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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의 바다 - 영혼의 일기
이해인 지음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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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지나가는 것, 사라지는 것들을 허무로 보게 해 주시는

당신의 은총에 언제나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본문 176)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것을 놓치고 산다. 삶이 온갖 희노애락에 연속이라지만 그 안에서 정작 우리는 많은 것들을 무심하게 지나치고 만다. 이해인 수녀님의 [해인의 바다]은 그러한 소소함에서의 넘치는 감사의 마음을 바늘과 실로 천에 수를 놓듯 한 땀 한 땀 글로 그려낸 풍경화와 같다. 이 느낌은 이 책이 누구를 대상으로 한 글이 아니라 글쓴 이가 살아오면서 느낀 마음의 울림을 고스란히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독자의 입장에서 이 책을 읽다 보면 책의 구성에서도 알수 있듯이 봄-여름-가을-겨울, 그리고 봄으로 다시 이어지는 우리의 일상과 별반 다를 것이 없는 한 인간의 삶의 흔적이 발견할 수 있다. 그 흔적이 독자의 시선과 마주치는 순간 그동안 놓쳐왔던 소중한 것들에 감사의 마음이 차곡차곡 내 안에 들어서게 된다. 이 책의 미덕은 바로 이런 점 있는 것 아닐까 생각이 든다.

 

영성적으로 일깨움을 주는 책은 많다. 이 책도 그러한 책의 하나라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만 이 책만이 갖는 향기에 좀 더 집중하고 싶다. 그것은 주님의 뜻과 일치하는 삶은 무엇인지를 일상에서 마주하는 지극히 평범한 것들에서 일깨워주기 때문이다. 그만큼 이 책은 한 장 한 장 읽다보면 많은 공감을 하게 되고, 그동안 나 스스로 많은 것을 아무런 생각 없이 지나쳐 왔구나하는 한탄과 아쉬움을 불러일으킨다.

 

하느님께는 우리가 살아가는 생애 정도는 한토막 밤보다도 짧디 짧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러나 정작 인간은 그 안에서 온갖 기쁨과 즐거움, 분노와 슬픔을 느끼고 있다. 이것이 때론 고통으로 느끼기 십상이지만 결국 어리석은 인간은 뒤늦은 후회와 깨달음으로 이를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마련이다.

 

이 책을 읽고 마음 속에서 닮고 싶은 것, 따라 하고 싶은 것이 생겼다. 그것은 일기를 쓰는 것이다. 그 일기는 하루 하루 주님과 소소한 대화를 하는 것이면 좋겠다. 내 안에 사그러 들지 않는 크고 작은 욕망들의 파편이 오로지 주님과의 대화를 통해 감사의 마음으로 충만해지며, 그때의 내 눈에서 보이는 모든 것들이 사랑으로 느껴질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기 때문이다.

 

 

주님이 얼마나 좋으신지, 너희는 보고 맛들여라

복되다 그 님께 몸을 숨기는 사람이여 (시편 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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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의 대화 - 그리스도교 관상의 길
토머스 키팅 지음, 이청준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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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답할 줄 몰라서 침묵을 지키는 자가 있는가 하면

말할 때를 알고 있어서 침묵을 지키는 이도 있다. (집회서 20:6)

 

일반적으로 기도란 단어에는 간절함소망’, ‘안녕등이 내포되어 있다. 나 자신을 위해서든 다른 누군가를 위해서든 우리는 기도를 한다. 그러나 우리가 가톨릭 신앙 안에서 기도라는 것이 무엇이며, 기도의 방법은 무엇인지를 생각해본다면 그리 간단치 않다.

 

토마스 키딩 신부의 [침묵의 대화]는 바로 기도에 관한 것이며, 더 정확하게는 관상기도와 이에 이르기 위한 향심기도의 구체적 방법을 우리에게 안내하고 있다. 가톨릭 굿뉴스(https://home.catholic.or.kr)에서 검색을 해보면 향심기도의 이해라는 글이 있다. 여기에는 향심기도라는 것은 2차 바티칸 공의회의 가르침에 따라 옛 전통을 새로운 감각에 맞게 그리고 누구나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발전시킨 관상기도의 방법이라고 정의하고 있다. 그렇다면 관상기도란 무엇인가? 역시 위의 글에 따르면, 이는 하느님과의 만남, 대화이며 궁극적으로 하느님을 향한 몰입을 지향하는 기도를 관상기도라고 정의하고 있다. 특히 이 기도는 일반 평신도의 영역이 아닌 특별한 은총을 받은 사람들에게만 허용되는 풍조로 까지 나아가게 된다. 바로 이처럼 평신도들의 신앙생활이 영성이나 관상기도와는 무관한 것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며 기도는 하느님과 관계라는 점을 바탕으로 향심기도의 구체적 방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 토마스 키딩 신부의 [침묵의 대화이다.

