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같은 나무 하나쯤은
강재훈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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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보다 좀 더 어렸을때는 역동적이고 화려한것을 좋아했다면, 나이가 더 먹고나서는 정적이고 조용한 것을 찾게 되고 거기서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는 것 같다. 몇년전만해도 나무 가지마다 피는 예쁜 꽃봉오리들을 보며 감탄했는데 요즘은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이름도 모르지만 항상 그자리에서 계절마다 놓치지 않고 성실하게 옷을 갈아입는 나무, 아마 주택에 들어와 살면서부터 주변 나무를 계속 눈에 담다보니 하나씩 하나씩 정이가게 된 것 같다.


쓸데없이 더 꾸미지도 않고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해 이 계절도 이 다음 계절도 묵묵히 살아남고자 하는 그 태도가 이제 마흔이 된 나에게 매일 조금씩이나마 위로를 전달한다.

사실 움직이고 직접 접촉하는 동물들과는 교감이 가능할지 몰라도 식물과는 불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했었다. 하지만 이 에세이를 읽고나니 어려울 것도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 예전부터 나무는 평온한 에너지를 보내며 바라봐주길 기다리고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바람에 흔들리는 것을 보면 한없이 연약해보이다가도 바위를 가르는 소나무의 모습을 보면 연약함 뒤의 단단함이 닮고 싶어지기도 한다. 외롭게 홀로 서 있는 것 같아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보이는 고운 따뜻함에 고맙기도 하고 느끼는 사람만이 온전히 누릴 수 있는 잔잔하고 평온한 교류에 마음결이 몽글몽글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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