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그대로 '제식구 감싸기' 행태로 제대로된 사법정의가 구현되지 못한 사건임을 생생히 보여준다.
이후 검찰개혁을 내건 문재인 정권은 김학의 사건을 '검찰과거사 진상조사 대상 사건(검찰 과거사 사건)'으로 규정하고 재수사를 추진한다. 하지만 김학의의 기습적인 한밤 해외출국을 막는 과정에서 적법성 시비가 일기도 한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제대로 수사하지도 않고 '선택적 기소'를 보여준다. 그리고 더 본질로 들어가면 이런 검찰에 수사 행태는 문재인 정부가 한 검찰 개혁에 대한 보복이었다는 사실이다.
이 보복의 불씨는 점점 커져 자신의 적이라고 생각한 이들을 차례차례 공격한다. 이광철, 이규원, 차규근에 대한 검찰수사, 이재명, 조국사건까지 한나라의 기관으로 작동해야할 조직이 함부로 공권력을 휘두르며 공정과 상식을 무너뜨리는 현실을 보여준다.
지금 검찰 정권은 검찰을 국정운영의 핵심동력으로 사용하며 아무런 국정철학도 없이 권력을 행사한다. 결과물들은 당연히 엄청난 퇴보로 이어졌고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의 몫이 됐다.
언론도 마찬가지. 특히 검찰 출입 기자들의 각성이 요구된다. 맞춤형으로 언론에 제공하는 검찰의 해석에 길들여져서 그 너머에 있는 검찰의 의도를 읽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조금만 더 제대로 취재했다면 검찰이 행한 기소들이 얼마나 부당하지 금방 알 수 있었을텐데 말이다.
하나 더, 이 책이 지루하지 않았던 이유는 작가가 꼼꼼하게 재구성한 내용에도 있지만 글에 속도감이 있어 흥미로웠다. 특히 김학의 출국금지 사건 현장은 마치 드라마에서 도주하는 범인을 간발의 차로 잡는 극적인 영상처럼 느껴졌다. 긴박함과 함께 작가의 뛰어난 필력이 느껴지는 부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