가운데,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가 실제로 부딪히는 질문만을 집요하게 끌어온다. “왜 우리는 월요일 아침마다 출근해야 할까”, “나는 존재하는가, 아니면 사회 속에서 기능하고 있을 뿐인가” 같은 질문은 독자를 관념의 세계로 이끄는 대신, 지금의 삶 한가운데로 끌어당긴다.

이 책이 흥미로운 이유는 철학을 ‘답을 주는 학문’으로 다루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철학자들의 결론을 요약하거나 대신 말해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들이 어떤 문제 앞에서 멈춰 섰고, 어떤 방식으로 사유를 전개했는지를 따라가게 한다. 독자는 철학자들의 사고 궤적을 밟으며, 자연스럽게 스스로 질문을 던지게 된다. 이 과정에서 철학은 암기해야 할 지식이 아니라,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 도구로 자리 잡는다.

특히 인상적인 점은 이 책이 불안과 권태를 정면으로 다룬다는 것이다. 현대인의 삶은 바쁘고 효율적이지만, 동시에 공허하다.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묻는 순간, 답보다 질문이 먼저 떠오르는 경우가 많다. 《세계철학전집 – 훔친 철학 편》은 바로 그 지점에서 철학을 호출한다. 철학은 문제를 해결해 주기보다, 문제를 제대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다. 그 자체로 삶을 견디는 힘이 된다.

이 책에서 철학은 더 이상 고상한 교양의 영역이 아니다. 생각하지 않으면 휩쓸려 살아가게 되는 시대에서, 스스로를 붙잡기 위한 최소한의 무기다. 그래서 이 책은 읽는 내내 편하지 않다. 질문을 던지고, 익숙한 생각을 흔들고, 당연하다고 여겼던 전제를 다시 보게 만든다. 하지만 바로 그 불편함이 이 책의 가장 큰 가치다. 《세계철학전집 – 훔친 철학 편》은 평생을 바쳐 사유한 철학자들의 지혜를 ‘훔쳐’ 오늘의 언어로 건네는 책이다. 그들이 도달하는 데 평생이 걸렸다면, 우리는 이 한 권으로 사유의 출발선에 설 수 있다. 철학을 잘 아는 사람처럼 보이고 싶은 순간이 아니라, 더 이상 생각을 미루고 싶지 않은 순간에 이 책은 가장 쓸모 있는 동반자가 된다.

지금 삶이 어딘가 비어 있다고 느껴진다면, 그 빈자리를 질문으로 채우는 법을 이 책은 조용히 가르쳐 준다.

생각이 멈춘 것 같을 때,

질문을 던질 힘이 필요할 때,

철학이 삶과 무슨 상관이냐고 묻고 싶을 때.

이 책을 생각하는 법을 다시 배우고 싶은 모든 어른에게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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