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지 않아도, 체리 라임 청소년 문학 68
캐럴 쿠예치.고다드 페이턴 지음, 이계순 옮김 / 라임 / 202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서 제공*


말하지 않아도, 체리 ㅣ 출판사 라임


말하지 못해도, 움직임을 통제할 수 없어도, 채러티는 ‘살아 있다’. 

그것도, 아주 생생하게. 이 책은 그 단순한 진실을, 아주 깊고도 절절하게 전해준다. 

자폐 스펙트럼을 지닌 열세 살 소녀 채러티. 

누구보다 똑똑하고, 누구보다 예민하고, 누구보다 용기 있는 이 아이는 세상이 정한 ‘정상’이라는 이름의 기준선에 무참히 밀려나 있다.


🔸 “나도 지능이 있어요.”

피터만 박사님 앞에서 채러티가 키보드로 천천히 써 내려간 이 한 문장은,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가장 단단한 외침이었다. 누구에게도 보이지 않던 채러티의 ‘가능성’이 처음으로 인정받는 순간. 그날 이후로 채러티는 작은 문을 하나씩 연다. 오해와 편견, 학대와 차별로 꽉 닫혀 있던 문들 말이다.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조였다. 왜냐하면 채러티의 좌절과 혼란이 너무 생생하게 그려졌기 때문이다. 그녀는 말할 수 없지만,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한다. 그리고 누구보다 간절히 소통을 원한다.

하지만 세상은 너무 쉽게 그녀를 ‘문제아’로, ‘저능아’로 낙인찍는다. 그녀가 어떤 꿈을 꾸는지, 무엇을 느끼는지 들으려 하지 않는다. 말할 수 없다는 이유 하나로, 그녀의 모든 권리를 빼앗는다.


🔹 하지만, 채러티는 물러서지 않는다.

한 걸음씩, 아주 천천히. 보든 아카데미의 어두운 기억을 딛고 링컨 중학교의 친구들과 함께하며 ‘사람들 속으로’ 들어가려 애쓴다. 폭발할 듯한 감정을 누르고, 뒤엉킨 신호를 해독해가며, 피젯을 꼭 쥔 손으로 천천히, 그러나 단단하게 세상과 맞선다.

이 책은 단순히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표면일지도 모른다. 더 깊은 본질은 **‘누구나 교육받을 권리를 가진다’**는 것. 그저 평범하고 당연한 삶을 살기 위해 어떤 아이는 ‘투쟁’해야 한다는 사실.


이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자주 잊고 사는가.

“사람들은 내 삶을 내려다보면서 자신들의 삶이 더 낫다고 위로를 삼는다.”

이 문장은 나를 너무 오래 붙잡았다. 불편했고, 부끄러웠고, 깊이 반성하게 만들었다.


🔸 채러티의 싸움은 혼자가 아니다.

실리아 선생님과 애나 선생님, 줄리안과 제이콥, 이사벨라, 그리고 무너져도 다시 일어서는 부모님. 이 이야기엔 언제나 채러티를 지키는 ‘연대’가 함께한다. 그래서 이 이야기는 슬프지만, 결코 무너지지 않는다. 끝내 희망으로 솟아오른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한 아이가 머릿속에 오래 남는다. 말하지 않아도, 체리처럼 세상을 깊이 이해하고 사랑하는 아이가. 그리고 그 아이 덕분에 우리 모두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간다는 사실에 조용히 감사하게 된다.



#말하지않아도체리 #출판사라임 #청소년추천도서 #도서제공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