 

이 책 첫머리에서 향심기도는 인간 조건의 현주소를 정확히 제시한다고 단언하고 있다. 이 말은 곧 앞서 언급한 하느님과의 관계안에서 이뤄지는 기도의 본질이 향심기도에도 관통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신앙생활이 곧 예수 그리스도를 닮기 위한 기나긴 여정이라고 할 때 향심기도는 그러한 여정을 함께하는 빛이자 신호라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향심기도라는 것이 우리에게 어떤 감정의 진폭과 그 뒤에 나타나는 고요와 일치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자연스럽게 깨닫게 된다. 요컨대, 앞서 언급했듯 향심기도는 나의 중심으로 들어가 거기에 계신 하느님을 만나는 관상기도에서 바로 나의 중심으로 들어가는 것을 도와주는 기도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토마스 키딩 신부가 강조하듯이 거짓된 자아에 참된 자아로 나가는 과정은 칠흑같이 어두운 밤을 온전히 감각에 의존하여 나가는 것과 같다.

 

바로 이 지점에서 침묵그리고 대화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 보았다. ‘침묵은 그저 아무런 소리도 내지 않는 것이 아닌 내 안의 자아를 거짓를 분리하기 위해 보이지 하나의 장치이자 도구이며, 더 나아가서는 침묵그 자체가 하느님과 소통할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볼 때, 이 책의 제목처럼 침묵의 대화는 곧 하느님과의 관계 안에 이뤄지는 모든 것을 포함하는 것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본다.

 

끝으로 이 책 말미에는 부록을 통해 제1장부터 제3장에서 다루고 있는 인간의 거짓 자아의 활동을 우리가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반응 방식으로 구분해 놓았는데, 이를 통해 우리 스스로 점검하면서 무엇에 현혹되고 있는지, 또 무엇을 집착하고 있는지를 파악하는데 유용하리라 생각된다.

 

 

우리가 향심기도(관상에 이르는 길)로써 영적 여정을 진진하게 시작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께 대한 응답을 포함한 역동적 과정을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본문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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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치스코 교황의 행복론
프란치스코 교황 지음, 김의태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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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의 구원을 이미 내 눈으로 보았나이다 (루카 2:30)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생전 메시지를 관통하는 하나의 키워드는 행복이다. 그런데 여기서 행복은 통속적인 일상의 안락함을 의미하지 않는다. 마치 가톨릭 교회에서 평화가 뜻하는 것이 그러하듯이. 그만큼 프란시스코 교황님이 강조하신 행복을 이해하고 깨닫고 그 길을 향해가는 것은 그리 간단치 않다. 그런 점에서 이 행복은 무엇을 추구하는 것이며, 이를 통해 얻는 것은 무엇인가를 좀더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책은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설교, 연설, 문헌, 묵상 등을 통해 우리가 행복을 향해 어떻게 걸어가야 하는지를 안내하고 있다.

 

우선 프란시스코 교황님이 소개한 15가지의 행복을 향한 나침반을 간략히 살펴보자. 15가지의 나침반은 결국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진정한 용서를 하는 법을 배우는 것, 그리고 희망을 갖고 살아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에게 가리키고 있다. 세속적인 행복이 나 자신의 만족과 기쁨에 머문다면, 가톨릭에서의 행복은 곧 나로 인해 세상 속으로 퍼져나가는 향기와 같은 것이며, 이를 위해 인내하고, 희망하며, 용서하고 사랑하는 하느님의 뜻을 온전히 펼쳐나가는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들은 우리가 어떻게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지를 세세히 가르쳐 주신다. 요컨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설파한 행복은 곧 위로이며, ‘실천하는 용기이다. 그런 의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행복이 우리에게 주어진 선물이자,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나눠주는 것이며, 내일을 향해 꿈꾸며 희망하는 것인 동시에 혁명이며 구체적 사랑이라는 점을 강조하신다. 이러한 과정의 끝은 결국 삶의 풍성한 열매로 우리에게 돌아온다는 것을 자상하게 안내하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느끼는 행복의 정도와 크기는 제 각각이겠지만, 개개인의 수많은 행복의 공통점은 어찌보면 찰나의 순간에 지나지 않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무리 타자의 시각으로 상대가 행복해 보이더라도 정작 그 본인은 그 행복의 소중함을 간직하기보다는 자칫 욕망이라는 이름의 기차에 몸을 실은 것처럼 그 보다 더 큰 행복을 무한히 추구하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바로 그 순간 내가 느낀 행복은 어느새 불행과 고통, 슬픔, 좌절 등으로 뒤엉켜 버리고 만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우리에게 안내하는 행복의 길은 이런 세속적인 행복이 아닌 교회 공동체 안에서 참된 하느님의 뜻에 맞갖게 살아가는 것을 뜻한다. 그런 점에서 무심코 지나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는 주님께서 허락하신 은총을 알아차리고 주님의 주신 그 선물의 소중함을 깨닫는 마음의 눈을 떠야 한다.

