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기다릴게 넥스트
한세계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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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제공>

유신이와 영원이의 이야기가 지원으로 인해 풀어내진다. 글을 잘 써 대필을 해주며 용돈 벌이를 하는 유신이에게 지원이는 영원이의 유서를 부탁한다. 영원이와 지원이가 쌍둥이 형제인 것을 알게 된 데다가 왜 유서를 써야 하는지 알 수 없던 탓에 거절을 하지만, 영원이의 일기장을 주겠단 말에 허락하고 만다. 이 일기장을 읽기 시작하며 과거의 이야기가 시작된다. 비가 많이 내린 어느 날, 옥상에서 마주한 영원이와 유신이의 이야기부터 말이다.

웃는 얼굴에 다재다능했던 영원의 주변에는 항상 친구들이 많았고, 그에 반해 유신이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그런 그들이 옥상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어주고 즐거움이 되어주었던 날들이 영원이의 일기를 통해 묘사된다.

김영원은 쉬는 시간마다 농구를 했다. 따가운 퇴약볕 아래에서도, 비를 맞으면서도. 문득, 중학교를 다닐 때가 생각났다. 여중을 나왔음에도 영원이처럼 매번 농구장을 점령하던 아이들이 있었다. 꾸준히 농구를 해서 신기해했었다. ’ 그게 그렇게 재밌나’하는 생각이 들어서 농구 무리 중 한 명에게 “농구 재밌어?”라고 물어봤더니 해사할 정도로 환하게 웃으며 “응!”이라고 했었다. 공을 유난히 무서워하는 나는 가끔 운동장 한편에 앉아 그 친구들을 구경했다. 매점을 다녀오면서, 산책을 하면서. 무엇인가를 맹목적으로 좋아한다는 건 그저 좋아함을 넘어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에서 온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뭐 하나 잘하는 게 없는 나는 특출 나게 못하는 것도 없이 그저 중간에 항상 머물렀기에, 더 신기하고 부러웠는지도 모르겠다. 유난히 취약한 운동이라서였을지도.

영원이의 유서가 필요한 이유, 그리고 <옥상에서 기다릴게>라는 제목이 탄생한 이유는 이 책을 천천히 따라가다 보면 알 수 있게 된다. 이제 장마철이다. 비가 오면 하늘을 올려다보며 이 책을 떠올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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