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인슈타인의 꿈
앨런 라이트맨 지음, 권루시안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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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질문에 대한 답으로 시작해 본다.
1. 여러분은 하루 동안 스마트폰이나 시계를 얼마나 자주 들여다보시나요?
- 시계조차도 스마트폰으로 보지만 의식적으로 조금 멀리 하기 위해 종이책을 읽는 시간을 갖습니다. 하지만 매일 두 시간 정도 스마트폰 게임을 즐깁니다.
2. 바깥세상의 간섭을 받지 않고 조용히 20분 동안 산책을 얼마나 자주 하시나요?
- 몇 해 전, 만보 걷기를 1년 넘게 할 동안은 매일 2시간 정도 걸으며 자연을 몸으로 느꼈지만 요즘은 없다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3. 삶의 의미를 얼마나 자주 생각하시나요?
- 삶의 의미는 줄곧, 거의 매 순간 하지만 여전히 답을 찾지는 못했습니다. 단지, 지금 하고 싶은 걸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4. 남은 일생을 어떻게 살고 싶으신가요?
- 큰 굴곡 없이 평온하길 바랍니다.
5. 지금, 삶의 이 순간에 다다르게 된 우연한 사건들을 얼마나 자주 돌이켜 보시나요?
- 꽤 오래 아픈 후에 일상의 소중함을 깨닫고 작은 것도 감사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만, 시간이 좀 흘렀다고 그새 감사함을 잊고 돌이켜 보질 않고 살고 있습니다.

📚

이 책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천천히 하루를 시작하는 글로 시작된다. 보통 사람들의 하루의 시작과 해가 떠오름에 따라 조금씩 보이는 주변 것들이 선명해지기 시작한다.

마치 비밀이 없다는 듯 온 세상을 내려다보는 듯한 글이 흥미롭다. 세세한 묘사 또한 그렇다. 얼핏 보고 어렵다 생각했었던 책이지만, 다 읽는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고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중에서도 종말을 앞두고 하나씩 기관의 운영이 중지되고, 낯선 사람끼리도 친밀해지며 함께 종말을 맞는 부분은 충격적이었다. 모든 게 사라져 버릴 테니 어떠한 활동도 의미 없고, 미련 따위는 없는 듯한 사람들의 태도가 말이다. 우리도 한때 종말(밀레니엄 시대로 넘어오며)을 이야기했었다. 어릴 때였기에 별 생각이 없었지만 크면서 휴거와 같은 단어를 알게 되며 하루아침에 사라지는 일에 대해 생각해 본 적 있다. 미련이 뚝뚝 떨어지던 나였기에 특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오직 시간에 대한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같은 시간을 사는 또 다른 세계, 그리고 끝없이 반복되는 삶, 때론 빠르고 때론 느리며 가끔 멈추기도 한다. 시간을 거슬러 가기도 하고, 단 하루의 시간이 주어지기도 한다.

시간은 절대적이고, 그 시간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에 따라 살아가는 방식은 차이가 난다. 또한, 조금이라도 늦게 나이 들기 위해 지구의 중심과 멀어져 점점 위로 올라가며 사는 이야기는 우리 시대의 빈부격차와 닮아있다고 느꼈다. 아랫동네 애들과 어울리지 말라는 말, 익숙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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