 

참된 기쁨은 어떤 물건이나 소유에서 오지 않습니다.(중략)

우리를 부르시는 분이 바로 그분이라시는 것을 느끼는 기쁨입니다. (본문 302-303)



*이 리뷰는 가톨릭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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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기경 김수환 - 김수환 추기경 회고록
김수환 구술, 재단법인 가톨릭평화방송 엮음, 조한건 감수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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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기억해 주십니까? 사람이 무엇이기에 이토록 돌보아 주십니까? (시편 8:5)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신지 어언 20여년이 다 되어간다. 시간이 덧없이 빠름을 새삼을 느끼지만, 김수환 추기경께서 남기신 울림 있는 말씀들이 떠오르는 것을 보면 시간이 모든 것을 덮고 퇴색시키며, 망각하게 만드는 것만은 아님을 깨닫게 된다.

 

이 책은 김수환 추기경께서 선종하시기 5년 전인 2004년 가톨릭평화방송에서 펴낸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의 개정판이다. 여느 책처럼 개정판이라고 해서 책의 내용이 증보된 것이 아니다. 이 책은 현재 가톨릭 서울대교구 시복시성위원회가 진행하고 있는 김수환 추기경 시복 건과 관련하여 김수환 추기경 회고록을 홍보와 현양 차원에서 다시 재판하기 위해 개정판으로 재출간된 것이다.

 

김수환 추기경의 삶은 그야말로 질곡의 한국 현대사를 관통했다. 그런 역사의 소용돌이가 성직자로서의 그의 발자취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이 회고록을 통해 잘 드러난다. 특히 서울대교구장으로 임명되어 30(1968-1998)을 역임했던 그였지만, 그 역시 취임 초기에는 어떻게 하면 하루라도 빨리 이 자리를 면할 수 있을까를 궁리했다고 밝힌 것을 보면 이 자리가 결코 녹녹한 자리는 아니었음을 시사한다.

 

개인적으로 김수환 추기경의 회고록 속에서 가장 울림을 주는 단어는 사람사랑이다. 지금도 기억이 생생한 장면이 이 단어들 속에 오롯이 담겨 있어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1987년 이른바 ‘6.10 민주항쟁당시 명동성당으로 피신한 시위대 수백명이 이를 해산하려는 경찰병력들과의 대치상황이 그것이다. 수일째 계속되는 경찰과의 시위대의 대치 속에서 정부가 급기야 경찰병력의 투입과 시위대의 연행하려 하자 김수환 추기경은 다음과 같은 단호한 입장을 천명했다. “경찰이 성당에 들어오면 제일 먼저 나를 만나게 될 것입니다.(중략) 학생들을 체포하려거든 나를 밟고, 그 다음 신부와 수녀들을 밟고 지나갑시오.” 이 당시 김수환 추기경의 이러한 외침은 종교란 무엇인가를 처음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 계기가 되었다. 그 어떤 힘으로도 물러서질 않았을 것 같았던 공권력이라는 이름의 강압과 독재를 한 성직자의 단호한 외침으로 멈칫거리게 만들었다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다.

 

이번에 이때의 아스라한 기억을 갖고 이 회고록을 읽으면서 이해할 수 있었던 것이 하나 있다. 바로 김수환 추기경이 성직자로서 하느님의 영광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는 삶을 살기 위해 가장 소중하게 여긴 것이 사람이며, 사람들서로 사랑하는 것이 하느님의 뜻하신 대로 살아가는 참모습이라는 것이다.

 

이번 개정판에 말미에는 김수환 추기경이 2009년에 이 책 초판이 발간되었을 당시 서문을 맺음말로 다시 실었다. “고맙습니다. 서로 사랑하세요.” 김수환 추기경이 이 당부는 그 분이 선종하신 후에도 여전히 살아서 울리는 종소리와 같다. 서로 서로 이웃끼리 사랑하는 세상이야 말로 이 땅의 평화를 이루기 위한 기본 조건이며, 더 나아가서는 그러한 세상이 바로 하느님께서 맞갖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저물어 가는 2025년은 얼마 전 선종하신 프란치스코 교황님이 선포한 희년이자, 한국 교회에서는 기해·병오박해 순교자 79위 시복 10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다. 아울러 그동안 한국의 가톨릭 신자뿐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오랫동안 염원해온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시성 절차가 본격화된 해이기도 하다. 특히 김수환 추기경의 시복시성은 최근의 시복 건에 대한 시복재판이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다. 그런 점에서 김수환 추기경의 회고록은 단순히 한 성직자의 삶을 재조명하는 차원이 아니라 그의 삶 속에서 신앙의 신비를 발견할 수 있는 뜻깊은 기록이다.

