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벨은 그런 최하층 노동자 가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평생을 아내에게 폭력을 가하던 남편이 죽고 파벨은 어머니와 살아가게 된다. 흥미로운 것은 소설의 주인공이 남자인 파벨이 아니라 어머니라는 점이다. 그 시기에 여성의 관점에서 여성의 시각을 중심으로 소설을 썼다는 자체가 혁명적인 행동이었을 텐데 작가 스스로 굉장히 각성되있고 사상과 신념이 깊다는 것이 인물들에게서 느껴졌다.
아버지가 죽은 후 아직 어린것 같았던 아들은 조용히, 비밀리에 무언가를 꾸준히 읽기 시작한다. 그 책들은 철학과 경제학 같은 책들이었고, 당대에 금지된 책들을 통해 아들은 진실을 깨닫게 되고 곁에 있는 어머니를 자신의 영역으로 조금씩 끌어들인다.
어머니는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삶을 살아왔기에 진실을 말하는 아들이 자랑스러운 동시에 두렵고 불안해한다. 하지만 점점 아들과 함께 활동하는 젊은 사람들의 말과 행동을 바라보며 그녀 안에서 오래전에 잠들어 있던 불분명한 생각들을 일깨웠고, 곧 어머니도 아들처럼 더 배우려하고 노동자의 삶이 어째서 이렇게 힘이든지 알아내려하고 이해하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