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 일기 쓰는 세 여자의 오늘을 자세히 사랑하는 법
천선란.윤혜은.윤소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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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망으로 열심히. 너무나 공감되는 말. 아무리 열심으로 노력해도 결과물이 항상 좋지는 않고, 해야하는 일은 많은데 모든 일을 완벽히 질서있게 할 수 없으니 우선순위를 정하고 후 순위들은 자연스레 엉망진창이 되는 나를 이야기하는 것 같아 제목을 바라보며 공감의 미소가 번진다.

그렇게 '열심히'에 매몰되어 허우적대기 전에 오늘을 지키려고 나는 책을 읽고, 짧지만 매일 일기도 쓴다. 일단 '일기를 쓴다'라고 말하는 사람을 보면 호감도가 급상승하고 궁굼해지기 시작하는 유형이라 이 책도 작가들의 일기와 잔잔한 수다를 볼 수 있다는 마음에 바로 신청했다.

<엉망으로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는 천선란, 윤혜은 작가와 윤소진 편집자의 일기를 함께 읽고, 2021년 가을에 시작한 '일기떨기'라는 오디오 방송에서 나온 세여자의 수다를 통해 그들의 일상과 일에 대한 소소한 기쁨, 애환, 속마음, 하루하루 쌓아가는 기록들에 대하여 공유하는 책이다.

읽다가 천선란 작가의 엄마 이야기에서 눈물이 찔끔 나왔다. 어린 나이부터 엄마를 병간호하고 버티는 삶을 알게 된 그녀의 사연에 가슴이 아팠다. 천선란 작가의 <노랜드>, <나인>, <천개의 파랑>을 모두 읽었는데, 어쩐지 거기서 나오는 캐릭터들도 잘 참고 버티는 인물이었다는 말에 '완전 허구의 세계인 소설에 작가의 심리나 흔적이 이렇게 나타나는구나, 작가에게는 그가 만든 소설은 항상 살아 숨 쉬는 무엇이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타인의 시선 때문에 일상을 그럴싸하게 포장하는 글들이 아니라 이렇게 인간다움이 느껴지는 소박한 일상 나눔이 또 다른 관계의 피로를 녹여주는 듯 하다. (같은 사람인데 피로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하고, 참 아이러니.) 아무튼, 나도 그녀들과 커피한잔 마시면서 아주 끝까지 가는 진한 본격 수다에 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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