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싫어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면, 인생을 좀 더 나답게 살 수 있어진다. 특히 자신의 내면 깊이에 숨겨진 부정적인 감정들을 잘 들여다볼수록 미움과 질투, 혐오 뒤에 있는 내 진짜 표정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것을 인정하고 이해하면 내가 나에게 좀 더 편안해지고 좋아할 수 있어진다.
작가는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일단 자신의 열등감, 위선, 욕망들을 꾸밈없이 솔직하게 써놓았다.
어린시절 바라보는 세상과 가족들에게서 많은 감정들을 발견한다. 타인으로 인해 앞이 캄캄해지다가도 없는 형편에 식구에게 가장 좋은 것을 사주려고 하는 엄마의 사랑을 보기도 한다. 잘 따르고 많은 사랑을 줬던 동생에게 사실 자신의 사랑은 옹졸하고 좀스러웠음을 고백하기도 한다.
원래 세상도, 인간의 본성도 양가적이다. 결국 같은 상황이라도 받아들이고 헤아리는 그 사람의 태도에 의해 삶의 형태는 갈라진다.
산문집을 읽으며 사람이 갖는 모든 감정에는 표정이 있고, 버리고 무시할 것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쁜 감정은 빨리 지나가도록 잊어버려' 라고 말하지만, 이것이 나중에 비슷한 표정을 하고 엉뚱한 시점에서 걸려 넘어질 수 있다는 것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