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림트를 해부하다 - 〈키스〉에서 시작하는 인간 발생의 비밀
유임주 지음 / 한겨레출판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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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의과대학의 교수가 구스타프 클림트의 작품을 해부학자의 눈으로 분석하여 정리한 책이다. 페이지 가득히 클림프의 황금빛 그림들로 가득하고 그 속에는 의학과 과학이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다.

<클림트를 해부하다>는 논문의 형태에서 시작됐다. 의학분야 최고 권위로 평가받는 <JAMA>라는 미국의사협회 학술지에 실릴정도로 창의적이고 폭넓은 시각으로 분석한 지식들로 가득 차 있다. 저자의 날카로운 분석과 열린 시각은 내가 알고 있는 문학과 미술, 과학의 경계선을 희미하게 만들었다.

과학은 예술가들이 표현의 지평을 넓힐 수 있도록 영감을 준 뮤즈(Muse)였다.

<클림트를 해부하다> 유임주

총 3부로 나눠져 있다. 1부에서는 클림트가 자신의 그림에 해부학적 상징을 넣은 이유를 이해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다. 당시 오스트리아의 시대 배경을 바라보는 것으로 시작한다. 클림트는 낭만적인 공간인 빈에서 여러분야의 지성인들을 만나 지식을 나누고, 언어를 배우고, 통합해 가며 자유롭고 창의적인 자신만의 작품세계를 만들어간다.

2부에서는 그가 창조해낸 작품을 세부적으로 자세히 들여다 본다. 말 그대로 하나씩 뜯어보며 해부하는 것이다. 클림트의 유명한 대표작인 <키스>를 보면 남자와 여자의 옷 속에 재미있는 모양이 그려져 있다. 남자의 옷에 표시된 검은 직사각형은 정자, 여자의 옷에는 난자의 모양이 도식화 되어 그려져 있다. 마치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기분이다. 클림트의 그림은 자주 보았지만 그 속에 이런 인간의 탄생에 대한 비밀이 있는지는 처음 알게 된 사실이다.



3부에서는 클림트 외에 작품에 인간 발생에 관련한 생물학적 표현을 가미한 예술가들을 살펴본다. 여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화가인 프리다 칼로도 나온다. 그녀의 직설적인 표현에 몸에 대한 해부학적인 해석은 독특하고 개성 있는 그녀의 작품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도출이다.

클림트의 작품들이 매개가 되어 예술과 인문학, 과학사까지 예상하지 못한 넓은 배경지식을 아우르며 한개의 책에 정리한 이 유능한 책은 모든 분야는 서로 영감과 영향을 주고 받으며 나아간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깨닫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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