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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이후의 세계 - 다원 패권 시대, 한국의 선택
박노자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2월
평점 :
소련 레닌그라드에서 태어나고 자라다 2001년에 귀화하여 한국인이 된 작가. 러시아 출신의 지식인으로, 경계인의 시선으로 러시아와 한국, 세계 정세와 흐름을 바라보는 책이다.
2년이 넘도록 끝나지 않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보며 왜 강대국들은 세계 곳곳에서 전쟁을 하게 되는지, 강대국인것 같은 러시아도 빈약한 경제를 전쟁을 통해 어떻게 채우려고 하는지 알게된다.
지금으로부터 30년전인 1991년 12월 25일 밤, 망국이 되어버린 소련의 국기가 내려지고, 제국시대인 러시아의 삼색기가 게양됐지만, 오늘날의 러시아를 바라보면 그리 나아보이지 않는다. 소련의 폐허에 세워진 신생 러시아는 오히려 훨씬 더 억압적인 사회가 됐고, 혁명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회로 평한다.
특히 야만적인 푸틴주의로 그 미래가 짙은 안개에 둘러싸인 것처럼 퇴보되고 위험해 보인다. 푸틴주의가 띄는 성향(약자, 환경, 기후에 대한 배려가 추호도 없는 군사주의와 팽창주의)은 우리나라 입장에서도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잠재적인 위험요소만 가중시킬 뿐이다.
결국 저자는 지금 러시아의 해답은 민중을 저항으로 이끌만한 '정치 세력'의 유무에서 찾는다. 이것은 국회장내의 자유주의 야당과 좌파 운동들의 연합이 이루어져야 가능하며, 지금의 러시아 상황에서는 당장은 불가능하고 아마도 향후 10~20년동안도 어려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민중혁명으로 훈련되지 않은 역사가 이렇게 만든 것이고, 설사 민주노조가 이루어져도 그것이 조직화 되는 과정이 매우 느리게 진행될 것이라 저자는 예상한다. 그러므로 당장 전쟁을 중지하리란 기대도 어렵다 할 수 있겠다.
이제 이 침략전쟁으로 이전과는 다른 세계변화가 보여진다. 한 가지의 커다란 세력에서(미국) 주변 여러 강국의 세력이 미묘한 관계와 균형을 이루며 견제하고 있는 형태로 변한 것이다.
이런 세계 패권의 변형을 바라보자 앞으로의 대한민국이 걱정됐다. 전쟁없이 불안하고 위험한 시기를 무사히 잘 건너가려면 한국은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까. 지금처럼 외교와 안보가 중요한 시기에 현 정부의 대응은 실패작이나 마찬가지다. 부디 지금의 잘못된 태도가 비극의 씨앗이 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동반자도 없는 열강세계의 외교에서 윤석열 정부의 어리석은 대응으로 국가의 안보가 크게 위험해졌다. 지금의 불확실성과 가변성을 잘 생각하고 우리도 앞으로의 생존전략을 치밀하게 구축할 필요성을 크게 느끼게 되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