 

 

나의 사목 표어 너희와 모든 이를 위하여처럼

성체성사의 주님처럼 생명의 빵이 되는 삶,

모든 이의 되는 삶을 살아야 한다. (본문 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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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편, 기도의 언어 - 시편을 읽는 40가지 단어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지음, 이기락 옮김 / 가톨릭출판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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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께서 보시니 손수 만드신 모든 것이 참 좋았다. (창세기 1:31)

 

구약성경의 시편은 주일미사 전례를 통해 화답송으로 매주 접해 친숙하지만, 한편으로는 그 속에 담긴 깊은 뜻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말씀이기도 하다. 구약성경의 시편은 크게 기도찬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시편이 작성된 연대는 기원전 1440년에서 기원전 586년까지로 약 900여년 간 기록된 것이다. 시편의 영어 이름이 ‘psalms’도 그리스어로 ‘psallo’, 즉 현악기 반주에 맞춰 노래하는 것이라는 뜻에서 비롯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시편은 이처럼 오랜 세월에 걸쳐 쓰여졌고, 하느님께 찬양과 기도를 드리는 인간의 신앙고백이라는 점에서 성서의 전체적인 맥락을 이해하지 않고서는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성서이다. 그런 점에서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신부님의 시편, 기도의 언어는 시편을 통해 기도와 찬양을 드리는 우리에게 어떻게 이해하고 접근해야하는지를 안내하는 유용한 길라잡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103편으로 이뤄진 시편에서 기도를 표현하는 낱말들 중 핵심어 40개를 추려 이 낱말들이 성서 속에서 어떻게 다뤄지는지, 그리고 현대적 사고방식으로 어떤 의미로 다가오는지를 씨줄과 날줄로 천을 짜듯이 촘촘히 다루고 있다. 요컨대, ‘가련한(불쌍한)’이라는 낱말에서부터 (영혼)’이라는 낱말에 이르기 까지 총 40개의 낱말들을 중심으로 구약성경에서 언급되는 빈도수와 각각의 단어의 뿌리와 성경 속의 쓰임을 설명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성경을 통독하면서 부딪히는 말씀의 난해함이나 이해가 필요할 때 이 책은 유용한 참고서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일례로 이 책에서 다루는 낱말 중 ()’만 하더라도 그렇다. ‘은 시편의 저자들이 사람을 언급할 때 사용한 용어로, 궁극적으로 인간과 하느님을 구분하기 위해 쓰였다는 점이다. 하느님은 히브리어로 네페스루아흐를 지니신 분이시다. , ‘을 지니신 분이 바로 하느님이시며, 인간은 ’, 즉 히브리어로 바살을 가졌다는 점에서 구분이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익숙한 말씀이 사람이 되시다”(요한복음 1)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장 피에르 프레보스트 신부가 이 말뜻을 믿을 수 없을 정도의 기쁜 소식을 들을 수 있게 된다고 한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요컨대, “예수님의 강생으로 이 육화의 신비가 성취될 때까지, 성경은 인간을 하느님으로부터 분리하여 이신 하느님과 인 인간의 존재 사이에 놓인 극복할 수 없는 근본적인 차이를 상기시켜 왔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이와 같이 이 책에서 다루는 주요 낱말들은 성경을 관통하는 핵심적인 맥락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을 준다. 이와 함께 평소 많은 신자들이 시편을 읽으면서 공통적으로 느꼈던 감정과 의문인 시편은 폭력적인가?’,‘시편은 남성의 기도인가’, ‘시편에 빈번히 등장하는 원수의 문제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등에서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성경 속에서 쉽게 이해하지 못했거나 궁금했던 부분들이 상당 부분 해소될 수 있었다.

 

이제 남은 것은 이 책을 통해 이해하고 깨닫음을 바탕으로 온전히 하느님께 다가가는 일이다. 시편이 오랜 세월에 걸쳐 기도찬양이라는 두 가지 측면으로 쓰여졌다는 사실이 갖는 의미를 이 책을 읽은 후에야 좀 더 뚜렷하게 알게 되었다. 그런 점에서 책 제목처럼 시편은 우리에게 기도의 언어이며, 그 기도는 곧 하느님께 우리의 신앙을 고백하는 것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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