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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왕관 ㅣ 고래숨 그림책
김희철 지음, 이윤우 그림 / 고래가숨쉬는도서관 / 2025년 11월
평점 :
*도서 제공*
이 리뷰는 리뷰의숲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사슴의 왕관
김희철 글 ㅣ 고래가 숨 쉬는 도서관
아이와 함께 따뜻한 그림책을 읽는 시간을 좋아해요.
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나서, 혹은 잠들기 전 조용한 순간에 그림책 한 권을 펼치면 이야기보다 먼저 마음이 느슨해지는 시간이 오잖아요. 『사슴의 왕관』은 바로 그런 순간에 잘 어울리는 책이었어요. 화려하거나 시끄럽지 않지만, 페이지를 넘길수록 생각할 거리를 조용히 건네는 그림책이에요.
봄이 되면 사슴들의 머리에는 뿔이 자라고, 가을이 되면 그 뿔로 우두머리를 정하는 싸움이 시작됩니다. 늘 우두머리였던 루루는 이번에도 당연히 자신의 자리를 지킬 거라 믿고 있어요. 하지만 새로 나타난 사슴 라라는 그 질서에 의문을 던지며 도전장을 내밀죠. 힘과 뿔로 겨루는 치열한 싸움 속에서, 태어날 때부터 뿔이 없던 수사슴 리리는 두 사슴을 말리려 애씁니다. 하지만 누구도 쉽게 멈추지 않아요.
이 책이 인상 깊었던 건 ‘누가 이기느냐’보다 ‘왜 싸워야 했을까’를 계속 생각하게 만든다는 점이었어요. 굵고 날카로운 뿔, 길고 단단한 뿔, 그리고 뿔이 없는 존재. 각각의 모습은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질문을 던집니다. 힘이란 무엇일까, 우두머리가 된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 꼭 싸워야만 인정받을 수 있을까 하고요.
그림은 이야기의 분위기를 더 깊게 만들어 줍니다. 사슴들의 긴장감, 숲의 고요함, 그리고 싸움 뒤에 찾아오는 침묵까지 담담하게 표현돼 있어요. 아이는 사슴들의 모습에 집중하고, 어른은 그 안에 담긴 관계와 선택을 읽게 되는 책이에요. 함께 읽고 나서 “만약 나라면?”이라는 질문을 자연스럽게 나누게 되는 것도 이 책의 큰 장점이에요.
『사슴의 왕관』은 힘의 우열을 말하는 이야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다름을 인정하는 방법과 함께 살아가는 선택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아이에게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을, 어른에게는 오래 생각해 보게 만드는 여운을 남기는 그림책이었어요. 조용하지만 단단한 메시지를 가진 책이라, 아이와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기에 참 좋은 그림책이에요.
힘이란 무엇인지, 우두머리란 어떤 존재여야 하는지 아이의 시선으로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지는 그림책이에요. 아이들에게는 다름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는 마음을, 어른들에게는 경쟁과 기준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하는 시간을 건네요. 읽고 나면 자연스럽게 이야기를 나누게 되고, 각자 마음속에 오래 남는 장면 하나쯤은 꼭 생길 거예요. 아이와 어른이 함께 읽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으로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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