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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부 저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에밀리 오스틴 지음, 나연수 옮김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5월
평점 :
혼란의 소용돌이의 중앙에 앉아있는 듯한 길다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무기력에 빠진 길다가 실직자가 되며 이야기는 시작된다. 모든 것을 귀찮아한 탓에 일하던 서점에서 해고를 당한다. 그리고 우연히 마주한 심리상담 전단지를 보고 찾아가 보았더니, 그곳에는 성당이 있었다. ’아, 낚였다 ‘ 싶었던 순간, 신부님이 일자리 공고를 보고 왔냐고 묻는다. 그 순간 무신론자지만 천주교 신자인 척을 하며 취업을 다짐한다. 전임자는 나이가 많은 할머니였고, 사망하며 후임자를 찾게 된 것이었다. 그렇게 성당의 행정 업무를 하게 되는 길다,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의 눈치를 보며 하루하루를 보낸다. 무신론자에 레즈비언인 자신의 실체가 밝혀질까 봐 두려워하며.
불안과 우울, 그리고 소수자로서의 삶조차 유쾌하게 풀어냈다. 다정한 엘리노어를 울린 건 괘씸하기까지 했지만, 길다가 움츠려 있었던 시간만큼 이목과 구설을 무시하지 못한 탓이라고 생각되었다. 평온할 날 없는 길다의 일상이 어디로 내달리게 될지 궁금하다면, 읽어보길 추천한다. 참고로 난 아주 재밌게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