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일기
권남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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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남희 번역가의 이전 작품 중 <혼자여서 좋은 직업>을 즐겁게 읽었던 기억이 남아있어 이번 신간도 펼쳐보게 되었다. 본업은 번역이지만, 나는 그녀의 에세이가 더 좋다. 역시 여전히 따뜻한 온도의 글을 쓰시는 작가님의 일상에 다행스러운 안도와 반가운 마음이 든다.

그녀가 번역한 <카모메 식당>, <종이달>, <츠바키 문구점>모두 권남희 번역가를 알기 전에 워낙 유명해서 완독한 책들이고, 번역가님의 에세이를 접하고 나서 가만히 더듬더듬 상기해보니 소설을 읽으면서도 따뜻했던 기억이 든다.

이제는 믿고 읽는 번역가인 권남희 작가의 신간 <스타벅스 일기>는 딸이 독립하고 50대 중반이 되어 독거생활을 시작하면서 무기력하고 절망의 늪에 빠진 자신을 구출하기 위해 동네 스타벅스로 출근하면서부터 쓰여진 책이다.

그러니까 중년의 독립일기이기도 한 것. 다행히 이 방법은 그녀에게 다시 일상을 살아갈 도움이 되는 시기적절한 해결책이었고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얻는 매일의 루틴이 되었다.

<스타벅스 일기>는 권남희 작가가 스타벅스에서 마신 음료와 함께 보여지고 들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계속해서 이어진다. 나도 자주 가는 곳이지만 맨날 마시는 것만 마시기에 새로운 음료는 검색도 해보게 되고 옆자리에 앉은 사람들 이야기를 듣고 바라보며 생각하는 권남희 작가만의 사유에 공감되고 몰입되어 지루하지 않다.

어렵게 홀로 자녀를 양육하면서 좁은 시장의 전문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해 무리해서 일하고 노모까지 책임지며 살아가는 쉽지 않은 인생이었음에도 삶을 바라보는 글들은 밝고 따뜻하다.

그녀의 내향적인 유머도 좋고, 원래부터가 사랑의 그릇이 큰 사람 같다. 사람 사는게 다 똑같아 보여도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이렇게나 결이 달라진다. 이런 따듯한 마음이 느껴지는 글이라면 당연히 계속해서 읽고 싶어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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