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생각의 기술
박종하 지음 / 김영사 / 2015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수학, 생각의 기술이라는 책을 읽었다. 일단 내가 즐겨 읽는 분야는 아니어서 마음의 준비를 하고 한 장 한 장 읽기 시작했다.




 우리집 독서 고양이와 함께 읽기 위한 준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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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창시절 수학이라는 과목은 나에게 이었다. 일단 어렵고, 모의고사 점수도 제일 안 나오고.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는 과목. 모의고사 30문제를 풀 때면 항상 시간은 모자라고 문제를 이해하기 전에 지레 겁부터 났다. 문제를 풀다가 한번 막히기 시작하면 머리가 새하얗게 되면서 빙빙 돈다.  문제를 풀 때 ‘무조건 답을 맞춰야 해!’ 라는 강박관념 때문에 다양한 시도를 해보지 못하고 외웠던 공식과 문제를 적용하기 바빴던 것 같다. 솔직히 말해 고등학교 때 수학공부를 제일 많이 했다. 그러나 점수는 제일 안 나왔던, 나를 무척 힘들게 했던 과목이다. 나는 무척 열심히 하는데 점수는 제자리이고 그래서 많이 속상했었다. 그러나 포기는 할 수 없었다. 다른 과목에 비해 수학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했었고 문제집도 시중에 나온 문제집은 다 풀었다고 장담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3년 내내 모의고사 때 90 이상 넘어본 적이 없었다.  


 ​그래도 수능 전날 까지 수학을 놓지 않고 붙잡고 있었기 때문이었을까. 3년간 줄곳 매달렸기 때문일까. 수능 점수는 노력한 만큼 잘 받아서 기적적으로(?) 믿을 수 없는 점수를 얻고 1등급을 받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수포자는 아니었으나 수학 때문에 많이 울고불고 했던 기억이 가득하다. 고백하건데 대학교 들어와서는 수학만 봐도 진저리가 날 정도였다.

 책을 읽다보니 그동안 내가 수학을 너무 시험과목으로만 한정짓고 생각했다는 마음이 든다. 수학에 관련된 재미있는 책도 읽지 못했고, 문제로만 풀었기 때문에 더욱 어렵고 짜증나는 과목이 아니었나 싶다. 누구나 수학을 중요과목으로 생각하지만 나를 포함해서 많은 사람들이 수학 때문에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을 거라고 생각된다.


 

 ​저자 박종하씨는 사람들에게 수학이 보다 친숙하고 재미있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시며 이 책을 쓰셨다고 한다. 저자의 약력을 보면 창의력연구소에서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시며 다양한 강의를 하시는 분이시다. 그래서 그런지 책을 읽는 동안에 설명을 쉽게 풀어서 하시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목차를 보면 수학을 여러 관점에서 다양하게 접근한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수학을 학문에 한정시키지 않고 우리 실생활 속에서 다양하게 연결시켜 수학이 삶에 있어 굉장히 친숙하고 근본적인 것이라고 느끼게 해 준다. 저자는 수학의 근본은 생각하는 방법이라고 보고 있다. 생각을 어떻게 확인하고 그 생각들을 연결하는지에 관한 것들, 그리고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하고 생각을 확장시키는 것을 배우는 것이 곧 진짜 수학인 것이다.  아마 많은 학생들이 느끼고 있을 법한 물음,‘대체 수학을 왜 배우는가?’에 대해 차근차근 답해주고 있다고 느껴진다. 수학이라는 것은 세상을 이해하는 하나의 도구이자 복잡한 현상을 인간이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간략하게 말하려고 노력하는 하나의 언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수학의 가장 기본적인 목적은 자신의 생각을 확인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수학의 기본 과정이자 핵심이다. 수학 문제를 푸는 과정뿐 아니라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에도 꼭 필요한 태도. , 반성하는 태도라고 볼 수 있다. 늘 생각을 확인한다면 오류를 점검하는 검산과정도 자연스럽게 이루어질 것이고 우리 삶에 있어서도 시행착오를 조금 줄여줄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생각의 기술을 7가지로 나누어 각각 하나씩 소개하고 중간 중간 이러한 기술을 직접 적용해 볼 수 있도록 문제(생각 실험이라고 명명)를 내고 있다. 수학을 예술, 비즈니스 등 여러 실생활과 연결시켜 확장함으로서 수학이라는 느낌이 들기보다는 수수께끼 같은 느낌이 든다. 독자가 마음 편히 흥미롭게 풀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저자가 소개한 생각의 기술은 다음과 같다.

