헨리 나우웬의 안식의 여정 - 마지막 한 해, 만남과 기도로 꽃피운 일상 영성의 기록
헨리 나우웬 지음, 윤종석 옮김 / 두란노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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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성 작가인 헨리 나우웬은 안식년을 맞아 스스로의 내면과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일기처럼 매일 기록하자고 다짐한다. 이 책은 그의 마지막 한해를 많이 고치거나 다듬지 않고 원래의 원고에 충실하게 만든 책이다. 완성도보다는 작가의 삶과 정신이 생생하게 담겨있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읽는 것이 최대한 본래의 의도에 가깝게 접근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음을 앞에 둔 사람들의 일상적인 이야기들은 특별한 갈등이 없어도 깊은 울림을 준다. 눈 앞에 보여지는 마지막 장면 앞에서 세상의 모든 풍경과 관계와 사유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의미 있어 보이는 것이다. 여기에 내가 믿는 신앙이 묻어 나면서 생의 끝에서 자신의 소명을 다하려던 작가의 고민과 행동들에 자연스럽게 내가 이입되기 시작한다.

심한 떨림으로 날마다 드리는 그의 기도를 바라보며 매일 흔들리는 나의 불안을 비추어 본다. 생각과 마음, 의지와 열정, 머리와 가슴을 이어주는 기도야말로 내면의 평안을 위한 하나님의 도구라는 말에 조금씩 기운을 얻는다.

그가 기록한 단순한 하루하루를 읽으며, 나의 매일 속에 있는 모든 불안이 표면으로 떠 오른다. 차이가 있다면 불안 밖에 없는 내 일상에 그의 성실하고 단단한 신앙의 기록들이 내게 위안이 되고 다시 제대로 해볼 용기를 줬다는 것이다.

기독교 인들은 세상에 속하지 않으면서도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 길잡이가 되는 성경과 목회자가 전달하는 말씀들은 내가 사는 세상에서 투사 정도가 되야 기준에 맞게 살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이 기독교인의 사명이라면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결과물이지만 과정이 정말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다.

그래서 작가의 기도와 소명을 다하려던 간절함이 불안에서 위로로, 마지막에서는 큰 기쁨이 흐르는 것을 나의 내면에서 느낄 수 있었다. 영적인 자유가 어떤 것인지 추상적으로나마 상상할 수 있게 된다.


보여지는 물질적인 것이 아니라 보여지지 않는 마음에 단단한 기준을 세우고 영적인 관계를 세밀히 쌓는데 초점을 맞추자. 어렵더라도 이렇게 하나하나 오늘내일 내 자신의 영혼을 꾸준히 살피는 삶으로 방향을 바꿔가 보자. 나와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의 내면을 알고 늘 살피는 일을 하나님이 내게 주신 남은 시간들 속에서 더 애써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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