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 - 초대 정책실장 이정우가 기록한 참여정부의 결정적 순간들
이정우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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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같은 시기에 자꾸 보고 싶어지는 노무현 대통령님. <노무현과 함께한 1000일>은 2003년 2월에 출범하여 5년간 노무현 대통령이 이끈 참여정부에 대한 기록이다. 이때 초대 정책실장(노무현 대통령의 의지에 따라 신설된 자리)으로 지냈던 이정우 교수가 당시에 있었던 일을 가감없이 기록하여 역사에 남겨야 할 책무를 느껴 쓴 꼼꼼한 회고록이라고도 할 수 있다.


회고록의 내용은 2002년 8월 노무현 대통령과의 첫만남부터 시작해 이후 1000일 동안 벌어진 일들을 날짜 순으로 기록했다. 북핵위기, 화물 연대 파업, 은행과 철도 파업, 카드 대란, 전교조 투쟁, 스크린 쿼터, 부동산 폭등까지 5년간 하루도 조용히 지나가는 날이 없었고 매일 화면과 지면에서 시끄럽고 뜨겁게 떠들어댔다.

이때의 대통령 지지도도 낮았는데, 신기하게도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 정부에 대한 평가는 세월이 흐를수록 높게 평가 된다. 이유가 무엇일까. 마치 일기장 같은 꼼꼼하고 세밀한 기록들을 읽어 내려가면서 매 사건과 정책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숨은 이야기나 에피소드, 측근에서 바라보는 노무현 대통령의 새로운 모습들이 보여지면서 자연스럽게도 그 의문이 풀린다.

노무현 대통령은 일상적 정책은 장관이나 총리에게 맡기고 그 대신 기존의 정부 부처에서는 해결하기 어려운 구조적, 장기적 난제를 푸는 것이 대통령의 할일이라고 생각했다. 예를 들어 양극화, 저출산, 고령화, 균형발전 등의 장기 과제를 해결하려면 기존 정부 부처의 틀을 넘어서는 국정 과제 위원회 조직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94p

노무현 대통령은 위원회 출범에 고무된 표정으로 연설했다. "국가 균형발전은 말은 쉽지만 행동은 어렵다. 종합적 접근이 필요하다. 이번에는 꼭 한번 해 보자. 여러 위원회 안에 최고 전문가들이 모여 있어 성공할 수 있다.

이 다양한 기록들이 단지 마지막에 보여지는 결과물이 아니라 과정속에 담긴 참여정부의 신념과 목표의식을 나타낸다. 그 뿌리는 오직 국민과 국익을 생각하는 마음에 있었다. 약자를 보호하고 정의를 찾는 참 리더인 노무현 대통령과 청와대 참모들에게 그때 보내지 못했던 격려와 지지의 박수를 간절히 보내고 싶어진다.

나라가 점점 손쓸 수 없게 망가져 가고 있는 현재 이 책을 읽고 있자니 이어받아야 할 정신적 유산을 온통 까맣게 잊어버린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남김 없이 자양분으로 삼아 이 어둡고 긴 터널을 무사히 빠져나가 생존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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