 

 

1. 생각을 확인한다. Why thinking

2. 개념을 생각한다. What thinking

3. 생각을 연결한다. Dual thinking

4.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한다. Pattern thinking

5. 패턴을 생각한다. Indirect thinking

6. 한 단계 위에서 생각한다. Meta thinking

7. 미지의 것을 생각한다. Paradox thinking

 

 

 

 수학이 생활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걸 느끼게 해주는 문제를 하나 소개한다. 우리는 흔히 캔을 박스에 넣을 때 왼쪽그림처럼 일정하게 넣는다. 하지만 실제로 캔을 더 많이 넣는 방법은 오른쪽처럼 정육각형을 만들어 배열하는 것이다. 우리가 알고 있다면 더 효율적으로 생활속에서 수학적 사고를 적용할 수 있다는 걸 느끼게 해준다. 단순한 공식과 수학지식의 적용이 아니라 기존의 사고를 바꾸어 생각해보는 창의적 사고력을 발휘해야 문제는 쉽게 풀린다. 이처럼 수학지식이 많이 없더라도 생각의 힘을 발휘한다면 놀이하듯 풀 수 있는 문제들이 많아서 수학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가 소개하고 있는 수학적 사고는 수학에만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세상을 보는 관점과 태도에도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같다. 고난도의 수학적 지식이 있어야만, 수학 문제를 많이 풀어야만 수학을 잘하는 것이 아니다. 되돌아보면 학창시절 나에게 수학은 풀어야만 하는 문제였지 생각의 힘을 키우는 과목이 아니었다. 안 풀리면 초조하고 답답한 그저 복잡한 문제들. 이 책 같은 수학 대중서도 많이 읽고 다양한 관점에서 수학을 놀이하듯 재미있게 즐겼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천편일률적인 사고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에서 열린 사고력과 창의적인 사고력이 필요한 때이다. 사회는 그러한 생각의 힘을 가지고 있는 인재들에 의해 변화되고 발전되어 왔다. 미래 사회에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수학이 대중들에게, 특히 수학을 어려워하는 학생들에게 더 친숙하고 쉽게 다가가길 바라면서 이 책을 수학을 즐겁고 재미있게 배우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한다. 책을 읽고 나니 저자의 다른 저서나 강의도 듣고 싶어진다. 우리 사회의 슬픈 단어인 수포자라는 단어가 없어질 수 있도록 이 책처럼 수학을 대중들에게 쉽게 소개하는 책이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 필요한 건 수학을 대하는 우리들의 마음가짐이 아닐까 싶다.  겁부터 나고  짜증나는 문제풀이하는 과목이 아니라 새로운 시각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수학을 대했으면 한다. 저자가 언급했듯이 무엇인가를 배울 때에는 재미있고 즐겁게 경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타자 실력을 늘리기 위해 매번 타이핑 연습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것보다  채팅을 하다보니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타자실력이 일취월장 하는 경험은 누구나 있을 것이다. 자연스럽게 경험하고 놀이하듯 즐기다보면 어느새  즐기게 되고 잘하게 되듯 말이다.글로 배운는 것보다는 경험하고 느끼며 배우는 것이 진짜 내 것이 된다. 수학도 마찬가지이다. 수학을 처음 접하는 어린아이부터 아이의 수학교육을 이끌어줄 어른들까지도 수학을 대하는 열린 마음을 가져보는 것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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