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달리기
조우리 지음 / 한겨레출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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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를 나눈 가족이 아닌 완전한 타인이 주는 유산. 이것은 시한부 판정 받은 레즈비언인 '성희'가 중년이 되어 그동안 스쳐갔던 연인들의 조카들에게 주는 보상이었다. 딱히 이 이아들이 성희의 인생에 중요한 역할을 해준것은 아니기에 그녀가 아이들에게 보내는 유산이 자연스러워 보이지는 않았다.

이모인 '성희'는 아이들에게 주기적으로 편지를 보낸다. 편지속에는 아이들이 해결해야하는 크고작은 미션들이 담겨있고 미션이 달성되는 순간 적절한 보상을 약속한다. 한창 성장과정인 아이들은 이 미션을 통해 정체되고 고여있던 짐과 장애를 한단계 넘어가게 된다.

부모보다 나은 역할을 해주는 타인. 굳이 이런 수고스러운 과정을 거쳐 아이들마다 맞춤 케어를 해주고 스스로의 인생에 주체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게 훈련시키는 과정을 보여주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이었을까. 책 소개처럼 세대를 뛰어넘는 정서적 공동체를 보여주고 싶었던걸까. 후반으로 갈 수록 약간의 억지스러움이 느껴졌다.

다만, 가족이 아닌 타인이 주는 마음이라는 설정이 따뜻해서 좋았다. 평생을 마음이라는 것을 가지고 살아간다는게 생각보다 복잡하고 어렵다. '색이 변하고, 찌그러지고, 끊어지고, 뭉개지고, 그럴 수도 있는 것이다.(34p)' 그리고 혼자서 그것을 유지하고 다스리기는 더 힘들다. 여러번 형태와 질감이 변하고 무너질텐데, 그때 다가오는 타인의 따뜻한 마음이 따뜻한 감정을 공유하고 다시 걸을 수 있게 보듬어준다.

또 하나 좋았던 것은 읽으며 어른이든 아이든 똑같이 한사람의 몫으로 존중받아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에서도 계속해서 비춰준다.


사람이라면 태어나 죽기까지 길 위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 받게 된다. 곧 죽을 늙은 노인이 갓 태어난 아기에게 삶의 희망을 얻고 기대어 살아갈 수도 있는 것처럼, 혈연관계가 아닌 다른 세대라도 서로의 삶에 아주 중요한 터치를 할 수 있는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면 세상의 모든 관계는 버릴것이 없고 말도 행동도 조심스럽고 신중해야 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 이 책은 '하니포터2기'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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