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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광고인이다 - 희망도 절망도 아닌 현실의 광고 이야기
임태진 지음 / 한겨레출판 / 2023년 8월
평점 :
'광고인'으로 내가 알고 있는 것은 생각과 몸을 갈아 넣어야 연명할 수 있는 극한 직업중 하나라는 사실이다. 프로젝트가 시작되면 밤샘 작업은 기본이고, 끝날때까지 끝이 아닌 일들을 하는 그들은 강철 체력이 아니고서야 절대 오래 버틸 수 없어 보인다.
현재 제일기획의 제작본부 CD로 재직하고 있는 저자의 광고일에 대한 기쁨과 슬픔, 일이 돌아가는 전반적인 시스템, 그 안에서 느끼는 실무자의 고충과 분위기를 자세히 볼 수 있다.
직장 생활 다 거기서 거기라고 하지만 이 말은 너무 납작하게 본 것 같다. 하루의 대부분을 회사와 일에 파묻혀 지내는 현대인들에게 직업은 삶의 대부분을 차지할 수 밖에 없다. 일의 생리와 대하는 태도, 자신만의 루틴들에 따라 직장 생활과 삶도 질이 달라진다고 본다.
생계형 광고인으로서 너무 직업적인 설명만하면 지루하니 자신이 그린 일러스트를 곳곳이 끼워 놓았다. 이 그림들을 통해 광고 대행사의 전문 용어나 하는 일들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장마다 전 현직자들의 인터뷰 글도 풀어 놓았다. 직장에 나와 자신의 사업을 꾸려 나름 자리잡은 선배들이나 협업하면서 알게된 사람들까지 광고업에 대한 지경을 넓혀주는 인터뷰들이다.
아무튼 시리즈처럼 직업별로 현직인들의 목소리가 담긴 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직종은 다르지만 과거에 건축 설계를 하면서 힘들었던 기억이 떠올라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됐다. 발주처에 가기도 전에 내부보고에서 지치는 것도, 돈을 주는 사람에게 여기저기 휘둘리는 것도, 작업마다 세밀하게 분업화되어있지만 한 공간에서 협업하며 굴러가는 것도 비슷하다. 다만 마감에 있어서 광고쪽이 더 종잡을 수 없는 듯 하다. 아무튼 힘들게 돈버는 건 모두 마찬가지.
무엇보다 이 책은 광고업 관련 직종을 준비하는 사람들이나 현직에 있는 신입들이 읽어보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