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가열을 섭씨 2도 이하로 막을 수 있는 시간이 10년도 채남지 않았다고 한다. 기후 위기를 되돌릴 골든타임을 지금 놓치고 있는 것이다. 때문에 언제 될지 모르는 기술과 자본 시장에 맡길 것이 아니라 좀 과격하더라도 근본적이고 실제적인 저감에 매달려야 한다고 말한다.
코로나19 사태처럼 "전시체제에 준하는 생태적 레닌주의"같은 급진적 대안들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한다.(39p) 적응이 아니라 저항의 태도가 필요하다고. 하지만 현실의 분위기는 매우 차갑다. 정치와 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지 않는다면, 지식인들이 움직여야한다고 생각한다. 섭외되고, 마이크와 지면이 주어지는 자들이 계속해서 말해야 한다.
'탈인간'은 말 그대로 인간중심주의를 벗어나려는 몸부림이다. 인간으로 형성됐는데 어떻게 인간이기를 포기하는가? '인간이라면 당연히 인간중심으로 살아야 하는게 본능적인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들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한마디로 '인간중심'에서 '인간매개'로 탈바꿈하자는 것이다.
생태계와 기후를 파괴하면서 다른 종들 위에 군림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존재들과 공존하자는 뜻이다. '공멸'이 아니라 '공존'.(p13) 하지만 자본주의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치는 인간사회에서 공생과 공존의 실현화는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중심이 되어야 하고, 더 많이 이익을 보고 (최소한의 투자로 최고의 효율을 뽑아내야 직성이 풀리는) 그 외 부수적인 부작용은 개의치 않는 인간사회가 과연 변화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수라도 목소리를 내어 외치고 실천해야하는 필요성은 반드시 있는 문제다. <탈인간 선언>은 기후, 생태계 변화에 대한 문제가 지금 당장 해결해야 할 시급한 과제라고 강하게 인식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